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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탁구여제 현정화가 32년만에 초등학교 때 절친을 찾고 눈물을 보였다.
11일 방송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학창시절 처음 탁구를 함께 시작했던 그리운 친구를 32년만에 찾는 현정화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현정화는 "초등학교 3학년때 탁구를 시작했는데 같이 하던 친구다. 제가 6학년때 전학가면서 그때부터 못만났다. 수정초등학교 탁구부 박소현을 찾고 있다"고 의뢰했다.
그녀는 "청소년 대표가 된 중2때도 국가대표 됐던 고2때도 올림픽 끝났을때도 그 친구를 찾았는데 못만났다. 탁구를 시작할 때 '아픈 손가락'이었다. 집안에 근심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진 친구다. 저 뿐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챙겨주고 싶어하는 친구였다. 맞을 때 같이 맞아주던 의리있는 친구였다"고 했다. 현정화 20세 때 서울 올림픽 당시 편지와 사진을 보내왔던 때 이후 또 연락이 두절됐다고. 현정화는 "본인은 탁구를 그만뒀다고 했다. 탁구를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그 뒤에 또 연락이 안됐다. 32년을 기다리다가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정화가 수많은 경기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988 서울 올림픽 여자 탁구 복식 1위 금메달과 1991년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지바 세계선수권 대회.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에 첫 마디로 "단일팀으로 금메달을 땄던 북한 이분희 선수를 찾아달라고 농담했다"고 말했다.
현정화는 15살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가족들을 위해 평생 헌신한 엄마를 생각하며 운동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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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제가 메달 따는 날은 경기 전날 꿈에 아버지가 꼭 나타나신다. 살아서 다시 돌아온 듯 생생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신다. 꿈에서 아버지를 보면 기분이 정말 좋다"고 여전히 그립고 좋은 일에 미리 나타나시는 아버지에 대해 떠올렸다.
현정화는 "아버지 유언이 '원수를 갚아달라'는 거였는데 탁구로 성공하라는 말이었다. 또 운동하면서 엄마 고생을 덜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했기에 더 강하게 했던 것 같다"며 아버지의 DNA와 어머니의 헌신으로 지금의 현정화가 됐음을 자신했다.
본격적으로 친구 박소현을 찾아볼 시간. 박소현은 무슨 일인지 친구들과 연락을 다 끊은 상태. 초등학교 탁구부 친구를 수소문해 그의 남편의 친구의 친구와 결혼한 사실을 알아냈고, 남편쪽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제작진과 통화한 친구는 "저도 보고 싶고 그립긴 해요. 근데 친구도 많을텐데 내가 생각난나고 하니까 고맙고 지금 여건이 그래서 조금 안타깝네요. 남편 친구와 전화 통화하고 잠을 며칠 못잤어요"라고 거듭 거절했다. 현정화는 "본인의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못나오는 상황이면 내가 쫓어가서라도 만나고 싶다"며 최종 장소에서 친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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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첫 아이 출산후 체질이 바뀌면서 가위를 눌렸다. 하루하루 제 몸을 버티기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인들에게 상처를 받으면서 주변에 담을 쌓게 됐다. 이렇게 외출한 건 12년만이다. 제 아이가 그동안 엄마 잘 버텨왔다고 정화이모가 선물 주는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정화는 "제가 좀 화가나려고 한다. 20여년을 그렇게 놔둔게 너무 미안하다. 사람이 옆에 있으면 금방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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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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