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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상식 뒤엎는 '늙그래'→현명한 PPL, '꼰대인턴'은 어떻게 MBC의 희망이 됐나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04 15:55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늙그래(늙은 장그래)'의 등장이 이토록 웃길 일일까.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꼰대인턴'이 '미생'을 현명하게 뒤집으며 MBC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을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일 방송된 9회와 10회는 4.9%와 6.7% 전국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꼰대인턴'에 대한 시청평이 쏟아지고 있다.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격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큰 산에 대적한 결과로, 실제로 시청률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드라마는 식품회사인 준수식품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히트제품을 개발하며 회사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젊은 부장 가열찬(박해진)이 '옹골'에서 인턴을 하던 시절 만났던 꼰대 부장 이만식(김응수)을 시니어 인턴으로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것. '옹골' 시절 이만식은 가열찬을 인격적으로 모욕하고 모멸감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디어까지 가로채는 등의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한몸에 받았다. 심지어 자신의 잘못까지도 가열찬에게 뒤집어 씌우는 행동으로 분노유발을 한 것. 여기까지는 흔한 오피스 드라마에서 봐왔던 이야기였지만, '갑을 관계'가 역전되며 '꼰대인턴'만의 재미가 완성됐다. '미생'의 장그래(임시완)을 패러디한 '늙그래'라는 별명은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애정을 대변하고 있다.


신인 작가가 만든 이 세계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신소라 작가의 첫 작품으로,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통 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했다. '하이에나'와 '스토브리그' 등 신인 작가들의 글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하고 있는 이 때에 함께 등장한 '꼰대인턴'의 성공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

특히 9회와 10회에서는 패러디 대사들로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가열찬과 이만식의 관계를 적절한 내래이션을 통해 표현하 것.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등장한 명대사 '나의 인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를 활용했고, 영국 드라마 '셜록'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대기발령으로 회사에서 격리된 가열찬이 유리벽을 통해 팀원들과 애틋한 감정을 주고받는 모습은 영화 '너는 내 운명'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 특별출연한 개그맨 정성호는 MBC '검법남녀'와 SBS '낭만닥터 김사부'를 패러디했고, '국내 최고 권위의 바퀴벌레 법의관'으로 등장한 뒤 빵빵 터지는 한석규 성대모사로 극에 웃음을 더했다. 이 밖에도 이만식은 자신에게 냉정한 가열찬을 향해 "모르니까 가르쳐 주실 수 있잖아요"라며 드라마 '미생' 속의 명대사를 패러디해 화제를 모았다.



신소라 작가의 능력이 빛나는 것은 이뿐만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PPL도 그의 무기였다. 식품회사를 배경으로 하기에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언급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꼰대인턴'은 이를 정면돌파로 해결하며 오히려 자연스럽게 마무리하게 됐다. 남성우 PD는 이에 대해서도 "어설프게 PPL이 아닌 척하고 찍을 바에야 차라리 조금 더 뻔뻔하게 PPL 상품을 드라마 안에 대놓고 녹여버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 그것을 선택했다"며 "갑자기 어떤 상품이 나오기 보다는 최대한 튀지 않게 드라마 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마스코트 '핫닭'이 실제로 판매를 앞두고 있고, 가열찬이 개발한 채식라면의 출시도 이뤄질 예정이다.

OST까지도 화제를 몰고오는 '꼰대인턴'이다. 화제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던 TV CHOSUN '미스터트롯'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시청자들의 흥을 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 영탁이 부른 '꼰대라떼'와 이찬원의 '시절인연'이 공개된 후 드라마에 완벽히 녹아들었고, 김희재의 '오르막길'도 4일 공개됐다. 여기에 영탁은 특별출연까지 결정하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다.


MBC 내부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MBC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칭찬은 받고 있지만, 시청률이 더 상승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도 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광고의 경우에도 문의와 재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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