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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하선 "실제 독박육아 해보기도..조은정에 스며들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2-04 08:35


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하선(34)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모든것을 털어놨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부터 '투윅스', '혼술남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등으로 활약했던 16년차 배우 박하선이 제대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지난달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김지수 극본, 박수원 연출)은 박하선의 조은정으로 완성된 드라마.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 '산후조리원'에서 박하선은 산후조리원의 여왕벌. 전업주부. 프로 전업맘 사랑이 엄마 조은정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완전히 들었다 놨다. 초보 엄마인 오현진(엄지원)과 대비되는 매력을 보여줬다.

'산후조리원'은 매회 진행되는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냈다. 엄지원과 박하선, 장혜진, 최리 등의 연기력이 남다른 현실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고, 매회 등장하는 B급 스타일의 연출력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며 호평받았다. 여기에 '산후조리원'은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한 엄마"라는 의미 있는 대사를 남기며 종영,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최종회는 전국 기준 평균 4.2%, 최고 5.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박하선은 서면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산후조리원'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산후조리원'은 '하이퍼리얼리즘'을 수식어로 둔 드라마. 출산 경험자들의 공감이 특히 많았던 작품이기도 한 바. 박하선은 특히 실제 출산 유경험자로서 '산후조리원' 속 상황들에 현실 공감할 수 있었다고. 그는 "아무래도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극 초반 현진이의 출산 씬이나 수유씬 등 공감이 많이 갔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많이 상상해도 막상 눈앞에 있는 작은 생명체를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표현하기가 어렵다. 진짜 내가 낳은 아이인가 싶어 낯설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막상 양수에 붙어있는 아이를 처음봤을 때는 예쁘다는 말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게 다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저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대본에도 그렇게 쓰여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 아이는 키우면서 점점 예뻐 보이고 모성애가 생기더라"고 말했다.

이어 "또 처음 산후조리원 수유실에 들어갔을 때 실제로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 전 친구랑 목욕탕도 같이 가지 않는데 말이다. (웃음) 모르는 사람들이 가슴을 내보이고 교류한다는 게 당황스럽기도 했고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그 장면이 드라마를 통해서도 등장해서 너무 공감됐다"며 같은 부분을 언급했다.


드라마 속 조은정은 베테랑 엄마에 아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인물이지만, 실제 박하선은 극중 '신세대맘' 이루다(최리)처럼 당당히 새벽 수유를 거절하기도 했었다고. 박하선은 "다른 부분은 저는 너무 힘들어서 루다처럼 당당하게 새벽 수유를 거부했었다. 은정처럼 완모는 현실과는 좀 다르더라. 새벽에라도 자고 잘 쉬어야 오히려 수유가 더 잘 되기도 했기에 새벽 수유는 포기했었던 점이 다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출산 경험이 '산후조리원'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는 설명. 박하선은 "저는 15개월정도 수유했다. 완모도 해봤고, 혼합도 해봤다. 육아 서적도 10권 이상 읽었고, 실제로 육아에 대한 정보가 많았는데 '육아 만렙' 은정이처럼 저도 육아 만렙이었고, 진짜 조리원 내 핵인싸라는 말도 들었었다. 그래서 더욱 은정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 2년을 육아하면서 오로지 아이를 위해서 은정이처럼 했던 것 같다"며 "조동(조리원 동기) 멤버 중, 출산 경험이 있는 배우는 저랑 열무엄마 자혜언니 밖에 없어서 아이 호흡법, 모유 수유법 등에 관해서 다른 배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줬다. 감독님도 제가 가장 최근에 출산 경험이 있었던 터라 많이 물어보셨다. 제가 은근히 꿀 팁이 많다. 실제로 산후 조리할 때 머리가 많이 빠지는데 좋은 발모제도 추천 드리고 했었다. '찐은정'이라고 인정해주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박하선은 "또 캐릭터 구축을 할 때 저의 실제 조동 모임에서 영감을 얻었다. 조동 모임 중에 한 분이 시크하게 책을 추천해 주는 등 굉장히 프로페셔널 하셨는데 이 분과 함께, 둘째 맘이라 여유 있고 항상 웃으며 인사하시는 분이 두 분이 계셨다. 그 두 분께 직접 말씀을 드리고 두 분의 캐릭터를 섞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제게 굉장히 도움이 됐던 분들이시다"고 밝혔다.


극중 조은정은 보이는 것까지 완벽하게 유지해야만 했던 '찐 완벽맘'이었다. 그 속의 고충도 많았던 터. 이런 모습에 박하선도 공감했다고. 박하선은 "저도 출산 후 회복기간 2년여간 일을 하지 못했다. 남편이 워낙 바쁘기도 했고, 저 또한 독박육아도 해본 적 있는데 그때의 저의 모습이 그대로 나왔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기도 하고, 그런 인간적인 면들이 캐릭터에 녹아져 있어서 치열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제 모습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이어 "대사 중 '마의 5kg'가 정말 공감되기도 했다. 실제로 '효린'(박시연) 캐릭터처럼 임신한 동안 십여년 만에 마음 놓고 먹었고, 원 없이 먹어서 너무 행복했었다. 하루에 수박 한 통씩을 먹기도 했다. 막 달에는 의사가 그만 좀 먹으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당시에 살도 많이 쪄서 집 밖을 나가는 데 부담이 컸다. 당시에 지인의 결혼식을 간 적이 있었는데 살이 쪄서 저를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었다. 효린과 거의 똑 같은 입장이었고 남 일 같지 않은 에피소드였다"고 말했다.

'실제 엄마 박하선'에 대한 궁금증도 쌓였다. 박하선은 "저는 아이에게는 친구 같은 엄마이고 싶다. 아이가 제게는 뭐든지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 또한 아이와 뭐든 동행해 줄 수 있는 엄마, 편하고 어렵지 않은 엄마였으면 좋겠다. 딸이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고 재미있어해서 뿌듯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둘째 계획은 '없다'고. 박하선은 "첫째만도 벅찬 상황이고 일이 피크라 생각할 겨를이 없더라"고 밝혔다.

결혼과 임신, 출산을 이어왔던 박하선이 말하는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 박하선은 "항상 정답은 없지만, 여배우들에게 출산과 결혼, 육아라는 경험이 감정이 풍부해지는 데 큰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인생에 큰 경험을 하고 나니 처녀 때는 눈물연기도 굉장히 힘들어 했었는데 이제는 기사 헤드라인만 봐도 눈물이 나서 기사 클릭을 못할 정도로 감정이 풍부해졌고 이것이 스스로에게 큰 무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연기가 너무 좋아졌고 좀 더 간절해졌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지금은 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예전에는 그냥 젊고 예쁘니까 가능했던 것들이 이제는 연기를 잘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고 금방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저에겐 너무 고마운 경험이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을 마친 박하선은 카카오TV '며느라기'로 시청자들을 만나며 '국민 며느리'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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