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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애정이든 애증이든 관심有 감사"…'종이의 집' 김윤진, 원조 '월클'의 독보적 존재감(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6-28 09:39 | 최종수정 2022-06-28 11:4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 있기 전 'K-콘텐츠' 'K-배우'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린 진정한 '월드 스타' 김윤진(49). 녹록하지 않았던 할리우드의 철옹성을 12년 전 허물로 한국 배우로서 최초의 금자탑을 세운 원조 월드 스타의 품격은 '종이의 집'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 류용재 극본, 김홍선 연출)에서 대한민국 경기경찰청 소속 위기협상 팀장 선우진 경감 역을 맡은 김윤진이 28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종이의 집'을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을 향한 열정과 애정을 전했다.

'종이의 집'은 전 세계적인 사랑과 지지 속에 지난 2021년 12월 파트5로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의 동명 원작을 한국 버전으로 재해석에 만든 작품이다. 한반도를 배경으로 통일을 앞두고 남북한의 강도와 인질들이 뒤엉킨 이야기로 원작과 차별화를 보이며 전 세계에 공개됐다.

특히 '종이의 집'은 미드 '로스트' '미스트리스' 등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원조 '월드 스타' 김윤진의 출연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냉철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협상가 선우진으로 변신, 최고의 협상 전문가다운 면모를 살리기 위해 많은 정보를 담은 대사의 전달에 특히 공을 들였다. 또한 머리카락이 떨어지면 중요한 협상에서 방해가 된다는 전문 협상가의 인터뷰를 참고해 교수와의 통화 전 고무줄로 머리를 질끈 묶는 행동으로 사실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원작의 라켈 무리요(이치아르 이투뇨) 경감이 펜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는 버릇을 오마주 하는 디테일을 보이기도 했다. 누구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이끌어 가면서도 현장 밖에서는 딸과 엄마 그리고 여자로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보이며 '명품 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김윤진의 활약 덕분일까. 지난 24일 공개된 한국판 '종이의 집'은 28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오늘 한국의 톱 10 시리즈 1위는 물론 전 세계 통합 3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종이의 집'으로 컴백한 김윤진은 "처음 원작 '종이의 집' 시리즈를 봤을 때 LA에 거주 중이었다. 주변에서 원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1~2편만 봐야 겠다 했는데 너무 몰입해서 시즌1~2까지 사흘 만에 다 봤던 기억이 있다. 당시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는데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시리즈라서 나머지 시즌은 참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판 이야기를 들었다"며 "처음 '종이의 집' 한국판 대본을 받았을 때 '이건 너무 빠르지 않나?'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등의 생각이 있었다. 또 유지태와는 현장에서 '잘해봤자 본전' '피할 수 없는 숙명' 등의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마치 양날의 검을 맨손으로 잡은 기분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쉽지 않았던 '종이의 집' 리메이크. 그럼에도 김윤진이 마음을 굳힌 이유는 바로 '원작의 힘'이었다. 김윤진은 "원작의 팬으로서 원작의 힘을 믿었다. 류용재 작가가 쓴 대본도 마음에 들었고 김홍선 감독의 전작을 재미있게 봐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또 넷플릭스 플랫폼도 관심이 있었다. 12년 전 과거의 작품 중 '로스트'라는 드라마가 전 세계 100개국에 방영됐는데 그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고 있다. 현재 'K-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을 때 한국어와 한국 스태프들과 함께한 작품으로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난다는 게 너무 의미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금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각광받는 부분에서 너무 기쁘다. OTT 플랫폼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대에 '로스트'라는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당시만 해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한국어로 작품을 찍어 OTT 플랫폼을 통해 우리 작품이 소개된다는 것 자체를 당시에는 상상 못했다. 2004년도에 '로스트'에 캐스팅됐을 당시였다. 채널 ABC의 관계자가 내게 '미국 드라마에서 주요 인물 중에 아시아 배우를 2명 캐스팅한 것은 최초다'고 말하더라. 그 당시에는 정말 많이 놀랐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빠르게 K-콘텐츠가 성장할 것이라곤 꿈에도 못 꿨다. 정말 자랑스럽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이런 기회가 온 것도 너무 기쁘다"고 곱씹었다.


무엇보다 "K-콘텐츠 열풍이 계속 지속돼 좋은 감독, 배우, 작가들이 전 세계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로스트' 당시 언론에서 격려해 주는 차원에서 내게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그때는 몸 둘 바를 몰랐다. 너무 큰 기대에 등에서 땀이 나고 불편하기도 했다. 이제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수식어가 내게 격려해준 것이란 걸 알게 됐다. 이후 진정한 '월드 스타'가 되려고 노력했다. 아직 '월드 스타'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우리 드라마, 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작품 안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격려해준 만큼 끝까지 달려가려고 한다. '종이의 집'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Money Heist Korea: JEA Kim Yunjin as Seon Woojin in episode 1 of Money Heist Korea: JEA. Cr. Jung Jaegu/Netflix ⓒ 2021
'종이의 집'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 김윤진은 "내가 맡은 역할은 사건을 주도하는 사람도 아니고 또 복잡한 서사를 가진 여성이지 않나? 그동안 작품에서 이런 캐릭터를 그린 작품을 잘 못 본 것 같다. 원하는 방향대로 잘 그려졌다. 다만 아무래도 원작 시즌1~2 장점을 파트1으로 뽑아내야 해서 캐릭터의 설명이 많이 삭제됐다. 그런 부분은 아쉽지만 대신 속도감이 생겼다. 여러 가지 일상적인 모습도 복잡다난한 캐릭터다. 여성으로서 남성 세계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흔히 이런 캐릭터는 강하게 보이고 싶고 조금 더 남성적인 부분을 추가하려는 부분이 있는데 나는 뻔한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침착하고 섬세한 부분을 살리고 싶었다. 유지태만큼 설명적인 대사가 많았는데 스피디하게 템포 있게 설명해야지만 본부 신이 다이나믹하게 보일 것 같았다. 그런 부분을 신경 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종이의 집'을 향한 호불호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김윤진은 "넷플릭스 작품은 이번에 처음 도전하게 됐다. 이렇게 빨리 순위권에 올라온 게 처음이라 감사하다. 큰 순위라고 들었다. 이 열기가 계속 이어져 '종이의 집'을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사실 나는 작품이 공개되기 전 먼저 작품을 봤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는데 물론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보였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한국판 '종이의 집'의 호불호를 예상했다는 김윤진은 "리메이크에 대한 아쉬움은 100% 예상했다. 나 역시 원작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러한 반응은 '분명히 나올 것이다'라며 예상했다. 그리고 실제로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의 반응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시즌1과 시즌2를 압축해서 12부로 표현해야 했다. 캐릭터의 감정이 쌓여가는 부분에서 섬세하게 못 보여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2022년에 맞는 호흡으로 보여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 세계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 한국적인 매력을 어떻게 보일지, 또 어떻게 신선하게 보일지에 중점을 뒀다. 실제로 동남아 지역에서는 원작을 많이 못 봤다고 들었다. '한국 리메이크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달하면 큰 공감을 가지지 않을까?'란 기대도 있었다.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서 최선을 다했는데 관심을 못 받으면 허무하고 아쉽다. 애정이든 애증이든 배우로서 모든 평가가 감사하고 뜨거운 열기가 계속 이어가서 파트2에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스페인 시리즈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박명훈, 김성오, 김지훈, 장윤주, 이주빈, 이현우, 김지훈, 이규호 등이 출연했다. 지난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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