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편애중계' PD "'이생망' 특집 짠해..미팅은 중계진 최애 아이템"

사진=MBC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편애중계'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미팅'은 이들의 정체성이었다.

제작진은 "트로트 코인"이라고 했지만, 절대 아니었다. '편애중계'가 편애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중계'라는 포맷을 섞어 시청자들의 마음에 완전히 파고들었다. 서장훈과 붐, 안정환과 김성주, 김병현과 김제동이라는 조합으로 세 팀을 짰고, 이 편애 중계진이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도전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현장으로 향해, 내 선수만을 편애하고 응원하고, 도전을 중계해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편애중계'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먼저 제작됐던 MBC '편애중계'는 당시 거제도 섬총각들을 편애중계하며 사랑을 받았고 이후에는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돼 방송을 시작했다. 중계진을 제외하면 모두가 비연예인으로 된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공감을 불러왔고, 이후 꼴찌, 스턴트맨, '이번 생은 망했다'(이생망), 모태솔로 미팅, 탑골가왕, 돌아온 싱글, 트로트 신동, 그리고 황혼 미팅까지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남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방송분으로는 기분 좋은 시청률 상승세도 경험했다. 평균 2%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편애중계'가 일명 '트로트 코인'을 타고 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수직상승하며 효과를 확실하게 봤다. '편애중계'라는 독특한 포맷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렀고, 이 형식 자체를 이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며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편애중계'를 만들어낸 두 연출자 이재석 PD와 손수정 PD는 최근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를 만나 '편애중계'의 뒷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편애중계'의 최대 장점은 시청자들의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출연한다는 것. 특히 '이생망' 특집에서는 응원을 꼭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등장해 쉬운 게임을 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당시 '이생망' 특집에 대해 이 PD는 "저희도 짠해서 애정을 가진 아이템인데 보기에 복잡했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기운을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 가장 잘 맞았던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수정 PD는 "이분들에게 마음이 간 이유는 어떤 분은 전세사기도 당하고, 어떤 분은 밴드를 하다가 망하고 이랬던 분들인데 그냥 내가 암울하고 힘들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 됐어. 이번 생은 망했어'이렇게 쿨하게 넘기고 내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분들이었다. 그래서 전부 다 구르기 레이스를 하면ㅅ 비도 오고 그랬는데, 끝까지 재미있게 촬영도 하시고 끝난 후에도 너무 즐거워하실 정도로 순수한 분들이셔서 저희가 응원을 하면서도 보람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응원의로'도 받고 있다. 이 PD는 "저희가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있어서 비공개로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해놨는데 신청이 많이 들어온다. 모솔 특집도 있고 트로트도 있는데, 하루에 몇 번씩 '연애 좀 시켜달라'고 하시더라. 저희 또래 사람들은 미팅을 특히 좋아하시고, 저희도 시그니처이기도 해서 중계진들도 미팅을 하는 날에느 신이 나서 온다. '오늘은 누구야'하면서 오면, 저희가 실제 스포츠경기를 중계할 때처럼 자료를 준다. 선수들의 인적사항을 포함해 개인적인 것들부터 외적인 것, 내적인 것 등 다 주는데 양이 꽤 된다. 이걸 다 형광펜을 치면서 열심히 보고 실제 중계를 할 때에도 엄청나게 몰입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MBC 제공

중계진들의 '최애' 아이템인 미팅은 시청자들도 즐거워하는 포인트. 이에 미팅 후기가 궁금하다는 시청자들도 다수다. 손 PD는 "에필로그도 붙이지 않는 이유는 중계진이 보는 상황 자체를 3인칭 시점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즐기고, 그 후는 이분들에게 맡긴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서다. 그 뒤에 잘되고 있는지는 저희가 묻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본인들이 가끔 연락을 해서 '데이트 했다'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 PD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연결이 되는데, 저희는 응원을 해줄 뿐이지 진짜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만들지는 않는다. 저희 주관대로 개입을 하는 게 아니라 응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응원을 해드리는 것 뿐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청자들을 웃겨줬던 수많은 미팅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황혼 미팅'은 새로운 특집이다. 이 PD는 "현장에서는 젊은 분들을 데리고 찍을 때 봤던 요소들이 있지 않나. 화살표가 훅 훅 바뀌는 것들이 있는데 남녀노소 다 똑같다고 느꼈다. 연애에 있어서는 연세드신 분들이 무덤덤할 거라는 편견이 있지만, 오히려 더 훅훅 바뀌신다. 30분을 말씀을 나누시다가 앞에 있던 할아버지가 뭐 하나를 하면, 몸이 훅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분들도 아직 열정이 청춘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손 PD는 황혼미팅 편의 관전포인트를 카사노바 편으로 잡았다. "보실 만 하실 것"이라는 자신있는 멘트도 이어져 시선을 모았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