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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찐우정 나눴다"…'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 명품 사극 탄생의 기운(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2-25 17:5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믿고 보는 감독 이준익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 변요한이 '찐우정'을 나눴다. 이들의 '찐우정'을 통해 탄생한 '자산어보'가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흑산도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씨네월드 제작). 25일 제작보고회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제작보고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준익 감독, 설경구, 변요한이 참석했다.

'자산어보'는 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다룬 정통 사극 '사도', 시인 윤동주와 송몽규 열사의 청년 시절을 담아낸 '동주', 독립투사 박열과 가네 코후미코의 강렬한 삶을 그려낸 '박열'등 전작을 통해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담아내며 세심한 연출력을 선보여온 이준익 감독의 열 네번째 작품. 그동안 사건이 아닌 사람에 집중해 역사 속 인물을 더욱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 현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찾아냈던 이준익 감독은 '자산어보'를 통해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을 조명하고 자산어보 서문에 등장하는 인물을 새롭게 발견함과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를 흥미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자산어보'를 통해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하는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 흑산도로 유배된 후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학자 정약전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 받아온 변요한이 흑산도를 벗어나기 위해 글 공부를 하는 청년 어부 창대로 분했다.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대세 배우' 이정은이 유배 온 정약전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지낼 곳을 내어주는 흑산도 주민 가거댁 역을 맡아 완벽한 생활연기로 극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아주 오래 전, 5년 전 쯤에 동학이라는 역사 속 학문에 관심이 가졌다. 도대체 왜 이름을 동학이라고 지었을까라고 따라가보니까 그 앞에 서학이 있더라. 서학이 뭔지 말해보니까 천주학이 있더라. 그걸 또 ?아가보니까 여러 학자를 만나게 됐고 정약전이라는 인물에 확 꽂혔다. 그 인물의 근대성을 영화로 담으면 어떨까, 제가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만든 영화다"며 '자산어보'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사도'에 이어 '동주' '박열' 등 역사 영화를 계속해오고 있는 이 감독은 "저는 역사를 잘 모르다. 그런데 역사 영화를 많이 해서 잘 아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모르니까 궁금하고 알아보다가 못 헤어나오게 된 거다. 그래서 '역덕'(역사덕후)가 된 것 같다.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또한 이준익 감독은 흑백으로 연출한 이유에 대해 묻자 "제가 '동주'로 흑백 영화로 연출을 했고 성과를 얻어 자신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이어 "'동주'는 일제강점기가 가지고 있는 암울한 느낌, 백보다는 흑이 차지하는 시대였다.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만난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사람들을 보여주며 흑보다 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정약전 역의 설경구는 "몇년전 모 영화제 무대 뒤에서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 그때 무턱대고 '책(시나리오) 줘요!' 라고 했다. 그때 감독님이 사극을 쓰신다길래 '나 사극 안해봤으니 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열흘있다가 책을 보내주셨다. 그게 바로 '자산어보'였다. 처음에는 한발자국 떨어져서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두번째 볼 때는 마음을 넣어서 봤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며 '자산어보'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하게 된 그는 "전에도 사극 제안은 받긴 했는데 용기가 안나서 '다음에 하자'고 하다가 지금에야 하게 됐다. 나이가 들어서 이준익 감독과 첫 사극을 하게 된게 다행인 것 같다. 그리고 흑백 영화라는 새로운 결정을 하게 됐다. 한번의 결정으로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소원' 이후 8년만에 설경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이준익 감독은 "설경구 씨와는 다시 하게 된 것만으로 행운"이라며 "그런데 마침 책을 달라길래 '옳다구나!'하고 책을 줬다. 제가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애틋한데, 촬영현장에서 설경구씨가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우리 할아버지를 만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찡하고 울컥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제작발표회 내내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창대 역의 변요한은 "저는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강했는데 감사하게도 제게 시나리오를 주셨고, 시나리오 속 정약전이 설경구 선배님이라고 하더라. 그럼 당연히 해야하지 않나"며 '자산어보'를 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읽어봤을 때는 글이 너무 좋다는 생각만 하고 눈물을 나지 않았다. 그런데 촬영장에서 매일 울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변요한에 대해 "동물적인 에너지의 결정체가 현장에서 단 1초도 쉬지 않고 발산했다. 이 작품을 통해 정말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흑산도에서 한달이 넘는 시간 동안 내내 함께 시간을 보낸 설경구와 변요한은 선 후배를 넘어서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섬에 한달반을 있으면서 서로 호흡이 안 맞을 수가 없었다. 촬영 시간 외에도 계속 시간을 같이 보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벗으로서 호흡을 맞춘 느낌이다. 이직도 변요한씨와 찐 우정을 나누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서 변요한은 "저는 이 작품을 하고 너무 행복해서 밖에다가 소문을 많이 냈다. '설경구 선배님 짱이다. 이준익 감독님 짱이다' 라면서 소문을 많이 냈다. 눈높이를 같이 맞혀 주시고 같이 호흡해 주셨다. 후배로서 뻔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같이 놀아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한편, '자산어보'는 오는 3월 31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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