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진집 '지혜의 숲으로'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1987년 네팔 히말라야를 여행하던 중 길섶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세 명의 아이는 홀로, 또 같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장면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들고 그 광경을 찍었다. 나중에 인화된 사진을 보고 기교를 부리지 않고 책이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를 기록하는 것도 출판인으로서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가 30년 넘게 책 사진을 찍고 있는 이유다.
김 대표가 1987년부터 2023년까지 찍은 책 사진을 엮은 '지혜의 숲으로'가 최근 출간됐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미국 등 9개 국가를 돌아보며 책의 아름다움을 기록한 사진 160여점과 글이 수록됐다.
김 대표는 28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진행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 사진을 통해 "책이 왜 존재하는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우리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같이 토론할 수 있는 주제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책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책을 소재로 한 사진집은 간간이 발간되는 편이다. 대부분은 사진작가들이 예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찍은 이른바 '예술사진'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접근을 달리했다. 사진전을 네 번이나 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의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책 본연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계를 잘 모른다. 정직하게 사진을 찍는 편이고, 좋은 책을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책 사진을 찍었다"며 "책은 아름다움(형식)과 콘텐츠(내용)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책과 문화에 대한 저자의 인식이 담겨있다. 세계 여러 서점을 다니며 "책의 존귀함, 서점의 역량을 새삼 각성"하기도 하고, 디지털 문화에 점점 주변으로 밀려나는 종이책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공자산' '정의' 도덕'을 일으켜 세우는 인프라로서의 서점, 그리고 그런 서점을 채우는 책의 가치에 대한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책은 생명입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도덕입니다. 민주적인 사회를 구현하는 정의입니다. 책이란 우리 삶을 아름답게 구현하는 진선미입니다."
한길사.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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