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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공군의 런던 공습…처칠의 눈으로 본 2차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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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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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라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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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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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와 수고와 눈물과 땀 외에는 드릴 게 없습니다."

윈스턴 처칠이 영국 총리에 취임했을 때, 런던은 공습 위기에 놓여 있었다. 프랑스의 마지노선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유럽 대륙에 파견된 영국군도 독일 기갑사단에 밀려 퇴각을 거듭했다. 영국 정보부는 전력 면에서 독일 공군이 영국 공군보다 월등하게 우세하다고 자체 판단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처칠은 '피와 땀'을 언급하며 항전 의지를 분명히 다진 것이다.

미국의 논픽션 작가 에릭 라슨이 쓴 '폭격기의 달이 뜨면'(생각의힘)은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책이다. 1940년 5월부터 1941년 말까지 처칠 내각을 중심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영국 안팎의 정세를 생생하게 포착했다.

700쪽이 넘는 벽돌책이지만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분명해 비교적 속도를 내서 읽을 수 있다. 1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다운 필력으로 저자는 처칠 내각의 급박한 분위기와 전쟁 개입을 꺼리는 미국 정부, 독일 제국 상층부의 권력 다툼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처칠은 미국이 참전하기 전까지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영국과 프랑스군 약 34만명을 프랑스 ?蝸?르크에서 철수시키는 데 성공한 그는 항공기생산부를 신설하고, 전투기 생산과 승무원 훈련에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임박한 본토 공격에 대비했다.

반면 승기를 잡은 독일은 머뭇거렸다. 영국과의 평화협정을 기대하며 서부전선에서 군대 진격을 멈췄다. 전력의 25%에 해당하는 국방군 40개 사단도 해산했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결과였다. 게다가 내부는 벌써 권력 투쟁으로 들끓었다.

기갑사단이 승리의 영예를 독차지하자, 다른 부대는 질투심에 휩싸였다. 특히 유럽 최강의 공군 '루프트바페'를 이끌던 헤르만 괴링의 고통은 남달랐다. 히틀러에 이어 권력 서열 2위였던 그는 공명심과 출세욕에 불타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했다.

런던 공습 시작 전부터 최고 조종사 중 한 명인 아돌프 갈란트는 괴링이 "한 줌도 안 되는 아첨꾼들"에게 휘둘렸다고 탄식했다. 정보장교 베포 슈미트는 괴링의 구미에 맞는 듣기 좋은 소식만 보고했다.

이런 내부 문제에도 독일 공군의 전력은 막강했다. 1940년 6월 독일의 런던 공습이 시작되자 영국 공군은 크게 밀렸다. 거의 매일 밤, 런던 하늘에서 폭탄이 무차별적으로 떨어졌다. 야간 폭격이 이어지자 등화관제를 시작하면서 런던은 빛을 잃었다. 시민들은 희미한 달빛에도 비행기의 목표물이 될까 두려워 보름달을 '폭격기의 달'이라고 불렀다.

그렇다고 일상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런던 시민들은 대피소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이면 출근했다. 폭격을 맞아 잿더미가 된 건물 지하에는 클럽이 성행했다. 소풍을 나갔다가 독일과 영국의 공중전을 지켜보기도 했다. 주변은 아수라장이었지만 시민들은 공포에 압도되지 않았다. 그들은 포화 속에서 나름의 하루를 살아갔다.

"물론 앞으로 전쟁은 4년 더 계속될 것이고 그때는 어둠을 쉽게 헤쳐나갈 전망도 보이지 않을 때였다…(중략). 반전에 반전이 뒤따랐지만, 전세가 연합군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42년 말부터였다."

이경남 옮김. 752쪽. 3만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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