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말도 안 됩니다. 이건 사기입니다!"
차두리 현 화성FC 감독이 해설위원으로 나선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상대 득점에 이같이 외친지 꼭 20년이 지나 스위스가 똑같은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의 축구 해설위원 사샤 뤼퍼는 12일(한국시각)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아르헨티나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8강전 도중 스위스 공격수 브렐 엠볼로(스타드 렌)가 퇴장을 당하자 크게 격분하며 "스캔들"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그만둬야 한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엠볼로는 1-1 팽팽하던 후반 27분, 아르헨티나 진영 우측에서 드리블을 하다 쓰러졌다. 주심 주앙 피네이루는 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파레데스(보카주니어스)의 반칙을 선언하고, 파레데스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VAR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엠볼로가 접촉 없이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넘어졌다고 판단했다. 피네이루 주심은 판정을 뒤집어 엠볼로에게 경고를 내밀었다. 앞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엠볼로는 누적경고로 퇴장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이번 대회에 심판이 잘못된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줄 경우, VAR을 통해 판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을 도입했다.
외신은 대부분 엠볼로가 어이없는 행동으로 팀에 피해를 끼쳤다는 반응이다. 갑자기 수적 열세에 놓인 스위스는 연장후반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대3으로 패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엠볼로가 "창피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적었고, 독일 '빌트'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퇴장이다. 상대 선수와 아무런 접촉 없이 넘어졌다"라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신문 '크로넨 차이퉁'은 "엠볼로는 파라데스의 다리에 고의로 접촉한 후 점프(다이빙)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라고 밝혔다.
팔은 안으로 굽었다. 스위스 선수단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인터밀란)는 "오늘은 모든 게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오늘처럼 일방적인 경기는 처음이다. 아르헨티나의 다이빙 반칙은 하나도 선언되지 않았고, 90분 동안 옐로카드도 한 장도 받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위스 주장 그라니트 자카(선덜랜드)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는 결정이었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심판이 달리 어떻게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판정을 해서는 안 됐다"라고 말했다.
엠볼로는 퇴장 판정 직후 왈칵 눈물을 쏟았다. 무라트 야킨 스위스 대표팀 감독은 "엠볼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해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두 대회 연속 4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16일 잉글랜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 경기 승자는 프랑스 혹은 스페인과 결승에서 만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