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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설 연휴를 앞둔 극장가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무려 36일 만에 한국 영화가 흥행 깃발을 꽃으며 체면을 세운 것. 1000만 고지를 눈 앞에 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한국 영화의 기세에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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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피랍 사건으로 기록된 2007년 7월 발생한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를 영화화했다. 정부가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아프가니스탄에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이유로 현지에 입국했다가 탈레반에 인질로 붙잡힌 사건으로, '교섭'은 교인들이 탈레반에 피랍된 사건보다 대한민국 국민인 이들을 구하기 위한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 사활을 건 사람들의 악전고투를 다뤘다.
비단 '교섭'뿐만이 아니다. 정상을 꿰찬 '교섭'과 쌍끌이 흥행에 나선 '유령'도 만만치 않다. '유령'은 항일단체 흑색단이 도처에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을 색출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 첩보로 시작해 밀실 추리극, 그리고 스파이 액션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장르의 변주를 세련되게 그려낸 '유령'은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믿고 보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설 극장을 정조준했다. '유령'만의 색과 스타일이 담긴 감각적인 미장센과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의 절경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며 설 연휴까지 흥행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