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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개런티 깎으며 출연한 유연석X차태현"…김주환 감독, 초심 찾게 한 '멍뭉이'(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2-16 09:54 | 최종수정 2023-02-16 16:00


[SC인터뷰] "개런티 깎으며 출연한 유연석X차태현"…김주환 감독, 초심…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가장 힘들 때 가장 위로가 되어준 소중한 가족에게 바치는 헌정이다. 김주환(42) 감독이 극악의 난이도로 불리는 천방지축 '멍뭉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든 이유다.

휴먼 코미디 영화 '멍뭉이'(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 제작)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 그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멍뭉이'의 연출 과정부터 '사자'(19)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소회를 밝혔다.

'멍뭉이'는 견주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동생과 인생 자체가 위기인 형이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청년경찰'(17)을 통해 56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김주환 감독이 실제 반려견과 이별을 경험한 뒤 느낀 이별과 슬픔, 고민을 고스란히 녹여 만든 작품이다.


[SC인터뷰] "개런티 깎으며 출연한 유연석X차태현"…김주환 감독, 초심…
김주환 감독은 "2018년 언저리에 '멍뭉이' 시나리오를 썼던 것 같다. 사실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루니라는 이름은 내가 오랫동안 키운 반려견 이름이기도 하다. 2018년 루니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루니는 내가 힘들 때 계속 옆에 있어 준 강아지였다. '청년경찰' 시나리오를 쓸 때 3~4년간 정말 많이 힘들었다. 당시에 부모님은 방에 틀어박혀 시나리오만 쓰는 나를 보며 걱정이 컸고 스스로도 불안감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그때마다 내 곁에 있어 주고 큰 힘이 됐던 것은 루니였다. 그랬던 루니가 떠나고 죽을 당시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컸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다"고 곱씹었다.


[SC인터뷰] "개런티 깎으며 출연한 유연석X차태현"…김주환 감독, 초심…
쉽지 않은 이야기가 세상으로 공개되기까지 함께한 배우 유연석과 차태현에 고마운 마음도 컸다. 김주환 감독은 "'멍뭉이'는 30억원의 순제작비가 들어간 저예산 영화다. 상업적인 문법의 영화가 아니라 예산을 최대한 낮춰야 했다. 다행히 투자가 됐고 좋은 배우들이 참여하게 됐다. 배우들이 개런티를 많이 깎으면서 출연을 결정했다. 상업적인 MSG가 첨가된 영화들과 다르다. 연출을 비롯해 배우, 스태프가 모두 좋은 마음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마음으로 끌고 가는 영화가 나온 이유는 바로 이들의 진심 때문이다. 특히 차태현은 현장이 풍요롭지 않았는데 본인이 사비를 털어 스태프들 밥도 많이 사주면서 응원을 많이 보내줬다. 차태현의 모습은 그냥 딱 진국이었다"고 덧붙였다.

진정성 하나로 만든 영화지만 그래도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로 맛본 달콤한 흥행의 맛 이후 '사자'로 뼈아픈 흥행 실패 성적표를 받게 된바. 당시 한국판 오컬트 장르로 많은 기대를 받은 '사자'는 2019년 7월 여름 텐트폴 기대작으로 등판했지만 관객의 호불호로 누적 관객수 160만명에 그치며 김주환 감독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이와 관련해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의 상업적 성과와 '사자'의 상업적인 성과의 격차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본질에 충실하는 감독으로 마음을 바꾸게 해준 계기가 됐다. 보통 흥행작을 만든 감독은 '이번에는 어느 정도 큰 규모의 영화를 만들어야지' '어떻게 만들어야 투자가 되는 영화가 될까' '100억짜리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젊은 배우가 누가 있지?' 등을 먼저 생각하고 계산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을 다 내려놓고 본질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소신을 전했다.

그는 "'사자'의 경우는 레퍼런스가 확실했던 영화였다. 할리우드의 '콘스탄틴' 시리즈가 '사자'의 모델이었다. 실제로 '콘스탄틴'을 연출한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도 직접 만났는데 나중에는 '사자'의 레퍼런스는 '콘스탄틴'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콘스탄틴'은 멋있게 만들 수 있는 자본과 미장센이 있는데 '사자'는 그만큼 예산이 크지 않았다. 부족한 예산으로 얻지 못한 미장센을 무서운 걸로만 채우고 자극으로만 채워야 했으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다른 지점이 생기더라. 사실 '멍뭉이'를 촬영한 뒤에 다음 영화가 있을까 싶어 걱정도 했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SC인터뷰] "개런티 깎으며 출연한 유연석X차태현"…김주환 감독, 초심…

'멍뭉이'는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키다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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