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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60분을 60초로 만들어버린 전도연의 명품 연기력"
극중 부정(전도연)은 강재가 예약한 모텔방에 먼저 도착, 들어오던 강재를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지켜봤다. 이어 화장실로 들어간 부정은 어색하게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묘한 기분을 드러냈다. 부정은 괜스레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텀벙거리고, 수건으로 화장실 거울과 세면기까지 닦아내는 등 한참을 화장실에서 머무르다 밖으로 나왔고, 냉장고에서 토마토주스를 꺼내던 강재를 보자 잠시 선 채 눈길을 멈췄다.
부정은 "누울래요?"라며 침대에 먼저 풀썩 누워버린 강재를 보다 망설임 끝에 강재를 등지고 침대에 몸을 뉘였고, 왜 귤을 가지고 나왔냐는 강재에게 "너무 오랜만에 약속을 나오는 거라 뭘 가지고 나와야 좋을지 몰라서...식탁 위에 있길래"라고 얼버무렸다. 부정은 "소풍 가는 마음으로 왔구나"라는 강재의 말에 잠시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소풍은 아니고 그냥 사라지고 싶은 마음으로 왔어요"라고 괴로운 심정을 애써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부정은 막상 여기까지 오는 동안은 좋았다며 "왜 귤 같은 걸 갖고 왔지 그랬는데. 귤이 달았어요. 맞지도 않는 구두는 왜 신고 왔을까 했는데, 벗으니까 편했어요"라며 강재와의 만남을 위해 설렘과 떨림을 느꼈던, 극과 극을 오간 감정의 변화들을 줄줄이 설명했다. 부정은 "다음에 어디서 우연히 만나면 같이 죽을래요?"라는 강재의 말에 몸을 설핏 움직였지만, "삼십 분만 누워 있다가 갈게요. 혹시 잠들면 먼저가요"라고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부정은 일어난 강재가 먼저 나가자 가만히 눈을 뜨고는 강재가 누워있던 자리를 공허하게 바라보다, 강재가 만지작거리던 토마토주스 병을 들고 아버지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리고 아버지 집 앞에서 강재의 집 쪽을 보며 작은 숨을 몰아쉰 부정은 이전 강재와 만났던 옥상으로 향했고, 옥상 안쪽에서 낮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끌려 발길을 옮겼다. 부정이 서서히 다가가던 그때, 인기척을 느낀 듯 강재가 돌아봤고, 또 한 번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의 모습이 애잔함을 배가시켰다.
이와 관련 전도연은 처음으로 마음을 공감하게 된, 강재와의 만남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감정들이 순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시시각각으로 녹여내며 보는 이들의 감정선을 움직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정이가 마치 나랑 똑같다고 느껴지는 건 전도연의 연기 때문이다" "전도연은 숨소리마저 빠져들게 하는 남다른 힘이 있다. 대한민국 최고다!" "사소한 행동들, 눈빛이나 손끝까지도 어쩜 저리 전도연일까요. 매력적!!", "전도연에 너무 심취해서 그런지 보고나면 머리가 아프구요, 여운 때문에 잠도 잘 안와서 꿈에서 또 전도연이 보여요", "혼자 숨죽이고 보면서 전도연 연기에 흠뻑 빠져서 진탕 울어버렸다. 연기력에 녹아든다 정말" 등 뜨거운 소감을 쏟아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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