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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아들 '젠' 아빠=기프트 씨→"돌싱 만나고 싶다" 고백 ('옥문아들')[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1-03-24 00:31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가 '자발적 미혼모'가 된 이유와 엄마가 된 후 달라진 삶에 대해 밝혔다.

23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자발적 미혼모'가 되어 돌아온 사유리가 출연했다.

이날 사유리가 등장하자 김숙은 "기사 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방송 같이했어도 몰랐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엄청 숨겨서 다녔다. 배가 나왔는데 항상 큰 옷을 입으니까 사람들이 모르더라"라며 "임신 8개월까지 방송했다"고 밝혔다.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했다는 기사가 난 후 사람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다는 사유리는 "진짜 나는 처음에 걱정이 많았다. 앞으로 TV에 못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홍석천 오빠가 10년 동안 TV에 안 나온 것처럼 사람들이 비판하고 싫어할 거 같았다. 인식이 안 좋을 거 같아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용만은 "곱씹어 볼수록 대단히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거 같다"고 말했고, 사유리는 "이렇게 받아주니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사유리는 비혼 출산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처음에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결혼하고 싶다고 계속 말했는데 남자친구는 연하인 데다 결혼에 관심이 없고, 안 한다고 했다. 난 남자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헤어지기 싫어서 아이 안 낳아도 그 남자와 평생 같이 결혼 안 해도 옆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근데 한참 나이 먹고 그 남자가 갑자기 어린 여자랑 가정을 꾸린다는 상상을 했는데 그러면 난 아이도 못 가지고 결혼도 못 하는 거 아니냐. 그러면 그 남자 미워하게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랑하는 남자를 미워하게 될까 봐 차라리 이 연애를 끝내고 정말 갖고 싶은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아들 '젠'을 출산한 사유리는 "한국에서는 냉동 보관된 난자는 결혼한 사람만 쓸 수 있다. 그래서 (한국 병원에서) 난자를 일본 병원에 보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건 안 된다더라. 그래서 일본에 가서 어렵게 난자를 하나 뽑아서 시험관으로 낳았다"며 "사실 자궁 수치가 안 좋아서 5번 시도해도 실패할 거라고 했다. 시험관이 정말 쉬운 게 아닌데 우연히 한 번에 임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정자 기증 과정에 대해 "일본에는 정자은행이 없어서 서양에 있는 정자은행을 통해서 받았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핏줄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정자 기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다. 근데 서양에는 많이 있으니까 연락했다. 서양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공급받아서 일본 산부인과 가서 시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간의 시선이 부담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사유리는 "정말 아이를 갖고 싶었다. 아이가 없는 삶과 비혼을 선택하고 비판받는 삶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난 아이를 갖고 싶었다. 나는 목숨을 걸고 정말 아이를 갖고 싶어 했던 거다"라고 답했다.


간절히 아이를 바라던 사유리였지만, 막상 임신을 하게 되자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고. 사유리는 "임신 전에는 괜찮다고 마음먹었는데 임신 사실 알게 되고 갑자기 불안해졌다. 이게 현실이 되니까. 아이를 아빠 없이 혼자 키워야 한다는 압박과 지금까지 꿈이었는데 현실이 되니까 아이 엄마로서 그걸 지켜야 한다는 마음과 그때부터 사람들의 비판을 받을 생각 하니까 두려움이 생겼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사유리는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어떻게 알렸냐고 묻자 "사실 아빠는 임신 5~6개월까지는 몰랐다. 엄마랑 작전을 세웠는데 아빠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엄마가 편지를 썼다. '당신의 딸이 임신했다. 그리고 정자은행에서 기증받아 임신했다'고 했는데 아빠가 대답이 없었다. 아무 말 안 해서 엄마가 왜 안 물어보냐고 했더니 아빠가 '사유리만 안 죽으면 상관없다'면서 나의 노산을 걱정했다. 내가 안 죽으면 모든 게 괜찮다고 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어 사유리는 아들 젠에 대해 "실제로 낳아보니까 너무 좋다. 지금 4개월인데 65cm에 8.5kg이다. 쑥쑥 큰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또한 "젠이 옹알이로 '아이고'라는 소리를 자주 한다"면서 젠의 '천재설'을 주장해 웃음을 안겼다.

사유리는 "젠이 제일 예쁠 때는 자고 있을 때"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정형돈은 "힘든 걸 떠나서도 자는 게 진짜 예쁘다"며 폭풍 공감했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는 "이유 없이 울 때다. 배고프거나 짜증 나고 졸려서 우는 건 괜찮은데 이유 없을 때는 내가 나쁘고 잘못한 엄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부족해서 우는 것처럼 느껴져서 '이럴 때 사람이 산후우울증이 오는구나'라고 느꼈다"며 초보 엄마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사유리는 정자를 기증해준 아이 아빠를 '기프트 씨'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라 아이 아빠라고 말하기가 그렇다. 그래서 내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기프트'(선물)을 줬으니까 '기프트 씨'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사유리는 '기프트 씨'의 국적에 대해 "유럽이 많이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자 제공자의 정보를 알 수는 있지만 현재 얼굴은 볼 수 없다. 아기 때 얼굴과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 EQ, IQ, 알레르기, 가족력까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사유리는 주변의 만류에도 정자를 기증받은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임신했을 때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알리지 말라더라. 정자은행에서 기증받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니깐 하지 말라고 해서 고민됐다. 근데 미혼모가 아이 낳았다고 하면 찌라시가 돌 수 있지 않냐. 그리고 얼굴이 외국인 느낌이 있는데 샘 해밍턴 아들이라던가 이상한 소문이 날 수도 있지 않냐. 그래서 차라리 솔직하게 모든 걸 말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내가 아니라고 해도 파비앙네 아들이라든가 어떻게 루머가 날지 모르는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리고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을 다 기억해야 한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아이한테 거짓말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내가 계속 아빠에 대해 거짓말하면 안되니까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유리는 자신을 보고 용기를 얻은 이들이 많다는 말에 "그런 사람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는 반면에 '나는 싱글맘이어도 괜찮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나는 진짜 결혼할 수 있으면 좋았고, 아이 아빠가 있는 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삶이 있으니까 이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건 나의 선택일 뿐이고, 이런 선택도 있었다는 건 괜찮지만 홍보하는 건 안 좋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유리는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지 않는 이유를 묻자 "부모님이 있으니깐 그렇게도 생각했는데 한국에 친구들도 많고 아이 키우기에 환경이 정말 좋다. 키즈 카페도 많고, 식당에 가도 귀여움을 받는다. 그런 환경이 좋았다. 그리고 일본에도 베이비 시터가 있긴 하지만, 2분만 늦어도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나한테 추가 요금 더 달라고 했을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문화 차이지만, 충격 먹었다. 정이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이날 둘째 계획을 묻자 "내가 임신할 때쯤 자궁 나이가 48세였다. 지금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자궁 나이가 60대일 수도 있다. 근데 만약 할 수 있다면 둘째 낳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날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위해서 낳고 싶다고 느낀다. 아빠가 없는데 형제도 없으면 너무 외로울 거 같다. 이런 거 생각하면 '아들 위해서 목숨 걸고서라도 임신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있다"고 아들을 향한 지극한 사랑을 드러냈다.

엄마가 된 사유리의 모습에 MC들은 "어른스러워졌다"고 칭찬했고, 사유리는 "그건 아닌데 많은 감정이 생기는 거 같다. 오래 살아야 된다. 그리고 옛날에는 자유롭게 이야기도 하고 살았지만, 아들에게 피해 줄까 봐 생각이 좀 더 많아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일본과 한국의 임신, 출산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유리는 일본은 한국과는 다르게 태명을 따로 짓지 않아서 아들의 태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몽 질문에 "친구 3명에게 연락이 왔다. 10년 만에 연락한 러시아 친구가 내가 임신한 꿈을 꿨다고 했다. 그땐 내가 임신한 지도 몰랐을 Œ였다"며 "미국 친구도 내가 임신한 꿈을 꿨고, 한국 친구는 내가 코끼리를 임신한 꿈을 꿨다고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또한 일본에서는 산후조리원이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유리는 "일본에 조리원이 없었는데 딱 하나 생겼다. 부산에 가서 배워왔다는 산후조리원이 있어서 입소했는데 일주일 정도 있다가 재미 없어서 바로 나왔다. 한국은 조리원이라고 하면 엄마들끼리 교류가 많은데 일본은 자기 개인 공간이 중요해서 모여서 하는 것보다는 자기 방에만 있어서 재미가 없었다. 말 못하는 아기와 나만 둘이서 있었다. 친하게 지내려고 공용 공간에 가기도 했는데 아무도 없었다"며 조리원 동기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사유리는 앞으로 이성을 만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언제든 있다"고 즉각 대답했다. 이어 "근데 한 번 갔다온 사람과 만나고 싶다. 남자친구 어머니가 내가 아들이 있으니까 싫어할 수도 있지 않냐. 이런 거 생각하면 한 번 갔다온 사람이 마음 편하다. 아니면 자식이 있거나"라며 비혼모로서 걱정하는 부부에 대해 밝혔다. 또 "예전에는 내가 마음에 들면 최고였는데 요즘은 아이 아빠로서 괜찮은 사람인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외모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옛날에는 이봉원을 좋아했다. 솔직하고 좋은 사람인데 계속 사업 망하는데 계속 하지 않냐. 그래서 힘들 거 같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안겼다.

사유리는 출산 후 몸매 관리를 묻자 "지금은 55kg인데 출산 전에는 52kg이었다. 임신 중에는 63~4kg을 왔다갔다했다. 근데 그거보다는 머리카락이 엄청 많이 빠진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출산 후 또 다른 점은 기미가 많이 생기고 뼈대가 굵어졌다. 옷 입으면 옛날 옷이 작다. 3kg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몸무게랑은 또다른 차이가 있더라"고 말했다.

사유리는 이날 육아 철학에 대해 "예전에 보육원에 봉사하러 갔는데 선생님이 '예쁜 아이가 있어도 예쁘다고 하지 마라. 예쁜 행동 했을 때만 칭찬해라'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자기가 예쁘니까 다 괜찮고, 다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무조건 예쁜 행동 했을 때만 칭찬해라'라고 했다. 그 말이 와닿았다"며 "외모에 대한 칭찬 아닌 착한 행동을 했을 때 잘했다고 하고 싶다. 제대로 된 칭찬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다른 사람에 대해 신경을 안 썼는데 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아프면 갑작스럽게 화가 나는 게 있더라. 나 자신에 대해서는 그렇게 화가 나지 않는데 아이에 관해서는 욱하는 게 있더라"며 "그런 용기 자체를 아들이 내게 주는 거 같다. 내가 용기 있는 게 아니라 아들이 있어서 내가 용기를 얻는 거라 생각한다. 내가 강해지는 느낌이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을 위해 하루 더 살아야 하고, 노산이니까 오래 살아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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