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은 13일 서울 강남구 써브라임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스스로 왜곡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글을 썼다"라며 "그간 검열을 거쳤는데 이제는 그대로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최근 안희연은 자신의 계정에 "더 사랑하고 더 믿고 싶어서 요즘 저는 거절을 연습하고 있다. 제 미숙하고 섬세하지 못할 거절의 시도들이 혹여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기도 하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라는 글귀를 남겨,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의미심장한 글귀로,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해당 글을 쓴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 것이다.
이에 대해 안희연은 최근에 자신이 깨달은 부분을 언급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안희연은 "제가 세상에 대해, 또 타인과 다른 인간에 대해 왜곡이 있더라. '내가 나를 드러내면 싫어할 거야'라는 왜곡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사실 나를 드러내지도 않아 놓고, 그걸 겁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거절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를 드러냄인 것 같다.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떻게 살고 있고, 이걸 사랑하고. 그런 것을 드러내면 반은 좋아해 주고, 그 반은 싫어할 수도 있겠지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과거의 자신에 대해 "그렇게 하지도 않고 '나를 싫어할 거야'햐고 믿지 못했던 거 같다. '있는 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야지'하고 왜곡으로 누군가를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 말을 쓴 것 같다. 직업적인 것 때문에 강화된 것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맞추는 게 편하다. 내가 어떻게 해야 될 지가 더 빨리 중요했던 사람인 것 같다. 사실 누가 나에게 바란 적도 없는데, 머릿속에서 타인이라는 존재를 왜곡하고 있더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고, 더 믿고 더 사랑하고 교류하고 싶어서 나를 드러내야겠다는 마음이다. 그랬을 때 가까이 있는 사람이 놀랄 수 있고 실망할 수도 있다. 미숙하고 센스있지 못 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 그래도 과정일 테니. 좀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첨언했다.
안희연. 사진 제공=써브라임
직업적인 특수성으로 인한 '왜곡'이었을까. 안희연은 "열일곱 살 때부터 연습생을 하고 쭉 지금까지 살았으니까 일찍 사회에 발을 뗀 거다. 그래서 생긴 왜곡인 것 같다. 그래서 강화된 왜곡이다. 그걸 이제 알았으니 그렇게 더이상 살고 싶지 않더라"면서도 "그래도 그러면서 좋은 능력이 생겼다.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이 됐다. 만들어진 제 모습이 만족스럽고 감사하고, 지난 시간들에 감사함이 크다. 그걸 함께 만들어준 좋은 사람들 속에 있었다"고 답했다.
자신의 고민이 모두가 겪은 문제라고도 봤다. "원래는 직업상 특수성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최근 직업이랑 나이를 안 밝히는 어떤 모임에 두 번 정도 갔었다. 거기서 느꼈던 것은 내가 한 고민들이 직업적인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나이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을 하는 구나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안희연은 당시 모임 상황을 회상하며 "저 사람은 현대차 다니는데 왜 나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 왜 가면을 쓰고 왜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느끼는 힘듦이 똑같이 다 있더라. 나중에 직업 공개가 되고, 저와 비슷한 직종에 있는 카메라맨밖에 없었다"며 웃었다.
당시의 상황이 큰 도움이 됐다는 안희연이다. 그는 "그러면서 큰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잘 살고 있구나, 지금 해야 하는 고민을 잘 하고 있구나라고 깨우쳤다.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게 중요해 졌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옛날에는 미래가 중요한 사람이었다. 어느 순간 아무리 계획하고 꿈꿔도 세상이 내 마음대로 절대 될 수 없구나라는 걸 알고, 미래가 중요하지 않게 됐다. 일년이 넘는 계획을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미래의 통제에 대한 니즈가 사라진 것 같다"고 밝혔다.
안희연. 사진 제공=써브라임
이날 인터뷰에 앞서서도, 자신을 드러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안희연은 "아침마다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하면 차분해지는데, 오늘은 안 차분해지더라. 인터뷰가 있어서 설레고 떨리더라. 원래는 이렇게 제 얘기를 쉽게 시원하게 하기 어려웠다. 너무 많은 검열을 거쳤었다. 이제는 바뀌었고, 내 존재를 검열 없이 그대로 드러내자는 마음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지'를 생각하지 말고, 그 후에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하는 첫 인터뷰다"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안희연은 지난 12일 마지막화를 공개한 디즈니+ '사랑이라 말해요'에서 전 연인인 동진(김영광)을 잊지 못한 채 계속해서 관계를 되돌리려 애쓰는 민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