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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평범한 가족의 놀라운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뜨겁게 달궜다.
김은희에게 찾아온 낯선 설렘과 아빠 김상식에게 찾아온 기묘한 시간여행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김은희는 4년 만에 재회한 박찬혁(김지석 분)에게 어젯밤 사고의 전말을 고백했다. 다행히 박찬혁이 예상한 최악의 사고는 아니었다. 김은희는 9년 연애의 종지부를 바람으로 찍은 이종민(최웅 분)이 아닌, 새로 부임한 부대표 임건주와 사고를 친 것. 가볍지 않은 이야기에 기꺼이 휴지통이 되어줄 것을 자처한 박찬혁은 "휴지통 비우기 했으니깐, 잊어버려"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김은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사고 아니네, 너 잊을 마음 없구나"라며 진심을 읽어냈다. 분위기에 휩쓸린 하룻밤 실수로 치부하고 싶지 않은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연애 상담을 청했다. 자신의 마음을 하룻밤 만에 무너뜨린 임건주를 바람둥이라 의심하며, 급기야 그의 심리를 알아야겠다는 말로 박찬혁에게 연애 코치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기게 됐다.
그 시각, 첫째 김은주와 엄마 이진숙,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는 김상식의 실종 신고를 하고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상식과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다는 산악회 회원은 가족들이 몰랐던 일들을 알고 있었다. 김상식이 수면제를 모아 두고 있었다는 것. "산에 가서 수면제 한 통 다 때려먹고 잠자듯 죽겠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며, 그의 트럭에서 약병을 목격했다는 말에 이진숙은 충격을 받았다. 김상식의 차가 발견된 휴게소 CCTV에는 들꽃을 바라보다 망연히 산으로 올라가는 그의 쓸쓸한 걸음이 담겨있었다. 다행히 김상식이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응급실로 실려 왔지만, 가족들 앞에 나타난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고로 22살 청년 김상식으로 기억이 회귀하게 된 것. 이진숙의 임신 소식을 듣고 프러포즈를 했던 1982년에 기억이 멈춘 김상식은 아내의 껌딱지가 됐다. 여전히 '숙이씨'만 보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김상식의 변화에 속이 타는 이진숙이었고, 삼 남매 역시 청춘의 아빠 김상식은 낯설고 어색했다.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가족에게 쌓인 시간은 멀어진 거리감과도 같았다. 김상식이 사고로 인해 22살의 기억으로 회귀하면서 이 가족은 거리 너머의 서로를 보기 시작했다. 평생 부모님의 이십 대, 연애 시절은 생각해본 적 없었던 삼 남매는 현재의 부모님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가족 몰래 수면제를 모으고, 혼자 산에 올랐던 아빠 김상식의 외로움을 이제야 눈여겨 들여다보는 가족의 모습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마치 가족을 둘러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듯, 가족의 비밀도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첫째 딸 김은주와 유난히 각별했던 김상식이지만, 친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상식은 이진숙에게 청혼했던 것. 세월 속에 숨겨두었던 비밀과 함께 무뎌졌던 진심도 드러나며 뭉클함을 안겼다.
평범한 가족들의 일상에 찾아온 사건, 사고는 유쾌하면서도 따스했다. 고집불통은 사라지고 다정한 김상식으로 돌아온 아빠, 이를 통해 잊고 지낸 과거를 떠올리는 엄마의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뭉클했다. 이에 왕년의 로맨티시스트로 부활한 김상식의 인생 2회차 로맨스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도 쏟아졌다. 여기에 김은희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설렘, 다시 찾은 15년 지기 절친 박찬혁과의 관계 변화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불을 지폈다. 2회 만에 충격 반전을 선사한 이들 가족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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