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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역시 '갓혜수'였다.
정육점 사장 부부는 나주에 왔던 때를 회상하며 "공주에서 살다가 야반도주 하듯이 이곳에 왔다. 회사에서 대리였는데 직원들의 불만사항을 듣고 개선해주려 회사에 얘기했다가 혼자 잘렸다. 아무 것도 없이 돈 30만원 가지고 친언니가 살던 나주로 내려왔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이 고생이 많았다. 가장으로서 식구들을 건사하려 새벽부터 일어나 일하고 알바했다. 도축장 칼날에 손이 다쳐서 손가락도 안 펴진다.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육점 사장 부부가 정육점을 시작한 계기도 공개됐다. 마트 사장에게 제안을 받았던 것. 쌀이 떨어질 정도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나주에서의 삶을 다시 시작했다. 아내는 "그때 다시는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주위 분들이 없었다면, 여기서 버티고 살 수 있었을까 싶다. 27년이라는 세월을. 그분들 덕에 꿈이 현실이 됐다"고 할 정도. 마트 사장 사모에 대해 "아들 친구 엄마인데, '누구 엄마'가 아니라 '언니'다. 친언니처럼 너무 잘 해주신다"고 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혜수는 영업을 마친 뒤 저녁식사 시간, 차태현과 조인성, 한효주 등과 함께 따뜻한 대화를 나누기도. 조인성은 김혜수와 함께 작품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선배님과의 첫 촬영 당시 너무 떨렸다. 터질 것 같았다. 첫 촬영부터 어려운 신이었는데, 선배님이 '자기야 좋다'고 하셨다. 그 한 마디에 힘이 났다"고 했다. 김혜수는 "남자 배우에게 그런 느낌 처음 받았다. 인성 씨의 눈이 진짜 강렬한데 깨끗하더라. 연기를 하는데 소름이 끼쳤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한효주도 김혜수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고, 김혜수는 이에 "실제 나보다도 사람들이 나를 더 좋은 사람, 좋은 어른으로 본다. 그런데 나는 어른도 아니고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 더 훈훈함을 자아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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