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58년 중국 과학자들은 참새 한 마리가 매년 곡식 4.5㎏을 소비한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참새 100만 마리를 없애면 6만 인분의 식량을 얻을 수 있다고 중국 당국은 판단했다. 그해 마오쩌둥은 참새 소탕을 지시했고, 10억 마리를 박멸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다. 참새 개체수가 급감하자 곤충 개체수가 급증한 것이다. 메뚜기떼는 중국 들판을 이동하면서 대부분의 작물을 먹어 치웠다. 그 결과 대기근이 발생했다. 1959년부터 1961년까지 2천만~4천만명이 굶주려 죽었다.
세계적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 피렌체대 교수가 쓴 신간 '식물, 국가를 선언한다'(더숲)에 나오는 내용이다. 저자는 자연계에 서식하는 모든 종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으며 한 종의 몰락이나 번성은 먹이 사슬 변화를 초래해 다른 종의 변화를 촉발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자연공동체의 불가침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저자는 생긴 지 30만년밖에 되지 않은 호모 사피엔스가 수억 년의 역사를 지닌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무분별하게 자연을 해체하며 지구온난화 등 각종 재난을 일으키면서다. 특히 인간보다 수억 년이나 먼저 태어났고, 세계 생물의 중개인 역할을 하는 식물에 가하는 위해가 크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모두가 공생하기 위해선 모든 생명의 근간이 되는 식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면서 식물들의 생명을 지탱하기 위한 8가지 기둥으로 이뤄진 '권리 장전'을 소개한다.
권리 장전은 "지구는 생명체의 공동주택으로 모든 생물이 주권을 가진다", "자연공동체의 불가침권을 인정하고 보장한다", "깨끗한 물, 토양, 대기권을 보장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대체 불가능한 자원 소비 금지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범위 밖에 있다는 생각, 이 만연해 있는 생각이야말로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소비가 일으키는 재앙을 인식하면서 개별행동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극소수의 배를 불릴 목적으로 우리의 공동주택(지구)을 파괴하는 개발 모델에는 분노를 금치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희연 옮김.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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