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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제너레이션' 제작진 "홈마는 이제 마이너 영역, 긍정적 덕질 추구"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3-01-31 12:09


'케이팝 제너레이션' 기획 총괄 프로듀서 정형진, 책임 프로듀서 임홍재, 연출 김선형, 이예지,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 차우진(왼쪽부터). 사진 제공=티빙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티빙 '케이팝 제너레이션'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 차우진 평론가, 임홍재 책임 프로듀서가 K팝 팬덤을 짚었다.

차우진 평론가와 임홍재 책임 프로듀서는 31일 '케이팝 제너레이션' 화상 인터뷰에서 "홈마는 마이너한 영역으로 사라졌다"라며 "K팝은 긍정적인 덕질을 추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매 회차별 다른 주제로 케이팝의 모든 것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다. 특히 첫 화에서 K팝 팬덤을 다뤄 눈길을 끈 바다. 직접 팬들이 나와, 자신들이 느끼는 K팝 문화와 현상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비연예인인 팬들 섭외에 대해 난항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임 프로듀서는 "팬들은 팬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방식에서 산업 내에서 그분들 위상을 높이는 분들을 고려했다. 과거에는 수동적으로 머물렀다면 오늘날에는 제2의, 제3의 크리에이터로 변화해서 그 과정을 주목하고자 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잘 촬영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팬들을 카메라 앞으로 불러내서 어떠어떠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카메라 앞에 모시고 단순히 대상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K팝 문화 안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위상과 위치, 그들이 어떤 역할로 자리를 수양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가장 어려웠고 섬세하게 준비했던 과정이다. 얼굴을 가리고 나오는 것이 생경할 수 있지만, 팬들이 자기 스스로가 드러나기 보다는 애정을 가진 결과물에 집중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것이 반영됐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덕질'을 DuckZill이라는 특이한 방식으로 영문을 표기했다. 임 프로듀서는 "고유명사화된 표현을 영문으로 일부러 표기했다. 해외 팬들 같은 경우는 연령이 중요하지 않은데 '막내를 맡은 누구다'라고 했을 때 막내라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진다. 덕질도 고유명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K팝을 소비하는 것이 콘텐츠가 단순히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즐기고 팬덤 문화가 같이 알려지는 문화가 있다. 국내 생일카페 문화가 해외에서도 나오고, 포토카드 교환도 해외에서 트레이딩 카드 문화가 있더라. 단순히 K팝이라는 것이 아티스트나 이벤트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보고 실제로 실감하고 있다. 이런 변화들을 담고자 하는 맥락이 덕질이라는 의미 속에 담겼다"고 풀이했다.

국내팬과 해외팬 차이도 짚었다. 임 프로듀서는 "해외 팬들은 K팝 이라는 문화 자체를 좋아한다. 포괄적 개념으로 좋아하는 것 같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소비하고 향유하는 방식은 거의 비슷한 맥락으로 즐긴다"고 봤다.

팬들이 2차 크리에이터로 재생산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조명해 인상적인 가운데, 2차 크리에이터 역할 중에서 특히 아티스트 사진이나 직캠을 찍는 '홈마(홈마스터)'가 팬덤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이면에는 초상권 문제나 나아가 아티스트 사생활 침해, 파괴된 공연 및 공항 질서 등이 문제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차 평론가는 "홈마라는 역할이 지금은 거의 없어진 상태다. 그 당시에 있었던 팬덤 문화와 10년 지난 팬덤 문화가 바뀐 상태다.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K팝 산업에서 미국 산업에서 비교했을 때, 팬덤 역할을 기획사도 적절하게 수용하는 것 같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기 보다는, 산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임 프로듀서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든 현상에서 문제적인 것은 있다. K팝 팬덤은 큰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고, 홈마가 만드는 콘텐츠는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덕질을 추구하고 있다. 저런 문제들은 마이너한 영역들로 사라지고 있다" 고 거들었다.

이어 차 평론가는 "홈마들이 생산하는 것들이 고퀄리티 콘테츠기도 했다. 그걸 부인할 수는 없다. 그 당시 기획사들이 제공하는 것이 제한적이었다. 그걸 가지고 팬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어서 문제가 된 것 같다. 지금 관점에서 미디어 환경이 아티스트가 팬들에게 보여지는 콘텐츠 양이 많아졌고 실시간으로 소통되는 방식으로 바껴지면서 자연스럽게 도태됐다. 지난 10년 K팝이 어떤 과정으로 살펴보는 키워드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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