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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방법' 연상호 감독 "오컬트 장르 인기에 놀라..6%에 깜짝"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3-13 08:0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첫 드라마, '방법'이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기고 있다. 매회 예측할 수 없는 재미와 연속되는 클라이맥스 사이에서 종영으로 달려가고 있는 '방법'의 모든 것을 연상호 감독의 입으로 들어봤다.

tvN 월화드라마 '방법'(연상호 극본, 김용완 연출)은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로 앞으로 2회 분량을 남기고 있다. 시청률은 첫 방송 2.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출발해 6.1%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오컬트 장르의 드라마로서 성공을 거뒀다.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방법'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드라마로 가져오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는 1000만 영화인 '부산행'(2016)을 만들어낸 연상호 감독. 1997년 단편 애니메이션부터 '부산행', 그리고 드라마 극본 집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문화계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에게 '방법'의 탄생 과정을 묻자 연 감독은 "어릴 때 할머니와 함께 살아서인지 '방법'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단어는 아니었다.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릴 때 전래동화에서 물건을 훔쳐간 아이를 겁줘 자백하게 하려고 '방법'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또한 어릴 때 봤던 사극에서도 '방법'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나왔던 기억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고 '손발이 오그라진다'는 단어가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어릴적 들었던 이야기가 '방법'의 모티브가 됐다는 설명.

연 감독은 이어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것은 어떤 걸까. 상상이 되지 않아서 그 단어에 흥미를 가졌고, 이후 여러 소재를 생각할 때 '방법'이라는 소재가 가장 흥미를 끌었다. 오히려 드라마를 쓰고 인터넷에 검색을 하니 의미가 잘 나오지 않아 의아했지만, 드라마를 쓰며 무속과 오컬트 추리형식과 히어로가 섞인 독특한 장르의 드라마를 쓰고 싶었는데 마침 '방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제목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맞춤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방법'은 특히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다. 연 감독은 이를 탄생시킨 계기에 대해 "'방법'이라는 저주가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상에서 누군가를 지칭해 공격하는 은어로 쓰였다는 점을 듣고 흥미를 느꼈다. 어떻게 보면, 초자연적인 저주라는 주술이 인터넷상에 비슷하게 쓰인다는 점이 초자연 세계든 아니든 보이지 않는 힘으로 누군가를 저주한다는 점이 '방법'의 세계관이다. 흔히들 혐오사회라고 하지 않나. 누군가를 저주한다는 점이 '방법'의 세계관"이라며 "누군가를 저주하고 혐오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하는 사회에서 힘을 갖기 시작하는 악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극본을 쓰기 시작했고 그 부분에서 '방법'에서 그리는 이야기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계의 이야기라고 믿게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드라마상에서 쉽게 시도되지 못했던 오컬트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방법'은 무속과 민간신앙 등 흥미로운 소재들로 시선을 모았다. 연 감독은 "서양의 오컬트 장르는 기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접했던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세계관과 친숙한 장르라는 강점이 있지만, 동양의 굿이나 부적, 민간신앙과 같은 토속 신앙은 '이미 우리 생활에 익숙하고 있을 법한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들이 아주 낯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방법'에서는 그런 오컬트적 요소 외에도 대중들이 친숙할 만한 이야기 구조 등 여러가지를 결합했고, 퍼즐 형태의 이야기 구조나 히어로 영화의 구조 같은 것들을 결합해 오컬트에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흥미를 갖도록 구상했다. 그외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SNS 혐오문제 같은 것이 이 이야기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이 생각하는 오컬트 장르만의 매력은 바로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다. 연 감독은 "이성적으로는 납득되지 않거나 우리 사회 이면에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동경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이야기로 풀어질 때의 쾌감 같은 것이 오컬트 장르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매력이 통했는지, '방법'은 시청률이 두 배가량 상승하는 등 호평을 받아냈다. 연상호 감독은 처음에는 3%만 나와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지만, 6%가 넘어서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는 어안이 벙벙하다고. 연 감독은 "처음 tvN 월화드라마로 편성됐다는 얘기를 듣고 '과연 월화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이걸 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첫 방송 때에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의 작품을 내자는 마음이었다. 지금의 시청률 상승세에 어안이 벙벙하다. 드라마 업계에서 장르 드라마는 시작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방법'이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된다는 불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시청률이 너무 고맙다. '방법'은 오컬트 드라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이야기다. 시청자 분들이 이 이야기를 아주 멀고 생뚱맞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이야기라고 공감해주셨기 때문에 지금이 시청률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 감독은 마지막으로 '방법'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작품을 만들 때 '그 작품이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지금 현재 시점에 내가 느끼는 사회의 모습을 작품에 잘 녹이는 것이 대중적인 작품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 시대는 불특정한 인물을 혐오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혐오사회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이에 '혐오사회'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지만, 모든 드라마가 끝나고 각각의 캐릭터를 곱씹어 보면서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뜻을 밝혔다.

'방법'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기고 있다. 11회와 12회는 오는 16일과 17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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