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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집사부일체' 이세돌, 이상윤, 육성재가 새출발을 위해 졸업을 했다.
5살 때부터 바둑을 시작한 이세돌은 "아버지가 동네 바둑 선생님이었다. 작은형과 큰누나는 7살을 넘어가면서부터 이겼고, (아마추어 5단인) 아버지는 9살 때 이겼다"며 "형들, 누나들을 이길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잘해서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남다른 천재성을 입증했다. 이세돌은 "천재란 말을 싫어했는데 제가 특별하다는 생각은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36세인 젊은 나이에 은퇴를 결심한 계기 중에는 인공지능이 있었다. 이세돌은 "인간의 한계 같고 사람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제가 도무지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서 좀 그렇더라"라며 "과연 바둑이 예술인가 싶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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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을 건네며 이세돌은 "바둑을 완전히 떠나보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뭉클해했다. 이세돌은 "아직도 좀 그런 게 있다. 시간이 됐는데도 아쉬움이 있다"며 "은퇴가 아닌 졸업이라 표현한다. 은퇴 후 '집사부'를 더욱 생각한 건 확실하게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은퇴 대국을 했던 곳이기 때문에 떨쳐내고 싶었다. 좋은 추억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이야기를 들은 육성재는 머뭇거리며 "제 마지막 사부가 이세돌 사부님이어서 짐을 좀 덜어낸 기분이다. 같이 졸업하는 입장에서 무거움을 같이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이상윤과의 이별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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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이상윤과 육성재는 이세돌과 일출을 보러 나왔다. 구름을 뚫고 나오는 태양에 이세돌은 "일출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제일 멋있었던 것 같다"며 감탄했다. 이세돌은 두 사람의 계획을 물었고, 이상윤은 '다음 작품을 준비할 것이다. 연기 쪽으로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성재는 "국방의 의무도 있고 그 전에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는게 좋을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하면 졸업이라 하면 대부분 지는 태양을 생각할텐데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까 더 좋다"고 답했다.
그 사이 이승기, 신성록, 양세형은 세 사람을 위한 서프라이즈 졸업식을 준비했다. 손수 적은 졸업장부터 요리까지 멤버들의 정성이 가득 담겼다. 처음으로 학사모와 졸업 가운을 입어본 이세돌은 "상상해본 적이 없다"며 낯설어하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형들이 손수 준비한 졸업장을 받은 육성재는 "어제 이세돌 사부님께 받은 바둑판 다음으로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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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은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위에서 떨어지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지 않냐. 새로운 도전은 천천히 올라간다는 느낌으로 임할 수 있어서 두렵지 않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육성재는 "비투비 다음으로 어디가서 자랑하는 형들이다. 비투비만큼 가족같은 사이는 없겠구나 했는데 어느순간 형들 얘기를 하면 내가 웃고 있더라"라며 "그래서 떠난다기 보다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지막이라고 단정짓고 싶지 않다. 계속 보고싶으니까"라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상윤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이상윤은 "함께 했던 시간이 어땠는지 생각해봤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를 좋아한다하지 않았냐. 그 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름다운 여행 같았다. 그래서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고 말해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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