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언택트 시대, 우울했던 추석 연휴는 트로트 대(大) 잔치로 웃음을 찾았다. '가황' 나훈아를 시작으로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그리고 트로트 신드롬의 중심에 선 '미스터트롯'의 트롯맨들까지 남녀노소 사로잡은 전설들의 공연으로 풍성한 한가위를 맞았다.
추석 연휴를 가장 먼저 화려하게 연 스타는 '가황' 나훈아다. 나훈아는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어게인 나훈아')를 통해 15년 만에 방송 컴백,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런 나훈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입증하듯 높은 시청률과 폭발적인 화제성으로 추석 연휴 내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장악했다.
이날 방송된 '어게인 나훈아' 공연 실황은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가구 기준 29.0%라는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지상파 시청률 전체 1위는 물론 부산 지역은 38%(닐슨코리아)까지 치솟는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
무엇보다 '나훈아 스페셜'에서 나훈아는 "언택트 공연을 하는데 보여야 뭘하지, 처음이 아니라 생각도 못해 본 거 아닌가? 정말 힘들었다"며 "옛날에 군대 위문 공연 갔을 때 비가 많이 와서 마이크도 안 되고 전기도 끊겼다. 사람들은 꽉 차 있지, 비상등 켜놓고 마이크도 없이 음악도 없이 군가 부르듯이 불렀는데 군인들이 더 재미있어야 했다"고 곱씹으며 지금보다 열악했던 과거 무대를 떠올렸다.
또한 나훈아는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코로나19, 이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내가 절대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하는 사람이 기타 하나 있으면 어때? 피아노 하나 있으면 어떠냐고 해야지"라고 특별 방송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나훈아는 "화면에 멀리 보이고 작게 보이지만, 움직이는 분들이 계시니까 그래도 그 모습이 힘이 되더라. 끝까지 지치지 않고 했다"며 팬들의 환호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 가수다. 남는 게 웃기는 거다. '잡초'를 부른 가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부른 가수, 흘러가는 가수다. 뭘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다. 그런 거 묻지마소"라고 남다른 노래 철학을 밝혔다.
긴급 편성된 스페셜 방송까지 터졌다. 3일 밤 10시 30분부터 방송된 '나훈아 스페셜'은 새벽 1시를 넘어간 심야 방송이었음에도 전국 가구 기준 18.7%를 기록하며 '시청률 지붕킥'을 만들었다. 추석 연휴 내내 '훈아형!'을 향한 대중의 사랑은 계속됐다. 다시보기가 없는 '어게인 나훈아'는 중국에서 불법 유통까지 돼 한바탕 양국을 시끄럽게 하기도 했다.
|
올해 추석 연휴에는 나훈아, 이미자를 비롯해 트로트 스타들을 전면 내건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JTBC '히든싱어6' 설운도 편, MBC '트로트의 민족', MBN '보이스트롯' 추석 특집 등 각종 트로트 예능이 출격했다. 코로나19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집콕족, 또 코로나 블루로 우울함을 겪고 있는 많은 국민을 울고 웃게 만들며 트로트 신드롬을 이어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