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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타임머신] 기부천사 아이유, 꿈많던 중3의 성장 스토리!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0-03-10 13:11



[스포츠조선 정재근기자] 2008년 9월, 중3 소녀가 가수로 데뷔했다. 실제 나이보다 어른스러워보이기 위해 웨이브 퍼머를 한 16세 소녀가 성숙한 가창력으로 사랑과 이별을 노래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힙합 리듬이 가미된 '하이브리드 팝'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타이틀곡 '미아'로 데뷔한 아이유는 데뷔 인터뷰에서 "싱어송라이터가 되는게 꿈이예요. 그래서 기타와 작곡을 공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꿈은 이뤄졌다. 아이유는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해내는 아티스트가 됐다.

아이유는 데뷔 후 불과 3년 만에 최고의 여자 솔로가수로 우뚝섰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2010년대 음원차트의 최강자는 단연코 아이유였다. 아이유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아이유는 연기자로도 인정받았다. 2011년 '드림하이'로 연기 데뷔한 후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 '프로듀사'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등에 출연했다. 그리고 인생작품 '나의 아저씨'를 통해 '배우 이지은'의 진가를 드러냈다.

아이유는 기부왕이다. 데뷔 후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매년 기부를 해왔다. 지난 5년 동안 매년 3억원에서 5억원을 기부했다. 특히 지난 해에는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9 아시아 기부 영웅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아이유는 2018년부터 다양한 기부 활동으로 총 80만 달러(한화 약 9억5200만원)를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데뷔 후 12년 동안 쉼없이 달려온 아이유. 노래와 연기, 사회적 영향력까지 훌쩍 커버린 28세의 아이유가 됐다. 12년 전으로 돌아가 꿈많던 소녀가 무럭무럭 커 온 과정을 돌아보자.


데뷔 앨범의 곡과 노랫말이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했다는 판단에 따라 2009년 4월 발매한 두 번째 앨범에서는 고등학생에 어울리는 발랄한 노래를 선보였다. 'Growing Up' 앨범의 타이틀곡 'Boo'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차트 1위, 가수 검색 순위도 1위 차지했다.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잘 소화하는 것에 반해 많은 팬들이 생겼다. 11월에는 미니앨범 'IU…IM' 발매했는데, 열일곱 소녀의 짝사랑을 노래한 '마쉬멜로우'가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6월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을 응원하기 위해 반포한강공원에 모인 축구팬 앞에서 빨간 셔츠를 입고 무대에 선 아이유가 '마시멜로우'를 부르고 있다. 아이유를 몰랐던 많은 어른들이 깜찍한 저 모습에 반했다.

2010년 아이유는 많은 선배 남자 가수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함께 듀엣곡을 불렀다. 나윤권과 '첫사랑이죠'를 함께 불렀고, 막 군에서 제대한 성시경과 '그대네요'를 불렀다. 또한 KBS 사랑의 리퀘스트 600회 특집 노래 '사랑을 믿어요'를 유승호와 함께 부르기도 했다. 12월에는 미니앨범 'REAL'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좋은날'은 공개되자마자 1위를 휩쓸었다.


2011년은 아이유에게 정말 '좋은 날'이었다. 아이유의 '좋은 날 3단 고음'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으며 각종 패러디 영상이 쏟아졌고, '좋은날'은 노래방에서 한 해 가장 많이 불린 노래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유는 이 앨범 수록곡 '혼자 있는 방'을 작사하며 싱어송라이터로 첫 발을 내디뎠다. 또한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이해 여름에는 피겨여왕 김연아와 함께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주제곡 '얼음꽃'을 녹음했는데, 두 국민 여동생의 만남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11월에 발매된 정규 2집 'Last Fantasy'는 13곡 전곡을 음원차트 상위권에 포진시키며 타이틀곡 '너와 나'는 모든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2월 서울 동덕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유가 만세를 불렀다. 정말 좋았나보다. 아이유는 "이제는 회식자리에서 건배도 하고, 운전도 배우고 싶다"는 20세 성인의 소박한 바램을 드러내 미소 짓게 했다.

5월에는 싱글앨범 '스무 살의 봄'을 발매했다. 수록곡 '복숭아'는 이제는 고인이 된 설리를 위해 쓴 노래다. 아이유는 "설리를 생각하며 남자의 시선으로 가사를 썼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설리의 안타까운 죽음이후 '복숭아'는 차트에 재진입하며 추모의 노래가 됐다.


2013년 아이유는 두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최고다 이순신'에서 조정석과 호흡을 맞췄고, 장근석과 '예쁜 남자'로 만났다. 10월에는 '분홍신'을 타이틀로 내세운 앨범 '모던 타임즈'를 발매했다. 재즈, 보사노바, 스윙, 라틴팝, 포크 등 다양한 음악을 담은 이 앨범에 아이유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 두 곡과 작사한 노래 두 곡을 담았다. 한층 성숙해진 아이유의 음악세계를 보여준 앨범이었다.


2014년 4월 하이포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가 발표됐다. 아이유가 직접 쓴 노랫말에 상큼한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멜로디로 지금도 봄이면 소환되는 봄캐롤이다.

5월에는 자신이 직접 고른 곡으로 만든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표했다.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조덕배의 '나의 옛날 이야기', 김광석의 '꽃',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등이 담겼다. 과거의 히트곡들을 아이유의 감성과 창법으로 재해석했는데 특히 김창완과 함께 부른 '너의 의미'는 리메이크 곡임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6월에는 울랄라세션과 함께 부른 '애타는 마음'이 발표됐다. 당초 2012년 녹음된 곡이었지만 암투병 중이던 멤버 임윤택의 사망으로 2년이 지나서야 발표됐다.

10월에는 서태지의 '소격동'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태지는 "아이유의 목소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 어린 나이에 자기의 혼을 실을 수 있을 정도의 표현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12월 청룡영화상 축하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교복을 입고 영화 '클래식'의 OST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2015년에도 아이유는 열일했다. 5월 드라마 '프로듀사'에 도도한 얼음공주 톱가수 신디역으로 출연하며 자작곡 '마음'을 깜짝 발표해 인기를 끌었다. 여름에는 박명수와 함께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연곡 '레옹'은 경쟁자였던 지드래곤, 자이언티, 혁오, 박진영, 윤상 팀을 제치고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10월에는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첫 앨범 '챗-셔(CHAT-SHIRE)'를 발매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이었지만 아이유는 이 앨범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예술, 재해석의 자유, 금기'등을 주제로 거친 논쟁이 폭발했다. 아이유는 데뷔 후 가장 큰 풍파를 감내해야 했다. 일년 후 아이유는 '챗-셔'앨범에 대해 "나에게 단연 아픈 손가락이다.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라서 꼼꼼히 들어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나란 사람을 꼼꼼히 봐주는 것과 다름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016년 아이유는 새 앨범을 내지 못했다. 2016년 12월 4일 연 콘서트 '스물네 걸음:하나둘 셋 넷'에서 아이유는 자신의 지나온 모습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기 절정일 때 겪은 우울증과 불면증, 스스로에 대한 의심 등으로 괴로워했다고 했다. 스스로 음반을 완성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자신의 모습을 구석구석 투영해 '챗-셔'를 만들었다. 아이유는 "투박했지만 과대포장 없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은 앨범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더 이상 나를 미워하지 않게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2017년 4월 1년 6개월만에 컴백한 아이유는 또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선공개한 '밤편지'는 길었던 공백기를 무색케 할 만큼 사랑받았다. 곧이어 발매한 정규앨범 '팔레트'는 아이유가 두 번째로 프로듀싱한 앨범이다. 이 앨범으로 아이유는 소녀가수, 국민여동생에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스토리텔러로 성장했다.


2018년은 아이유가 배우 '이지은'으로 우뚝 선 해다. '나의 아저씨'에서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세상과 벽을 쌓은 상처 많은 영혼을 가진 '이지안'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입원까지 해야했던 상태였지만 아이유는 끝까지 완주했고 결국 인생작품을 만들어냈다.


2019년은 여진구와 함께 '호텔 델루나'를 성공적으로 경영했다. 미니5집 '러브 포엠(Love Poem)을 발매했다. 6곡 모두 아이유가 작사했다. 음원차트는 변함없이 싹쓸이 했다.


"계획 다 바꿨어요. 올해는 가볍게 즐겁게 많이 많이" 아이유가 지난 8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팬과 나눈 대화다. 아이유는 지난 2월 18일 밀라노 패션위크에 다녀온 후 특별한 스케줄을 잡지 않고 사실상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아니냐는 루머에 팬들이 걱정하자 아이유가 직접 나선 것.

12년을 쉴 새 없이 달려온 아이유에게 예상치 못한 휴가가 생겼다. 그럼에도 기부는 쉬지 않았다. 코로나 19사태 악화되자 아이유는 굿네이버스에 1억원. 대한의사협회에 1억원 상당 방호복 3천벌, 서초구 3천만원. 과천 3천만원, 양평군 2천만원을 기부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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