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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아이즈원 활동강행, 이가은·한초원 14人의 조작피해자…뒤로 숨은 Mnet

기사입력 2020-11-19 09:5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아이즈원이 또 화살받이가 됐다.

18일 서울고등법원은 Mnet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리즈 투표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 명단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김수현 서혜린(시즌1, 1차투표), 성현우(시즌2 1차투표), 강동호(시즌2 4차투표), 이가은 한초원(시즌3 4차투표), 앙자르디 디모데(시즌4 1차투표), 김국헌 이진우(시즌4 3차투표), 구정모 이진혁 김동현(시즌4 4차투표) 등 12명이다.

'프듀' 시리즈가 배출한 아이오아이 워너원은 이미 활동이 종료됐고 엑스원은 투표 조작 의혹으로 해체됐다. 남아있는 팀은 아이즈원 뿐이다. 그래서 모든 화살은 아이즈원에게 쏠렸다. 특히 이가은과 한초원은 투표 결과만 조작되지 않았더라도 아이즈원으로 데뷔했을 멤버들이라 논란은 더욱 커졌다.

팬덤 또한 그래도 아이즈원을 지켜야 한다는 쪽과 팀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러 의견이 공존하고 있지만 팩트는 단 하나다. 이가은과 한초원, 그리고 강혜원 이채연 김민주 혼다히토미 권은비 장원영 미야와키사쿠라 야부키나코 조유리 김채원 최예나 안유진 등 현 아이즈원 멤버 12명 모두 Mnet의 손끝에 희생된 피해자라는 것이다. Mnet이 프로그램 순위 조작만 하지 않았더라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시청자에 대한 약속만 지켰더라도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Mnet은 여전히 한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투표 조작으로 '프듀' 시리즈를 연출한 안준영PD와 프로그램을 총괄한 김용범CP가 구속되자 "피해 연습생들에 대한 보상을 약속한다"고 했던 Mnet이다. 그리고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제작진이 실형을 선고받고 피해 연습생이 공개되고 나서야 "일부에 대한 보상을 완료했고 일부와는 조율 중이다. 책임지고 끝까지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얼핏보면 책임감 있어보이지만, 세세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Mnet의 입장에는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무엇을 얼마나 보상했다는 것인지가 전혀 드러나있지 않다.예를 들어 보상 기준은 어떻게 정한 것일까. 피해보상액을 정했다면 팀 활동을 했을 때 아이오아이나 워너원이 벌어들인 금액을 보상했다는 것일까, 아니면 멤버들이 본진으로 돌아간 뒤의 부가가치를 계산했다는 것일까. 그 부가가치는 1위를 달리고 있는 청하나 강다니엘을 기준으로 삼았을까, 아니면 살짝 부진한 성적을 낸 팀을 기준으로 삼았을까. 피해자가 돈이 아닌 활동 기회 보장을 원한다면, 다른 팀에게는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이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답만 내놨다.


또 하나. Mnet의 조작 사태로 피해를 본 것은 연습생 뿐만이 아니다. 그들을 믿고 지지했던 시청자들도 엄연한 피해자다. 그렇다면 시청자들도 자신이 응원했던 연습생들에게 어떤 보상이 이뤄졌는지 알 권리가 있다. 이미 Mnet은 시청자의 신뢰를 저버린 방송사인 만큼 보상을 했다는 그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상을 못 받았다는 연습생은 있어도 보상을 받았다는 연습생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 더더욱 명명백백 보상책에 대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Mnet은 "'프듀' 피해 보상과 관련해 만족하실 만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말씀드린 내용 외에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식은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죄송하다. 끝까지 책임지고 보상에 임하겠다"는 앵무새 같은 답만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Mnet은 아이즈원의 활동을 강행할 심보다.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이즈원의 활동과 관련해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아이즈원은 12월 7일 컴백을 확정하고 'MAMA' 시상식 출연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대로라면 모든 폭탄은 아이즈원을 향할 수밖에 없다.

Mnet은 이미 지난해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아이즈원과 엑스원 뒤로 숨어 사태를 관망했다. 죄 없는 멤버들이 실컷 힐난받고 '조작돌'이라는 조롱을 받고 난 뒤에야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나서도 "일부보상", "책임지겠다"는 별다를 것 없는 말만 반복하며 발을 빼고 있다. 진짜 피해자들이 욕을 먹고, 가해자는 쏙 빠져있는 이 아이러니를 대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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