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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유아인이 자신만의 슬로우 라이프를 공개했다.
2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무지개 라이브-2탄' 유아인의 일상이 공개됐다.
그러나 유아인은 요리 도중에 계속 제자리에 우뚝 멈춰서서 버퍼링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꾸 '멍'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면 그렇게 되는 거 같다. 요리 하나만 할 때는 맛있게 되는데 여러 개를 할 때 시간 조절을 못 하거나 실패를 하는 경우들이 꽤 있었어서 여러 가지를 해도 딱 계산을 해서 어느 하나 뒤처지지 않도록 모든 것들이 내 혀끝에 균형 있는 맛을 선사할 수 있도록"이라고 설명했다.
멈춰 서서 요리 순서를 계산하던 유아인은 갑자기 요리하다 말고 반려묘를 찾아 나섰다. 반려묘를 목욕시키려고 편백 나무 욕조까지 준비했지만, 물이 싫은 반려묘들은 몸부림치며 도망 다녔다. 그러나 유아인은 반려묘를 살살 달래가며 목욕을 시켰다. 반려묘를 위해 많은 공부를 하면서 자신만의 목욕 노하우를 터득했다는 유아인은 최대한 반려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씻겼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계속 죄책감이 남는다. 싫어하는데 너무 폭력적으로 제압한 거 같다"며 반려묘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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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유아인은 비 오는 날씨에 걸맞은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장금 스타일로 맛을 그린다"는 그는 계량하지도 않고 순식간에 골뱅이 소면과 호박전, 누룽지 등을 만들어냈다. 맥주 한잔과 함께 식사하던 그는 갑자기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며 빗소리를 감상했다. 이 모습을 박나래는 유아인에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지 물었다. 그러자 유아인은 "10대 때부터 혼자 살았으니까 외로움 엄청 탔다. 서울 살이가 타향 살이니까 그럴 때도 있었다"며 "예전에는 외로움을 스스로 타고 그걸 막 뿜었다면 지금은 흘러가듯이 그런 감정에 집중 안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아인은 식사 내내 온몸으로 외로움을 뿜어냈고, 결국 식사 도중 침실로 올라가 생각에 잠겼다. 이를 지켜보던 기안84는 "제발 이대로 자지 마라. 친구랑 전화라도 해라. 사람이랑 얘기 좀 해라"라며 남일 같지 않은 듯 걱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유아인은 "특별히 외로움을 타는 것보다 특히 요즘은 이사를 준비하는 시간이어서 뭘 하다가 생각에 잘 빠진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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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유아인은 집 앞 야경 스폿에서 다시 한번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예전엔 되게 급했다. 느긋하지 못하고 쉬지를 못했다. 잘하고 싶고 빨리 하고 싶고 하루 빨리 인정받고 싶고 남들보다 더 빨리 알아채고 싶고 남들보다 먼저 갖고 싶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걸 하고 싶어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뭔지 모르고 (연기를) 시작했다가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좀 더 양심적으로 책임감 있게 내가 내 할 일 잘하고 싶다 이런 느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거 같다"며 "배우로 살면 돈 너무 많이 번다. 저렇게 (또래에 비해) 사치스럽게 호화롭게 사는 인생이라면 나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또 유아인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속 캐릭터를 꼽아달라는 말에 드라마 '밀회'에서 연기했던 선재 역을 꼽았다. 그는 "순수의 결정체 같은 인물"이라며 "아무래도 나랑 가장 많이 닮아있다.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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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이사 준비하면서 많이 하는 생각이 '삶을 잚못 살았다' 이런 생각이다. 겉은 번지르르한데 전혀 정리가 안 되는 삶을 살고 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니멀 라이프는 한참 전부터 생각은 했다. 근데 물건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해서 비워지지가 않더라. 그래서 정리가 안 되는 거 같다"로 털어놨다.
그래도 유아인은 짐 정리를 위해 어설프지만 손수 박스 만들기에도 도전했다. 그러나 그는 박스를 만들다 말고 뜬금없이 명상의 시간을 가졌고, 이후에는 갑자기 드레스룸으로 가서 옷 정리를 하다가 나오는 등 끝맺음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
유아인은 "매듭을 꼭 지어야 하는 거냐. 누가 굳이 시켜서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서는 굳이 매듭 안 지어도 되지 않냐. 그러다 삶이 어지러워질 수 있지만 하지만 인생은 앞으로 가고 있다는 거다"며 자신만의 철학을 전파(?)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이시언은 "뭔 소리냐"고 어이없어 했고, 박나래는 "희대의 허세꾼"이라고 지적해 폭소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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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이사를 준비하면서 물질적인 것에 집착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는 그런 것들이 족쇄처럼 느껴지게 됐다고 고백하며, 앞으로 어떻게 잘 비우고 어떤 원동력을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삶의 동력을 상실한거 같은 느낌이 조금 있었다. 어디로 가기 위한 목적이 있어야 동력이 생기지 않냐. 근데 어디도 가고 싶지 않은 느낌이었다"며 "지금도 여전히 두 다리 뻗고 잠들고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제 스스로에게 조금 '그냥 괜찮다', '좀 천천히 가자' 정도의 소리를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유아인은 자신의 일상을 본 소감에 대해 "징그러운 순간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 난 후 되게 큰 도움을 얻게 되는 거 같다. 잘못된 것도 거울을 봐야 알지 않겠냐.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함께 섞일 수 있고 함께 얘기 나눌 수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고 제목은 '나 혼자 산다'지만 함께 사는 거 같은 그런 느낌들을 나누어 갈 수 있어서 되게 기분 좋은 거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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