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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이직, 날 내려놔야 가능"…진기주, 삼성→기자→슈퍼모델→배우가 되기까지('유퀴즈')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3-11 08:1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직 찐고수' 배우 진기주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1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이직의 기술'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파일럿 출신 스타트업 대표, 선장 출신 로스쿨 교수, 배우 출신 한의사, 회사원 출신 천체 사진가 등이 출연했다. 특히 화려한 이직 경험을 가진 배우 진기주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은 진기주를 소개하며 "말 그대로 '이직의 고수'다. 졸업 후 삼성SDS에 취업한 후 그만 두고 강원 민영방송에 기자로 취직했다가 이걸 또 그만 두고 슈퍼모델, 그리고 지금 배우가 되신 분"이라고 말했다.

기자 출신 아버지를 보고 자라 어렸을 때부터 꿈은 언론인이었다는 진기주는 "아빠가 멋있어 보였다. 아빠에게 소식을 먼저 들으면 이후 뉴스에 나왔다. 그런 면이 매력있었다. 세상의 일을 먼저 알고 있는 아빠가 멋있는 어른 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릴 때 꿈과 달리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진기주. 그는 "점수 따라서 진학을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막상 가니까 잘못 선택했다 싶더라. 지금도 컴맹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SDS 입사 초기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신입 때는 신입사원 연수도 많이 하고 동기들이랑 같이 교육 받는 시간이 많아서 마냥 재미있었다"라며 "그런데 입사 3년만에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 출퇴근 할 때 표정이 점점 안좋아졌다. 어둠이 드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던 삼성을 퇴사하고 이직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서 설명했다. "하루는 엄마가 '정 힘들면 너 하고 싶은 거 해라'라고 툭 던졌는데 그때는 짜증이 확 나더라. '취업이 얼마나 힘든데' 내가 하고 싶은게 있다고 해서 하는게 쉬운 게 아닌데, 엄마가 응원해주려고 하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화가 나더라"라며 "그때가 26살 때였는데 그런데 엄마가 아직 어리니까 해보라고 했다. 그때는 내가 전혀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뭐든 알 수 있는 나이인데 취업할 때 고통이 아직 생생하니까 '또 한다고 될까?' 싶더라. 취업 준비를 할 때 이유도 모른 채 불합격 통지를 받을 때의 너무 괴로웠다"고 덧붙였다.


삼성 퇴사 후에 배우를 꿈꿨음에도 친구들을 따라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고 기자가 됐다는 진기주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일이니까 뿌듯했다. 그런데 수습기자 때는 개인 시간이라곤 머리 감을 시간 밖에 없었다. 몸이 너무 힘드니까 눈물이 계속 나왔다. 이럴려고 회사를 그만 뒀던게 아닌데 싶더라"고 말했다.

이에 진기주는 기자 수습 기간 3개월을 끝내고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슈퍼모델 대회에 지원했고 3등을 차지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하게 됐다. "데뷔 후에도 오디션에 엄청나게 많이 떨어졌다. 오디션 때마다 주눅이 드었다. 계속 떨어지니까 조바심이 나더라. 그러다가 오디션에 붙어 만나게 된 작품이 '두번째 스무살' 이다. 그때 감독님이 '재능이 있는데 왜 이렇게 눈치를 보냐'고 했다. 그말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감독님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은인"이라고 말했다.


많은 직업을 거쳐온 진기주는 "지금까지 했던 직업에 비해 가장 불안정적이고 상처도 많이 받지만 더 이상 다른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며 "이직은 좀 내려놓아야 가능한 거 같다. 내가 지금 있는 곳보다 좋아지리라는 보장은 적다. 지금보다도 더 열악해 지더라도 혹은 가진 것을 훨씬 더 많이 잃어버린다고 해도 할 건지를 스스로한테 물어보는 게 좋다"라며 이직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까지 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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