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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조승우의 남다른 과거사의 베일이 드디어 한 겹 벗겨졌다.
승소로 마무리돼 기분이 좋을 법도 하나 신성한은 괜히 울적하고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런 감정은 다행히 징글징글(?) 한 친구들 덕에 길게 이어지지 않았지만 심란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케 했다.
신성한을 달래주기 위해 친구들이 뭉친 날, 술에 잔뜩 취한 장형근(김성균 분)과 신성한의 대화의 화두는 사무실 안에 걸린 포도송이 그림으로 이어졌다. 장형근은 "포도송이를 다 채우면 한 판 뜰 거냐"라고 물었고 신성한은 "죽일 거야"라고 답하며 평소 여유로운 태도와는 다르게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 자식 때문에 우리 주화랑 기영이..."라며 분노를 터트리기도 해 주화랑 기영이란 자는 누구이며 포도송이 그림은 무엇을 위해 세운 목표인지, 어떤 뼈아픈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 호기심을 일게 했다.
친구와 헤어진 후 집으로 향하던 신성한에게는 더욱 무겁고 쓸쓸한 고독감이 느껴졌다. 터벅터벅 걷던 발을 멈추게 한 것은 길가에 세워진 버스킹 피아노 한 대, 마치 헛헛한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려는 듯 서 있는 피아노를 그는 한참이나 바라봤다.
신성한은 술기운에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하나하나 두드려 보고 이내 두 손을 올려 초절정 연주에 빠져들었다. 피아노를 집어삼킬 듯 쇼팽의 '추격'을 연주하는 장면에선 카타르시스가 뿜어져 나왔다. 클라이맥스로 향한 연주는 정점을 찍은 뒤 화려하게 끝났고 허망함과 슬픈 빛이 감도는 그의 처연한 표정을 끝으로 2회가 막을 내렸다. 이에 여유로운 일상생활 뒤에 남모를 고독과 아픔이 존재하는 신성한의 개인사가 호기심을 짙게 만들며 다음 회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