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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BIFF]"문소리 선배님, 나의 은인"…전여빈의 연기론, '대세 배우'가 되기까지(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10-06 21:51 | 최종수정 2021-10-07 13:26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배우 전여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6/
[부산=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문소리 선배님, 저의 연기 인생의 은인이시죠."

6일 오전 부산광역시 중구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의 '커뮤니티 비프' 프로그램에 일환으로 열린 Day X Day 커비배우전 '보고 또 보고 싶은 전여빈'이 진행됐다.

관객과 영화인이 직접 소통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커뮤니티 비프'는 올해 배우, 역사, 젠더 등 특정 주제나 공통점을 지닌 영화를 모아서 집중탐구하는 기획전인 Day X Day를 준비했고, Day X Day에서도 한명의 배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커비배우전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대세 배우' 전여빈이 과거 출연했던 단편영화 '최고의 감독'(2015, 문소리 감독), '망'(2015, 김유민 감독), '예술의 목적'(2016 현조 감독)이 소개됐다.

이날 자리에 직접 참석한 전여빈은 관객과 소통하며 작품과 연기론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여빈은 배우로서의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저는 배우가 되기로 21살부터 마음 먹고 그때 했던 모든 행위가 데뷔의 모든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크린에 상업영화로 처음 걸리는게 데뷔작으로 표시되는게 너무 아쉽다. 상업 영화로서 제 이름이 가장 먼저 올라간 작품은 민규동 감독님의 '간신'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정말 어렸을 때는 꿈이 자주 바뀌긴 했는데 초등학교 이후에는 좋은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턱없이 높은 꿈이라서 좌절을 많이 했고, 저에게 가장 많은 위로를 주는게 영화였다. 내가 뭘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가장 많던 시절에 내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지도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배우라기 보다는 영화를 만드는 구성원 중 한명이 되고 싶었다. 연기 전공을 하면서 스태프도 해봤는데 연기를 하면서 내가 살아있는 걸 알았고 눈물이 나도록 행복했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건 이거구나, 이걸 평생 붙잡아야 겠구나 생각했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학창시절 굉장히 공부도 잘했다는 전여빈. 이에 연기를 도전하며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는지 묻자 "전혀 아니었다"고 답했다. "오빠의 응원이 연기전공에 도전에 큰 힘을 줬다. 공부가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에 입시로 좌절을 너무 많이 했었기 때문에, 가족은 당시 제가 무슨 일이든 열정을 가지고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응원을 많이 해줬다"라며 "특히 오빠가 연기 입시를 했었다. 처음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할 때 오빠에게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했었는데 오빠가 넌 할 수 있다고 해보라고 하더라. 제가 자기의 꿈에 나타나서 독백 대사를 막했다며 진짜로 해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동덕여대를 다닐 때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배움을 누리고자 대학로에서 진행하는 워크샵이나 연극제, 영화제는 다 참석했다. 그 이후에는 연극이랑 단편영화도 해보자고 하고 반경을 넓혀갔다"라며 "그때 정말 저에게는 은인이신 문소리 선배를 만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함께 일을 하는 매니저 역시 문소리의 추천으로 만나게 됐다는 전여빈은 "문소리 감독님께서 연출하신 단편영화 '최고의 감독'에 출연한 후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게 됐다. 그 이후에 독립영화 관계자들이 연락이 늘었다. 그게 저에게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된 길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전여빈은 "문소리가 무서웠던 적은 없냐"는 모더레이터의 질문에 "저는 단 한번도 소리 선배님이 무서워 보인 적이 없다"고 딥했다. 그리고는 "배우 문소리가 더 멋있냐, 감독 문소리가 더 멋있냐"고 묻자 "저는 그냥 인간 문소리가 가장 멋있다. 저는 선배님에 대한 기억이 언제나 감동이다"라며 "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2016년에 처음와서 뭘 해야될지도 모르는데,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제 아침밥도 챙겨주시고 제가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몇박몇일을 저를 데리고 다니셨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단편영화 '최고의 감독'
전여빈의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한 대표작인 첫 주연작 '죄 많은 소녀'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3회 정도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께 '제가 아무리 배우 일을 하고 있다고 한들 저에게 작품이 오지 않으면 배우로서 기량을 펼칠 수 없지 않냐. 이 작품이 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주연작이 될 수도 있다'라고 잘박하게 말했다. 그때 제가 가지고 있는 감수성이나 생애에 대해서 감독님께서 공감을 많이 해주셨다"고 추억했다.

그리고는 "'죄 많은 소녀' 속 감정들이 고통스럽긴 하지만 배우로서 갈망이 있던 사람이라서 그 고통을 마주하고 싶었다. 내가 찢어져서 폭발해도 괜찮다는 마음이었다. 정말 그 순간이 저에게는 유일무이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행복한 고통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 촬영에 한창이라는 전여빈. 그는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당부하며 자신을 향한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감사를 전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 했다.

한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6일 개막해 열흘간의 축제를 마친 후 15일 폐막한다. 70개국에서 출품한 223편의 작품(장편·단편)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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