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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돈 문제→부부 관계로 번진 갈등..남편 보상심리에 "상당히 폭력적" ('결혼지옥')[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2-12-13 01:35 | 최종수정 2022-12-13 07:1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부부 관계를 보상 받듯이 하는 건 상당히 폭력적인 방식."

1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지금까지 '결혼 지옥'에서 공개됐던 모든 부부의 갈등을 안고 있는 종합문제세트의 완결판 '저울 부부'가 등장했다.

직장에서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나 1년 반의 연애를 하던 도중 2세를 갖게 돼 결혼한 두 사람. 현재 결혼 7년 차인 부부는 돈 문제와 부부 관계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음을 털어놨다.

아내는 현재 육아 휴직하고 속눈썹 미용숍을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오픈 5개월 차라 손님이 많이 없었고, 이에 남편이 가게 운영까지 지원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월급 대신 매달 30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 희망 휴직을 선택해서 배달 대행 일을 했다. 남편은 지원금과 배달 수익을 합치면 월급보다 더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희망 휴직을 신청했지만,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배달 업계가 안 좋아져 오히려 전보다 수입이 줄었다고 밝혔다.

남편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일하다가 집에 들어와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 순간 아내의 점심 식사 카드 결제 내역이 휴대폰으로 전송됐고, 남편은 바로 전화를 걸어 "비싼 거 먹어서 좋겠다"며 비아냥거렸다. 남편은 "나는 커피 하나 사 먹기도 부담스러워서 집에서 물 떠서 나가는데 자꾸 카드 결제 알림이 울리면 화가 난다. 나만 아끼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억울해했다.

돈으로 인한 갈등은 계속됐다. 남편은 저녁을 먹기 위해 집에 들어왔지만, 아내와 두 딸은 이미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한 상태였다. 이를 본 남편은 "돈도 없는데 집밥 좀 먹지"라며 잔소리를 했고, 아내는 "맨날 쓰는 것도 아니고 가끔 먹는 거다"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남편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다시 야간 배달을 했고,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웠다. 이후 남편은 돈을 빌려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털어놓으며 미안함을 전했다.


부부 관계 때문에 갈등을 겪는 모습도 공개됐다. 남편은 돈 문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아내에게 "(바라는 거) 들어줘도 안 해주잖아. 당신도 나한테 바라는 게 없어야 한다. 나한테 (돈) 안 바라면 나도 (부부관계) 안 바란다"고 말했다. 잦은 싸움 때문에 아내와 부부 상담을 받았고, 이후 서로 부부 관계를 주 2회 하기로 합의를 봤다는 남편.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내가 싫어서 안 한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돈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에는 부부 관계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대화 패턴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이에 아내는 "무슨 대화마다 기승전돈, 기승전부부관계다. 대화의 끝은 그 두 가지다"라며 "대화했을 때 끝맺음 없이 기분 상해있는 상태인데도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오은영 박사는 "두 분은 '결혼 지옥' 시작하고 만나 뵌 부부 중에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 두 분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많이 다투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다투는 내용 중에는 아이들에 대한 의논이나 걱정은 없다"며 "전부 돈 얘기 아니면 부부 관계 얘기만 했다. 그것만 갖고 싸우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안 나와서 걱정스럽다. 깜짝 놀랐다. 외람되지만 철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남편은 아내가 지인과 술자리를 갖고 밤늦게 귀가하자 "네가 오늘 쓴 돈을 벌려면 몇 시간 동안 일해야 되는 줄 아냐"며 돈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는 "간만에 돈 써서 화났냐"며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남편은 "안 해줘서 화났다. 나가서 밥도 먹고 했으면..."이라며 다시 부부 관계를 언급했다. 그러자 아내는 "나가서 밥 먹었으면 부부 관계 해줘야 하는구나?"라며 불쾌해했다.

아내는 "뭘 해줬으니까 부부 관계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대가성으로 말하니까 내가 몸 파는 여자인가 싶다. 내가 뭘 해줘야지만 뭘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내가 싫어서 부부 관계를 안 한다는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난 보상 심리가 있다"며 보상 심리로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는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말다툼을 벌이던 중 아내는 임신했을 당시 남편이 서운하게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린 나이에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혼란스러웠던 아내는 산후우울증까지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그러나 남편은 "그거 때문에 지금까지 날 이렇게 대한다는 거냐"며 "나도 모르지 않냐. 계속 내 탓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더 큰소리를 쳤다. 또한 영혼 없는 사과로 아내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아내는 남편과 멀어진 계기에 대해 "임신 사실 알게 된 후 남편에게 전화해서 '어떡하지?'라고 물어봤다. 전부터 남편이 '결혼하고 싶다'고 얘기해서 당연히 '결혼하자'는 얘기가 바로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거기서부터 엇갈린 거 같다"며 "오히려 나한테 '어떡할 거야?'라고 물어봤다. 회피하는 거 같이 느껴졌다.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닫은 거 같다"며 울먹였다.

또한 아내는 출산 후 신체 변화를 겪으며 힘든 와중에 남편의 장난스러운 스킨십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아내가 스킨십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이유가 공개됐는데 어린 시절 성추행을 당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픈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아내는 "가끔 (남편이) 술 먹고 집에 들어왔을 때 억지로 (부부관계를) 하려고 하면 약간 강간당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남편의 행동에 상처받았음을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내 분은 예전의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유사한 자극이 조금만 들어와도 상처가 건드려지는 거다. 아내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부부 관계를 요구하는 거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근데 그걸 요구할 때 마치 보상 받듯이 하는 건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상당히 폭력적인 방식이다. 정말 그만 해야 된다. 당장 중단해야 된다"며 보상 심리로 부부 관계를 요구하는 남편의 태도를 지적했다. 또 아내에게는 "부부 관계를 거부할 때는 배우자가 명확하게 이유를 알고, 그 고정에서 무조건 거절당하는 사람으로서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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