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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방법' 정지소 인터뷰 "'기생충'→'방법' 2연속 성공? 실감이 안나"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3-18 07:00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기생충'의 신화를 만들었던 봉준호 감독에 이어 1000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까지, 대작 감독들을 사로잡은 정지소(20)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2012년 드라마 '메이퀸'으로 데뷔한 이후 벌써 7년이 넘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고 살아왔던 정지소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닦아왔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영화계를 휩쓸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4관왕을 달성한 작품 '기생충'의 주역으로도 함께한 정지소는 극중 박사장(이선균)의 딸 다혜 역을 맡아 다소 파격적인 러브라인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까지 손에 쥐며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바 있다.

'기생충'의 영향으로 '방법'의 출연에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쏠렸다. 정지소는 '방법'에서 소녀 방법사 백소진으로 출연,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소름 돋는 연상호 세계관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했다. 그 결과 오컬트 장르의 드라마 중에서도 높은 시청률인 6%를 돌파하는 동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정지소는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방법'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지소는 대작 감독들과 두 작품을 함께한 소감에 대해 "'기생충'을 찍은 것도 실감이 안 나고, 연상호 작가님과 작품을 함께하게 된 것도 실감이 안 나는데 그때그때 내가 이런 분이랑 작업을 했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본분에 충실하고 있는 중이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주목받는 신예라는 반응을 받고 있지만, 정지소는 오히려 겸손한 반응을 더 내놓는 중 그는 "주변 친구들이 '아카데미 배우'라고 말하는데도 실감이 안 난다. 친구들이 장난을 치면서 '이런거 다 네이트판에 올려 말아!'라며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정지소는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시상하는 앙상블상을 받으며 트로피의 통관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는 "제 트로피도 있다고 하시는데, 사실 저는 '기생충'에서 다른 배우분들처럼 물 속에서 첨벙첨벙하고, 액션을 하거나 땡볕에서 연기를 하지도 않았다. 저는 꼴에 부잣집 딸이라고 시원한 곳에서 마당을 내려다 보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연기를 한적이 없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이름이 같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주시고 관심을 많이 보여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앳되어 보이는 얼굴 때문일까. 아직은 학생 역할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는 정지소이지만, 향후 강렬한 연기 변신도 꿈꾸고 있다. 그는 "기회가 온다면 언젠가는 성인 연기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어린 척을 하라고 하면 또 어린 척도 잘 하고, 어른스러워 보이는 척을 하라면, 또 어른스러워 보이는 척도 할 수 있다. 다방면으로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제가 받아본 대본 중에는 담배 피우는 연기를 하라는 대본도 있었고, 비뚤어진 연기를 해보라는 역할도 있었는데, 이런 대본들을 처음으로 받아보니 제가 이제 성인이 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활약했고, 배우로 산지도 벌써 7년이 됐다. 정지소는 "제가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이 위치로 '훅'올라왔다기 보다는, 지금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백소진이라는 하나의 색으로 정지소는 '이거 하나의 색'이라고 판명하는 것보다는 팔색조처럼 이런저런 다양한 색으로 변신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때문에 정지소는 차기작으로 백소진과 전혀 다른 색깔의 옷을 입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지만, 이번에는 소진이와는 완벽히 다른 매력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저는 원래 변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가슴이 아프거나 감정적으로 스스로 아픔을 줘야 하는 연기도 즐기고 있지만, 또 활기차고 밝은 역할도 그런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때로는 순수하고 바보같기까지한 캐릭터를 꿈꾼다"고 말했다.


'기생충'에 이어 '방법'까지 소화해내며 놀라운 신예로 떠오른 정지소는 언젠가 연기생활 중 아카데미 무대를 다시 밟을 날보다는 배우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그 힘을 원하고 있었다. 그는 "제가 아카데미에 다시 갈 날이 올까?"라며 "배우로서 오래 활동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만족하고 싶다"며 배우로서 포부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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