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김혜리가 딸에 대한 아픔을 털어놓으며 오열했다.
김혜리는 "제가 얼마 전에 TV를 보는데 남성진 씨 편을 봤다. 바로 성진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 금쪽 상담소에 나가게 해줘'라 했다"라 했고, 오은영 박사는 "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오늘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김혜리는 "제가 일 때문에 서울에 와 있으면 전화를 30통씩 한다. 처음엔 잘 받아주는데 나중엔 나도 퉁명스럽게 대답하게 된다. 모든 게 제주도로 이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전화로는 친구들 얘기를 많이 한다. 아이가 상대방의 감정을 잘 못 읽는 것 같다. 제가 새벽이나 아침에 들어올 때가 있다. 저는 엄한 가정에서 컸는데 딸은 제가 피곤한 상황인데 우당탕탕 들어온다. '엄마 방금 들어왔잖아'라고 하면 '아 미안~ 근데 엄마!'라며 자기 얘기만 한다"라고 고백했다. 친구들도 여러 명보단 한 명의 친구만 만난다고.
오은영 박사는 "나 자신의 문제는 어떻게든 내가 감당하면 되는데 자식의 문제는 그 괴로움이 파도가 덮치는 것 같다. 자녀의 어려움으로 부모를 만나면 다 혜리 씨 같다. 그게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내 마음대로 안된다.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래서 마음이 힘들 거다"라며 "어떤 부분이 제일 걱정이 되냐"라 물었다.
김혜리는 "제가 아이를 늦게 낳아서 아이가 제 나이 정도 되면 저는 없을 것 같고 형제도 없고 친척도 없고 이 세상에 혼자 남아서 어떻게 헤쳐나갈까가 걱정이다. 아이가 인간관계를 잘 못해서 혼자 남을까 봐 무섭다"라며 눈물을 터트렸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혼자 남게 되면 어떻게 하지가 걱정인데 이 두려움이 건드려지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우신 것 같다"라고 말을 던졌다.
김혜리는 "아이를 대하는 건 완전히 반반이다. 친구처럼 장난도 많이 치지만 반대로 너무 괴물 같은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정말 화가 나면 하면 안 되는 말도 한다. 엄마랑 떨어지는 걸 제일 무서워하는 앤데 아빠한테 가라고 짐 싸서 복도로 내쫓은 적도 있다. 그게 가장 무서운 벌이란 걸 알아서... 진심은 그게 아니다. 또 '난 도저히 너랑 못 살겠다. 내가 너랑 더 살면 내가 병나서 못 살 것 같아'라고도 했었다"라고 후회했다.
오은영 박사는 가장 화가 나는 부분에 대해 물었다. 김혜리는 "저는 육아부터 모든 부분을 다 혼자 하는데 딸은 '엄마는 원래 그렇고 아빠가 불쌍한 사람이다'라고 할 때 배신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빠랑 비슷한 모습들이 나오면 화가 났다. 왜 내 배속에서 나왔는데 나는 하나도 안 닮고"라고 후회했다.
김혜리를 돕기 위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초대했다. 바로 김혜리의 딸이었다. 딸은 "엄마는 갈등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생각이 안 난다"라며 "거짓말 한 건 혼나기 싫어서다. 제가 잘못했을 때 제 물건을 던지면서 '나가'라고 한다. 엄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분리불안 의심에 대해서는 "전화를 30통씩이나 한 적이 없다"라고 억울해 했다. 이어 "있더라도 이유가 다 있다. 성적표처럼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전화를 많이 하는 거다. 엄마는 제가 독립심이 없는 것 같다 생각하는데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독립심이 많다"라고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딸은 "집에 가면 이런 얘기는 못한다. 일상적인 얘기만 하지 '네 마음은 어떻니'라고 묻진 않는다"며 "엄마는 사소한 거에 예민한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고 저는 엄마와 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정형돈은 "짙튼 화장에 탈색하고 눈썹 민 건 왜그랬냐"라 물었고 딸은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죠"라고 쿨하게 답했다.
김혜리는 "제가 화나는 부분이 저런 거다. 엄마의 마음은 너무 힘든데 딸은 전혀 모르지 않냐. 나는 병이 나서 죽을 것 같은데..."라고 속상해했다. 오은영은 "문제가 깊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아이의 감정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엄마 입장에서는 숙제도 잘 시키고 싶고 정직한 아이로 키우고 싶으니 갈등이 생긴다. 더 큰 문제는, 아이가 어릴 땐 잘 먹이고 재우는 게 중요한데 청소년기 아이에게 영유아처럼 강요하면 내면이 성장하지 못한다. 청소년기에는 생각과 관심사가 중요한데 엄마가 그러면 그 나이에 의논해야 하는 걸 못한다"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계속 불만을 늘어놓는 김혜리에게 "아이가 '몰라'라고 할 때 그걸 왜 그럴까 생각해야 한다. 저는 딸에게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딸이 제공한 것이 아닌 엄마 내면의 문제다. '나는 왜 이럴 때 화가 나는 걸까요?'라 물어야 한다. 혜리 씨는 딸에게 엄마를 감싸주길 바라는 것 같다. 엄마의 입장 고통 외로움을 딸이 달래주길 바란다"라 했고 김혜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김혜리는 그제서야 "그런 것 같다. '힘들었어?' 이런 말이 듣고 싶었다"라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혜리 씨는 딸이 엄마처럼 했으면 좋겠는 거다. 근데 그건 아직 딸이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부모의 위치에서 줘야 하는 사랑과 역할이 있다. 아직 초등학생인 딸이 부모가 하듯이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 어쩌면 딸이 분리불안인 게 아니라 엄마가 분리불안 같다. 성인 중 1%가 분리불안을 갖고 산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안 보이면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면도 있다. 혜리 씨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봐야 한다. 어떨 때 마음이 힘드냐"라 물었고 김혜리는 "혼자 다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 때다. 저희 어머니가 10년이 넘게 아팠다. 어쩌면 어머니가 못해주신 걸 딸에게 바라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결핍을 고백했다. 그는 "어릴 때 엄마는 제가 혼자 다 하게 했다. 딸도 저처럼 강하게 컸으면 좋겠다. 이혼 후 힘들 때는 병상에 누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힘든 마음을 딸에게 더 기댔다"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인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김혜리의 결핍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김혜리 씨의 딸에게는 문제가 없다. 잘 의논하면서 키우면 된다. 사람이 다 크기에는 20년이 걸린다. 딸은 잘 하고 있다. 김혜리 씨에게 필요한 건 유머다. 아이에게는 편안하게 위트 있게 대해주면 된다. 지금은 너무 진지하다. 엄마의 지나친 진지함에 당황할 수 있으니 편안하게 대해라"라고 충고했다.
두 사람은 따로 시간을 가졌다. 잘못을 고백하는 김혜리에게 딸은 "엄마 울지 마"라고 어른스럽게 달랬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기로 약속한 뒤 웃으며 포옹했다.
shy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