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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6월말 7월초 예정" 칸 영화제, 역사상 첫 연기 결정…무사 개최 가능할까(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3-20 09:5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영화제 강행을 자신하던 칸영화제 측이 유럽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공포로 인해 결국 연기를 결정했다.

칸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9일(현지시각) "5월 12일에서 23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73회 영화제를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확한 일정이 결정되진 않았으나 6월말이나 7월초 개막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프랑스 및 국제사회의 보건 상황을 주시하고 이에 따라 추후 개최 시점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칸국제영화제는 세계 각국의 영화제들이 줄줄이 개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과정에서도 꿋꿋이 영화제 강행 의사를 밝혀온 바 있다. 하지만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특히 프랑스의 상황이 악화돼 프랑스 정부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 자제를 권고하면서 칸영화제 역시 개막 연기를 피할 수 없게됐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코리아
영화제 연기에 따라 4월 16일 예정됐던 경쟁작 발표 기자회견과 칸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대규모의 필름마켓인 마르쉐뒤필름(Le Marche du Film) 마켓 역시 연기됐다. 칸 영화제 측은 필름 마켓에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는 산업 관계자 및 전문가를 위해, 혹은 칸 필름 마켓이 아예 열리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자체적인 디지털 서비스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칸 필름마켓에 참가할 영화사들은 이미 수백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참가비를 이미 지불한 상태다.

베니스 영화제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64년 1회 개최를 시작한 칸국제영화제는 예산 문제로 인해 1948년부터 1950년에는 개최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부적인 문제가 아닌 외부적인 이슈로 인해 영화제가 일정을 변경한 건 1968년 이후 처음이다. 1968년 파리에서 5월 혁명이 일어났고 이에 프랑수와 트뤼포, 장 뤽 고다르 등 프랑스 거물급 영화인들이 칸영화제 측에 중단을 요청해 결국 개막을 취소한 바 있다.

취소가 아닌 영화제의 연기 결정은 처음 있는 일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취소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버라이어티 등 유력 해외 매체들 역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현재 폐쇄 모드에 있고 영국이 곧 뒤따를 것을 고려할 때, 영화제를 6월 말에서 7월 초로 옮기는 것은 여전히 위험한 도박이다"라며 개최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칸 측이 이번 영화제 개최를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매체 데드라인은 지난해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하면서 어느 해보다 칸영화제에 관심이 커졌다. 따라서 올해 칸 영화제는 개최하기 가장 유리한 해라고 분석했다.
AP연합뉴스
실제로 칸 영화제 측은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감독상 시상자이자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에게 트로피를 건네 받는 사진을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올리며 "2020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될 스파이크 리 감독이 지난해 황금종려상 수상자 봉준호 감독에게 감독상을 수여함으로서 73회 칸영화제로의 전환을 향한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줬다"고 홍보에 나선 바 있다.

또한 데드라인은 "칸이 7월 초에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게 된다면 9월 열리는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와 가까워지면서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한 영화제간의 흥미로운 긴장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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