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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보상 심리로 부부 관계 요구하는 남편에 "상당히 폭력적" ('결혼지옥')[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2-12-13 00:2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돈 문제부터 부부 관계까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역대급 문제의 부부가 등장했다.

1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지금까지 '결혼 지옥'에서 공개됐던 모든 부부의 갈등을 안고 있는 종합문제세트의 완결판 '저울 부부'가 출연했다.

직장에서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나 1년 반의 연애를 하던 도중 2세를 갖게 돼 결혼한 두 사람. 현재 결혼 7년 차인 부부는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부터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음을 밝혔다.

아내는 "결혼한 걸 후회한다. 혼자 벽에다 대고 말하는 느낌이다. 그다음부터는 대화를 안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소통 불가와 대화 단절 외에도 독박 육아, 산후 우울증 등의 문제를 겪고 있음을 밝혔다.

남편의 가장 큰 불만은 돈 문제였다. 아내가 카드를 긁은 게 문자로 날아오면 화가 난다고. 현재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달 대행 일을 하고 있다는 남편은 "난 삼각김밥도 아까워서 못 먹는데 (아내는) 전날 술 먹었다고 1만 2천 원짜리 짬뽕 먹고, 살 뺀다고 샐러드 집 가서 7~8천 원을 쓰는데 그건 아니지 않냐"며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불쌍한 척한다"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부부의 또 다른 문제는 부부 관계였다. 남편은 "부부면 (관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부부 관계 안 해주는 거? 이해는 된다. 그럼 자기도 희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불공평하다. 난 공평한 게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내는 부부 관계에 대해 "너무 싫다. 진짜 짜증 난다"고 말했다.


이어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내는 육아 휴직하고 현재 속눈썹 미용숍을 운영 중이었다. 그러나 오픈 5개월 차라 손님이 많이 없어 연습하는 시간이 대부분인데다가 남편이 가게 운영까지 지원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월급 대신 매달 30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 희망 휴직을 선택해서 배달 대행 일을 했다. 남편은 지원금과 배달 수익을 합치면 월급보다 더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희망 휴직을 신청했지만,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배달 업계가 안 좋아져 오히려 전보다 수입이 줄어든 상황이었다.

남편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일하다가 집에 들어와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 순간 아내의 점심 식사 카드 결제 내역에 휴대폰으로 전송됐고, 남편은 바로 전화를 걸어 "비싼 거 먹어서 좋겠다"며 비아냥거렸다.


남편은 "나는 커피 하나 사 먹기도 부담스러워서 집에서 물 떠서 나가는데 자꾸 카드 결제 알림이 울리면 화가 난다. 나만 아끼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억울해했다.

돈으로 인한 갈등은 계속됐다. 남편은 저녁을 먹기 위해 집에 들어왔지만, 아내와 두 딸은 이미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한 상태였다. 이를 본 남편은 "돈도 없는데 집밥 좀 먹지"라며 잔소리를 했고, 아내는 "맨날 쓰는 것도 아니고 가끔 먹는 거다"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남편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다시 야간 배달을 했고,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웠다. 이후 남편은 돈을 빌려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털어놓으며 미안함을 전했다.

돈 문제로 갈등을 빚는 부부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돈은 가장 표면에 드러난 문제이고, 돈의 밑면에는 다른 의미들이 있는 거 같다. 남편의 마음에 굳건하게 깔린 감정은 억울함이다"라고 분석했고, 남편도 인정했다.


한편 부부 관계 때문에 갈등을 겪는 모습도 공개됐다. 남편은 돈 문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아내에게 "(바라는 거) 들어줘도 안 해주잖아. 당신도 나한테 바라는 게 없어야 한다. 나한테 (돈) 안 바라면 나도 (부부관계) 안 바란다"고 말했다. 잦은 싸움 때문에 아내와 부부 상담을 받았고, 이후 서로 부부 관계를 주 2회 하기로 합의를 봤다는 남편.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내가 싫어서 안 한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돈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에는 부부 관계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대화 패턴을 이어갔다. 이에 아내는 "무슨 대화마다 기승전돈, 기승전부부관계다. 대화의 끝은 그 두 가지다"라며 "대화했을 때 끝맺음 없이 기분 상해있는 상태인데도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남편은 오랜만에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한 외출에서도 갑작스럽게 숙박업소 대실을 요구해 아내를 황당하게 했다.

그날 저녁 아내는 지인과 술자리를 갖고 밤늦게 귀가했다. 이에 남편은 "네가 오늘 쓴 돈을 벌려면 몇 시간 동안 일해야 되는 줄 아냐"며 돈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는 "간만에 돈 써서 화났냐"며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남편은 "안 해줘서 화났다. 나가서 밥도 먹고 했으면..."이라며 다시 부부 관계를 언급했다. 그러자 아내는 "나가서 밥 먹었으면 부부 관계 해줘야 하는구나?"라며 불쾌해했다.

아내는 "뭘 해줬으니까 부부 관계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대가성으로 말하니까 내가 몸 파는 여자인가 싶다. 내가 뭘 해줘야지만 뭘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내가 싫어서 부부 관계를 안 한다는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난 보상 심리가 있다"며 보상 심리로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는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두 분은 '결혼지옥' 시작하고 만나 뵌 부부 중에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 두 분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많이 다투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다투는 내용 중에는 아이들에 대한 의논이나 걱정은 없다"며 "전부 돈 얘기 아니면 부부 관계 얘기만 했다. 그것만 갖고 싸우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안 나와서 걱정스럽다. 깜짝 놀랐다. 외람되지만 철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보상 심리로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는 남편에게 "부부 관계를 요구하는 거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근데 그걸 요구할 때 마치 보상 받듯이 하는 건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상당히 폭력적인 방식이다. 정말 그만 해야 된다. 당장 중단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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