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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상업 영화 최초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추진, 이 과정에서 해외 배급 대행사와 이중 계약 논란에 휘말리며 법원으로부터 해외 상영금지까지 받게된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싸이더스 제작)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난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간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일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처스를 상대로 제기한 '사냥의 시간' 해외 판매금지가처분 및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줬고 '사냥의 시간' 공개를 하루 앞둔 9일 넷플릭스는 울며 겨자먹기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공개 보류 발표를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2월 개봉 연기, 넷플릭스 공개 선언, 이중계약 논란, 법원의 상영금지가처분신청 인용까지 무려 약 두 달간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며 표류한 '사냥의 시간'. 끝내 벼랑끝에 몰린 리틀빅픽처스가 콘텐츠판다에 무릎을 꿇고 공개 사과와 함께 '비공개' 합의금을 제시하면서 '사냥의 시간'은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가게 됐다.
또한 "그 과정 속에서 보도자료 및 인터뷰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해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NEW의 기업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하여 콘텐츠판다 임직원들에게 사과한다"며 "다수의 피해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취지에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협상은 매끄럽지 못했고 과정은 서툴렀다. 동의해주고 이해해준 모든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전한다. '사냥의 시간'이 다시 넷플릭스에 공개될 수 있도록 한국 영화 산업을 위해 개별 바이어들과 신속하고 합리적인 협상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거듭 콘텐츠판다에 대한 배려를 언급했다.
콘텐츠판다 역시 같은 날 "콘텐츠판다는 지난해 1월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세일즈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왔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절차가 무시된 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을 때 콘텐츠판다의 적법한 권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과 그동안의 노력이 허위사실에 기반한 억측으로 인해 폄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콘텐츠판다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 수행을 확인 받았다. 이후 최선을 다해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콘텐츠판다는 이번 '사냥의 시간' 사태로 영화계에서 미운털이 박힌 불공정 논란을 의식한 듯, '합리적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끌어냈음을 강조했다. 콘텐츠판다는 "영화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국제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냥의 시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고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 시장에 한국 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양사가 밝힌 원만한 합의에 이른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를 통해 언제쯤 보게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사냥의 시간'의 상영금지가처분 인용이 취하되고 내부적으로 적절한 공개 시기를 논의 중이다. 최대한 빨리 전 세계 관객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전과 같다. 공개 시기가 정해지는 대로 다시 공지하겠다"고 알렸다.
이미 '사냥의 시간'은 전 세계 마케팅 비용만 추정 100억원 이상이 사용된 작품으로, 공개 시기를 4월 뒤로 미루기엔 넷플릭스에게 리스크가 상당하다.
'토르' 시리즈로 국내에도 인지도가 높은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 영화 '익스트랙션'(샘 하그레이브 감독)이 오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 '사냥의 시간' 역시 '익스트랙션'과 같은 날 개봉하거나 혹은 5월 1일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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