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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변호사, '연쇄살인마 오원춘 변호' 당시 "조선족 차별 있냐고" ('옥문아들') [종합]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1-09-01 00:06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재심 사건 전담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입담으로 모두를 매료시켰다.

3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쓴 이들의 무죄를 밝혀내는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출연했다.

'대한민국 법조계에서 가장 핫한 분' 박준영 변호사가 반갑게 인사했다. 화성연쇄살인 8차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그리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변호사였다.

박준영 변호사는 "드라마 영화 때문에 이미지 거품이 심해서 피곤한 인생을 살고 있다"며 "제가 영화나 드라마 본 사람 기피하는 이유가 정의로운 역할로 나온다. 이미지와 같이 살고 있다. '무료 변론도 많이 하지 않았냐'는 말에 박준영 변호사는 "좋지 않은 일도 많이 했다. 묻혀져 있다"라고 고백했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영화화 '재심'의 모티브가 된 박준영 변호사는 "지인들은 배우 정우와 굉장히 갭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적당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권상우, 정우 씨의 공통점은 '몸짱'인데"라면서 자신의 탄탄한 근육을 자랑했다. 턱걸이 운동으로 근육을 키웠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다르지 않냐는 말에도 "그렇긴 하다"라며 위축된 박준영 변호사는 '옥문아'에 나온 이유에 대해 "아내가 결혼 전에 옥탑방에 살아서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무슨 일이 생겼다"라고 부끄러워 했다.

'관상을 본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형사 사건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수사나 재판 중인 특수한 상황이다. 온갖 감정이 보인다. 심리상태가 눈에 보인다. 궁색한 변명 같은 거다. 던지는 질문이 민감하고 당황스러운데 답변을 보면 '나를 속이고 있구나'라는 게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은 제가 초조하다"라고 자수했다.

'고졸 출신'이라는 박준영 변호사는 "고시촌에서 테이프 많이 들었다. 실강은 돈이 들어서 카세트 테이프를 사서 2배속으로 들었다. 저는 5년 공부했다. 많은 사람들이 법조인 하면 '모범생'을 생각한다. 저는 전혀 아니었다.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다 24살 때 인생을 뒤집어 보고 싶었다. '사법고시를 보자' 싶었다. 군대 갔다와서 정신차린 케이스다"라고 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제가 변호사 한다니까 다들 비아냥 댔다. 제가 종합 고등학교 취업반이었다"며 "연수원에서 성정이 안좋아서 취업이 안됐다. 대기업 로펌 지원에 다 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연고가 없는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했는데 그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만약 대기업이나 로펌에 들어갔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다. 난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던 사람이다"라고 고백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사법 고시 준비할 때 '합격만 시켜주면 어려운 사람들 돕겠다' 생각하지만 합격 하고 나면 그런 시절 다 잊어버린다"면서도 "제 인생을 바꾼 건 '수원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이었다. 무고한 사람이 범인으로 잡혔었다. 고등학교에서 여학생 시신을 발견됐는데 2명의 노숙인과 5명의 가출 청소년이 범인으로 지목돼 1~5년으로 옥살이하고 무죄로 다 풀려났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제가 그 당시에는 소극적으로 변호했다. '굳이 검찰과 적이 될 필요가 있어?'라는 생각 때문에 1차에서 유죄가 났다. 충격으로 반성하게 됐다.

박준영 변호사는 '실제 법정 내에서 판사가 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실제 재판에 참여하는 변호사로서 현장에 대해 알렸다. 정답은 바로 '판사봉을 치지 않는다'였다. 한 때는 실제로 사용했었지만 현재는 없어졌다고.

갑자기 증인을 신청한 적도 있다고. 박준영 변호사는 "그걸 해본 사람은 거의 없지만 저는 해봤다. 완벽하게 게획된 비밀 증인으로 검찰과 재판장도 예상 못한 증인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이었는데 재판 당일에 판사님께 가서 '이 법정이 진범이 나와있습니다'라면서 증인 신청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시사 프로그램의 관계자가 해당 진범과 연결해줬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저를 만날 때 진범이 조카를 데리고 왔더라. 진범이 조카에게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라고 했다더라. 자신이 진범이라고. 가족회의를 했는데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라고 전했다. 삼례슈퍼 사건 피해자에게는 15억 원의 배상금이 주어졌다.





성폭행범 혀 절단 사건의 피해자가 재심을 요청한 사건은 현재 재심 신청 자체가 기각 됐다고. 박준영 변호사는 "아직 항소 결과가 있지만 너무 안타깝다. 사건의 결론을 모르지만 할머님의 용기있는 투쟁은 1심을 기각됐지만 마음만을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살인마 오원춘을 변호하기도 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거부할 수도 있지만 범인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오원춘이 저한테 처음 건넸던 말이 기억난다. '내가 조선족이라 불리한 재판을 받을 수 있냐'라 하더라. '도대체 어떤 차별을 받았길래 본인 범죄의 중대함보다 차별을 걱정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또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차도 옆 인도였다고. 박준영 변호사는 "여성 분이 납치됐을 때 기지를 발휘해 안방으로 도망갔다. 소란이 일었을 텐데 어떤 신고도 없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상한 소리 난다고 누가 신고만 한다면"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파산 변호사'라는 별명에 박준영 변호사는 "제가 안망할 수도 있었다. 그런 소리를 안들을 수도 있었다. 제가 능력이 없는 건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됐다"라면서도 사람들의 응원들의 자신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이기도 한 박준영 변호사는 "저는 아이들이 어떤 직업을 갖던 차별 받지 않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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