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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막차 탄 이선균X주지훈 '탈출'까지"…韓영화 5편, 칸영화제行..박X봉 없어도 여전한 칸 총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4-25 10:32 | 최종수정 2023-04-25 10:48


[종합] "막차 탄 이선균X주지훈 '탈출'까지"…韓영화 5편, 칸영화제行…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 봉준호의 부재에 우려됐던 한국 영화의 칸영화제 진출이 우여곡절 끝에 자존심을 지켰다. 비록 경쟁 부문 진출은 실패했지만 5편의 크고 작은 영화들이 비경쟁부터 미드나잇 스크리닝까지 가득 채우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과시할 전망이다.

전 세계 최대 규모,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6회 칸국제영화제가 오는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12일간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개최된다. 올해 칸영화제는 지난 13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경쟁부문부터 비경쟁부문까지 1차 초청작을 발표했고 이후 추가 초청작을 발표하며 기대를 한껏 끌어 모았다.


[종합] "막차 탄 이선균X주지훈 '탈출'까지"…韓영화 5편, 칸영화제行…
먼저 1차 초청작 발표를 통해 칸영화제 진출 소식을 알린 한국 영화는 '거미집'(김지운 감독, 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과 '화란'(김창훈 감독, 사나이픽처스·하이스토리 제작)이다.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은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1970년대, 한국 영화가 방화로 불리고 서슬 퍼런 대본 검열을 통과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유신 시절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 풍자극으로 지난해 열린 칸영화제에서 한국 남자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의 신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거미집'은 전 세계가 인정한 '대배우' 송강호의 8번째 한국 배우 최다 칸영화제 진출이자 세 번째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김지운 감독의 만남으로 재회로 화제성을 보장했다. 두 사람은 '거미집'으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08) 이어 15년 만에 칸영화제 동반 레드카펫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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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5년 만에 '꿈의 무대'에 입성한 송중기의 제3의 전성기도 올해 칸영화제를 통해 빛을 볼 전망이다.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이름을 올린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이 조직의 중간 보스를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예 홍사빈이 주인공 소년으로 괴물같은 열연을 펼치며 활약했고 송중기가 노개런티 재능기부에 임해 제작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화란'을 통해 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연기 변신을 꾀한 송중기는 "영광스럽고 설레는 마음이다. '화란'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의 뜨겁고 순수한 열정이 모인 현장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치열하게 만든 작품을 세계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여기에 내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느낀 강렬함을 곧 관객들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더해져 기쁨이 배가 됐다. 영화인의 축제인 만큼 충분히 즐기고 오겠다"며 일치감치 칸영화제 참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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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의 1차 발표 이후 새롭게 라인업을 추가한 한국 영화들도 상당하다. 이미 충무로에서 웰메이드로 입소문을 얻고 있는 정유미, 이선균 주연 '잠'(유재선 감독, 루이스픽쳐스 제작)도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간판을 내걸게 된 것.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에게 악몽처럼 덮친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을 다룬 공포 영화로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며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부문으로, 전 세계 작품들 중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작품만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의미 있는 부문이다. '잠'의 유재선 감독은 첫 번째 장편 영화를 칸영화제에 소개, 그 해의 가장 촉망받는 신인감독에게 수여하는 황금카메라 상(Camera d'or)의 후보로 수상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또한 '잠'의 주연을 맡은 정유미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09, 감독 주간) '다른나라에서'(12, 경쟁 부문) '부산행'(16, 비경쟁 부문)에 이어 네 번째로,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14, 감독 주간)와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기생충'(19, 경쟁 부문)에 이어 세 번째 칸영화제 러브콜을 받아 눈길을 끈다.


[종합] "막차 탄 이선균X주지훈 '탈출'까지"…韓영화 5편, 칸영화제行…
악마의 재능으로 불리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역시 올해 칸영화제를 통해 근황을 전하게 됐다.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도 이름을 올렸다. '우리의 하루'는 두 아파트의 방에서 자연스럽게 삶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 연인이자 뮤즈, 제작실장을 겸하고 있는 김민희를 주축으로 기주봉, 송선미 등 이른바 '홍상수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종합] "막차 탄 이선균X주지훈 '탈출'까지"…韓영화 5편, 칸영화제行…
마지막으로 올해 칸영화제 막차를 탄 한국 영화도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바로 재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 김태곤 감독, 블라드스튜디오 제작)이 그 주인공.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한 '탈출'은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이 출연하고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탈출'이 장악할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느와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자정에 상영하는 칸영화제 인기 부문 중 하나다.

'탈출'은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1000만 영화 시리즈 '신과함께'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고, '족구왕' '범죄의 여왕' '소공녀' 등 기발한 독립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 광화문시네마의 대표이자 '굿바이 싱글'로 흥행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최고의 영광을 안은 이선균이 올해 '잠'에 이어 '탈출'까지 무려 두 편의 신작을 소개해 많은 화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에 두 편의 신작을 들고 칸영화제를 가게 된 이선균은 각기 다른 반전 매력으로 전 세계 씨네필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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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로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 역시 올해 칸영화제를 달굴 핫스타로 군림할 전망이다. 제니가 첫 연기 도전에 나선 HBO 오리지널 시리즈 '더 아이돌'(샘 레빈슨 감독)도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더 아이돌'은 떠오르는 팝 아이돌을 둘러싼 모든 관계들과 음악 산업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니를 비롯해 더 위켄드, 릴리 로즈 뎁, 트로이 시반 등 글로벌 톱 대세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칸영화제 참석을 조율 중인 제니가 쟁쟁한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레드카펫을 장식할지 관심이 쏠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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