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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전도연이 슬픔과 희망을 넘나드는 절묘한 완급 조절 연기로 60분을 집어 삼켰다.
이후 아버지 창숙(박인환)의 집으로 돌아온 부정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강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끝집에 사는 강재와 그간 마주쳤던 일들에 대해 설명했다. 제비 총각이라며 기억난다는 창숙에게 부정은 "거기 있는데 거기 없는 사람. 걔한테는 내가 투명인간이었어"라며 복잡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 존재감조차 없는 삶에 대해 털어놓는 부정의 모습 위로 "아버지 나는 지금 잘못 지은 건물처럼... 나만 아는 속도로 아주 천천히 무너지고 있어요. 보이는 것들은 모두 껍데기뿐이고 나는 여기에 없어요"라고 애절하게 읊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어 감정조차 없는 얼굴로 가사 도우미 프로필 사진을 찍는 부정의 모습과 함께 "여기가 바닥일까요? 그게 어딘지 몰라서 불안하고 또 불안합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더해져 애처로움을 배가시켰다.
그런가 하면 부정은 가사 도우미 일을 위해 나간 집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해까지 시도해 의식불명에 빠져있던 여자를 구하게 됐던 상황. 구급대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여자를 바라보는 부정에게 경찰은 임시 보호자로 응급실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했고 부정은 진짜 보호자인 여자의 부모님을 기다렸다. 그 후 부정은 케이크 상자를 든 채 아버지 창숙을 찾았고, 창숙은 선물 받은 케이크를 들고 활짝 웃는 부정의 모습에 놀라워했다. 부정은 "내가 오늘 누굴 좀 도와줬거든. 내가 생명의 은인이랬어. 별일도 안했는데..."라며 눈물을 그렁거렸고, 그래서 기분이 좋냐는 창숙에게 "응 좋아 아부지. 사는 거 같애요"라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울컥함을 드러냈다. 아버지 창숙과 케이크를 먹으면서 오랜만에 천진하고 환하게 웃는 부정의 얼굴이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치솟게 만들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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