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하준 "'역할 순서 가리지 말라' 허준호 조언에 감명..'잔칫날'로 성장"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하준(33)이 "이제 걸음마를 뗀 배우로 매 작품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잔칫날'(김록경 감독, 스토리텔러 픽처스 제작)에서 아버지의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잔칫집을 찾는 경만을 연기한 하준. 그가 30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잔칫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잔칫날'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에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이 장례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남매의 팍팍한 현실 속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에게 위로를 전하는 뭉클한 가족애를 다룬 작품이다. '삶의 비애와 아이러니를 유쾌하고 성숙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이라는 호평과 함께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배우상(하준), 관객상, 배급지원상까지 4관왕을 수상한 이력을 가진 기대작 '잔칫날'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초토화된 극장가에 작지만 큰 울림을 선사하며 '아트버스터'의 저력을 발휘할 계획.

특히 '잔칫날'은 극의 전반을 이끈 하준의 하드캐리한 열연이 눈길을 끈 작품이다. 영화 '범죄도시'(17, 강윤성 감독)부터 tvN '블랙독', OCN '미씽: 그들이 있었다' 등에서 활약한 하준은 극 중 가장 슬픈 아버지의 장례식 날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잔칫집을 향하는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는 울고 싶지만 웃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올곧이 전달, 보는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탄탄한 연기력과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낸 하준은 '잔칫날'을 통해 충무로의 새로운 '믿보배'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날 하준은 "나는 내가 알려진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이라는 작품을 할 때 허준호 선배가 '역할에 순서를 가리지 말라' '멀리 보고 길게 봐라'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그 말이 와 닿았다. 작품을 내가 선택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인연처럼 내게 찾아오는 것 같다. 다가왔던 인연들을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이제 걸음마를 뗀 것 같다. 성장을 했다기 보다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현장에서나 사람을 만날 때 시야기 넓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컨디션이나 분위기를 알 수 있어 졌다. 예전보다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며 "그런 성장점에서 '잔칫날'로 관객에게 위로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게 위로를 드릴 수 있다. 일단 영화가 재미가 있다. 영화 시작부터 많은 분께 위로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시국이 힘들기 때문에 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연말에 돌이켜보면서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잔칫날'은 무명의 행사 MC로 근근이 사는 남자가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슬픈 날 아이러니하게도 잔칫집을 찾아 웃어야 하는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준, 소주연, 오치운, 이정은, 정인기 등이 출연하고 김록경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월 2일 개봉 한다.

조지영 기자 [e-mail] 사진=트리플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