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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리도 없이'는 늘 새로운 행보로 관객들을 긴장시키는 유아인과 매 작품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이는 유재명의 앙상블로 신선함을 안긴다. 장르와 시대를 불문하고 인상 깊은 연기와 대체 불가 존재감으로 독보적인 캐릭터 계보를 써 내려가고 있는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에서 말없이 묵묵히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으로 변신, 데뷔 이래 최초 대사 없는 연기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삭발 투혼은 물론, 15kg의 체중 증량까지 외적인 변화를 꾀한 것은 물론 섬세한 눈빛과 세밀한 몸짓으로 흡입력 있는 캐릭터를 완성해 기대를 모으는 중.
여기에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 역을 맡은 유재명 또한 범죄를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누구보다 신실하고 근면 성실하게 사건의 뒤처리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앙심 깊은 독특한 캐릭터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허름한 옷차림, 친숙한 말투, 다리를 절어가면서 소심한 범죄 조직의 청소부로 변신한 유재명은 제 옷을 입은 듯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으로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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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데뷔 이래 최초 무(無)대사 도전에 대해 "말이 없다. 다만 어떤 알 수 없는 소리가 삐져나온다. 과거의 사건을 통해 세상에 표현하기를 거부하는 그런 인물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대사가 없어서 배우로서 편하기도 했지만 도전이기도 했다"며 "상황에 대응하는 형태로 존재하려고 노력했다. 대사 대신 살도 찌우면서 외모를 변화시키려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의정 감독은 "나에게도 도전이었다. 대사가 없어서 현실적인 디렉션을 하기 힘들었다. 관용적인 것들로 디렉션을 했다. 예를 들어 영역을 침범당한 고릴라 같은 영상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아인은 나의 이상한 제안을 잘 받아들여줘서 너무 좋았다. 처음 보는 유형의 인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여기에 유아인은 "한마디로 돌아이 같은 감독이다. 독특한 감독이고 내게도 늘 '사이코 같다'라며 놀리곤 했다. 특이하고 독특한 사람이 무조건 좋은 사람은 아니지 않나? 다만 홍의정 감독은 그저 잘하고 남을 홀리는 나쁜놈이 많은데 홍의정 감독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친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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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은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받을 때 기대를 많이 한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라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읽는데 이 작품은 읽는 순간 많은 게 느껴졌다. 담백하기도 하고 강렬하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더라. 배우들에게 행복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행복했다. 봄날의 낮술 같은 영화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그는 "우리 영화의 결이기도 하다. 이런 장르 영화가 험학하고 무섭지만 우리 영화 속에서는 일상적인 부분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배우의 호흡에 대해 유재명은 "첫 만남에서 '팬이다'라고 설레는 고백을 건넸다. 동료로서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우리 정말 잘 맞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웃었다. 이에 유아인은 "유재명 선배는 격없이 대해준 선배였다. 특별한 선배였다. 선배가 첫 만남에 '팬이다'라고 해주셔서 민망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기도 했다.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장면이 정말 재미있게 다가온다. 나이차가 나는 선배이지만 그런 장면에서 전혀 불편함이 없이 대해주셨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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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은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것도 편견일 수 있겠지만 이런 장르 영화를 쓴다는 점에 대해 무서운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졌다"며, 유아인은 "무서운 글을 쓴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홍의정 감독을 평가했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 유재명이 출연하고 홍의정 감독의 첫 상업 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10월 개봉 예정.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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