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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허쉬'가 첫 방송부터 차원이 다른 공감을 안기며 그 진가를 입증했다.
한편 이지수와 인턴들은 65년 전통의 매일한국 입성에 마냥 들떠 있었다. 펜대보다 큐대 잡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고인물' 기자 한준혁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인턴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된 것. 한준혁과 이지수 사이에는 첫 면담부터 미묘한 불꽃이 튀었다. 한준혁은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소신 발언으로 면접장을 발칵 뒤집었다는 이지수에게 "그런 말을 하고도 졸업 첫해에 인턴 합격했으면, 금수저? 황금빽?"이라는 농담으로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인턴 경력도 빼곡하고 능력도 좋지만, 출신 대학 한 줄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오수연의 이력서에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잘 아는 건 바로 오수연 자신이었다. 답답한 현실과 막막한 앞날에 눈물 흘리는 그에게 한준혁은 "꺾이지 마라" 다독이면서도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바로 6년 전 '그날'의 일 때문이었다. 당시 담당 부장이었던 나성원이 조작한 가짜 뉴스로 절친했던 이용민(박윤희 분) PD가 극단적 선택을 하며, 한준혁의 기자 인생을 뒤바꿔놓은 것. 특히, 억울하게 세상을 등진 이용민 PD가 이지수의 아버지였음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지수 손에 들린 휴대폰 속, 기사 바이라인에 적힌 '한준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두 사람의 악연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황정민, 임윤아의 열연은 공감의 깊이를 더했다. 사람 냄새 진한 '한준혁' 캐릭터를 노련하게 풀어낸 황정민의 힘은 대단했다. 열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한준혁이지만, 그의 내면 어딘가에 남아있는 불씨를 불쑥불쑥 내비치는 복잡한 심경을 포착한 황정민의 연기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믿기 힘든 진실 앞에 감정을 폭발시키는 황정민의 열연은 가히 압권이었다. 임윤아의 연기 변신도 완벽했다.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소신과 패기의 '사이다' 매력을 발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맨밥을 밀어 넣는 그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저릿하게 했다. 여기에 더해진 "눈물은 아래로 떨어져도 숟가락은 위로 올라가야 하니까"라는 한준혁의 내레이션은 두 사람의 과거 사연과 함께,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했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허쉬' 2회는 오늘(12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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