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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UFC선수 정찬성이 오르테가전 패배 후 심경을 털어놨다.
이날 정찬성은 "강호동씨를 20초면 못 걷게 한다고 했던데"라는 남창희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정찬성은 "격투기 룰이면 해볼 만한데, (현실 싸움에서는) 죽는 거다. (격투기 팬분들이) 너무 오해하셔서"라며 "직접 사과하러 나왔다"고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SBS '스타킹'을 통해 먼저 인연을 맺었었다는 두 사람. 정찬성은 "강호동에게 피해본 것 없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 너무 좋은 기억만 있다. '아는 형님'을 보다 보니까 한 번 보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것 같더라. 매일 보는 사람에게는 다르다"고 반전 칭찬을 했다. 이에 강호동은 "완전 미담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라며 민망해했다.
UFC페더급 세계랭킹 2위인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맞붙었던 정찬성은 2라운드까지 선전했지만, 이후 주도권을 빼앗기며 판정패를 당했다. 강호동은 "승자에게 인터뷰가 많이 허용된다. 만약 오르테가에게 이겼다면 챔피언전을 준비하고 있을 시기"라고 말했다. 정찬성은 "이게 핑계대는 건 아니지만, 운동선수는 기록으로 말하는 게 가장 멋있긴 한데, 제가 이겼다면 오르테가 선수의 자리가 제 자리였을 것"이라며 "어쨌은 저는 최선을 다했고, 진 것에 대한 핑계는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충격의 패배 이후 이상행동'에 대해 정찬성은 "제가 시합에서 지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한다. 원래 시합이 끝나면 여러 번 보는데, 이번에는 한 번밖에 안 봤다"며 "그 경기는 못 보겠더라. 마음이 너무 아파서"라고 말해 모두를 찡하게 만들었다.
정찬성은 "2라운드 마지막에 한 번 넘어지고 나서 3, 4, 5라운드가 기억에 없다. 내가 연습한 움직임이 아닌 거다. 기억이 안 난다"며 "2라운드 마지막까지는 기억이 났다. '내 몸이 왜 자꾸 왼쪽으로 가지? 정신 차려야 해'가 마지막이다. 블랙아웃이더라. 무의식 중에 똑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한다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정찬성은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계속 '몇 라운드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 3, 4, 5 라운드를 보면 본능대로만 움직이더라. 몇 달을 준비했는데 이상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게 너무 속상했다. 마음도 너무 아파서 '볼 필요도 없겠다' 싶어서 1, 2라운드 빼고는 보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경기는 시작부터 불길했던 경기.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심해지며 미국의 스태프를 한국으로 부르게 됐단다. 결국 정찬성의 사비로 스태프들의 경비 1억5000만원을 책임지고, 여기에 세 명을 먹이고 재우며 신경까지 쓴 탓에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던 것. 정찬성은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이게 다 핑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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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며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져 좋았다는 정찬성은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며 현재 20kg이 쪄버린 상황. 그는 "배달음식에 꽂혀서 한 달 만에 20kg이 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시합이 너무 힘들었다. 원래 졌을 때는 2~3일 먹고 마는데 이번엔 한 달 내내 먹었다. 다 잃은 거 같고 커리어가 끝난 것 같기도 했다. '먹고 죽자'는 느낌으로 먹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찬성은 "할 수 있는 게 운동"이라며 '운동이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운동에 다시 매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내 박선영도 등장했다. 선수들의 밥까지 다 챙긴다는 박선영에게 정찬성은 계속해서 '결혼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7년간 헤어지는 중', '아내가 많이 늙었다'는 등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 정찬성은 "결혼하기 전으로 누구나 돌아가고 싶지 않냐. 많이 놀아보고 결혼할걸"이라며 "지금도 헤어지는 중이다. 100년에 걸쳐 헤어지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에 박선영은 "내게 보톡스를 맞아라 성형을 해라라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반찬을 해주다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는 박선영은 "집이 더러워서 이것저것 해주다 보니 집에 안 가게 됐다"고 고백했다. 박선영의 꿈은 바로 '정찬성 지키기'일 정도. 그는 "정찬성은 사회생활을 잘 못했다. 운동만 해서. 친구랑 같이 하다가 체육관을 혼자 하게 됐는데 조제 알도에게 졌다. 큰 수술도 하게 됐다. 그런게 같이 오니까 정신적으로 이기지를 못하더라. 한 번은 울면서 '죽고 싶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는데 '내가 꼭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비난 받더라도 '이 사람이 꿈을 이루는 날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자'라는 생각에 결혼도 마음 먹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욕도 많이 먹었다. '어디 여자가 감히' 아직까지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이고 내가 이걸 이겨내면 어딜 나타나도 날 인정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2년을 버텼다"며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내게 연락이 온다"고 고백했다. 인생의 풍파를 함께 견디며 단단해진 두 사람이었다.
두 사람의 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찬성은 "운동하러 갈 때 딸이 '아빠 오늘도 다치지마'라고 한다. 우리 딸이 이렇게 컸구나 싶었다. 눈물이 글썽했다"라고 감동적인 순간을 추억했다.
'정관수술'에 대한 언급에 정찬성은 "미쳤구나"라며 크게 놀랐다. 박선영은 "정관수술이 운동에 영향이 있냐"며 강호동에 물었다. 이어 "자기는 남성 호르몬이 끊기면 안된다는데 알아보니까 상관 없다더라"라고 궁금해했다. 윤형빈은 "제 생각엔 남성호르몬이 영향을 준다. 불법으로 호르몬을 맞기도 한다.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박선영은 강호동에게 "정관수술 안하셨죠?"라고 돌발질문을 해 강호동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강호동은 방송 28년 만에 처음 듣는 질문에 깜짝 놀라 얼굴이 빨개졌다. 강호동은 "질문은 못하게 되어있다"며 필사적으로 회피했다.
정찬성은 "제가 진짜 힘들었을 때가 있었다. 친한 동생들이랑 틀어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다 막았다. 제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박선영은 미래 챔피언이 될 남편 정찬성에게 영상편지를 썼다. 잠시 머뭇거리던 박선영은 "너무 고생 많았고, 얼마나 힘들게"라는 말과 함께 결국 눈물을 터트리면서도 "너무 잘 안다. 축하한다. 남은 시간 재밌게 잘 살자. 수고했어"라며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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