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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 봉준호의 부재에 우려됐던 한국 영화의 칸영화제 진출이 우여곡절 끝에 자존심을 지켰다. 비록 경쟁 부문 진출은 실패했지만 5편의 크고 작은 영화들이 비경쟁부터 미드나잇 스크리닝까지 가득 채우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과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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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은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1970년대, 한국 영화가 방화로 불리고 서슬 퍼런 대본 검열을 통과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유신 시절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 풍자극으로 지난해 열린 칸영화제에서 한국 남자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의 신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거미집'은 전 세계가 인정한 '대배우' 송강호의 8번째 한국 배우 최다 칸영화제 진출이자 세 번째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김지운 감독의 만남으로 재회로 화제성을 보장했다. 두 사람은 '거미집'으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08) 이어 15년 만에 칸영화제 동반 레드카펫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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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을 통해 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연기 변신을 꾀한 송중기는 "영광스럽고 설레는 마음이다. '화란'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의 뜨겁고 순수한 열정이 모인 현장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치열하게 만든 작품을 세계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여기에 내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느낀 강렬함을 곧 관객들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더해져 기쁨이 배가 됐다. 영화인의 축제인 만큼 충분히 즐기고 오겠다"며 일치감치 칸영화제 참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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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잠'의 주연을 맡은 정유미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09, 감독 주간) '다른나라에서'(12, 경쟁 부문) '부산행'(16, 비경쟁 부문)에 이어 네 번째로,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14, 감독 주간)와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기생충'(19, 경쟁 부문)에 이어 세 번째 칸영화제 러브콜을 받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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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은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1000만 영화 시리즈 '신과함께'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고, '족구왕' '범죄의 여왕' '소공녀' 등 기발한 독립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 광화문시네마의 대표이자 '굿바이 싱글'로 흥행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최고의 영광을 안은 이선균이 올해 '잠'에 이어 '탈출'까지 무려 두 편의 신작을 소개해 많은 화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에 두 편의 신작을 들고 칸영화제를 가게 된 이선균은 각기 다른 반전 매력으로 전 세계 씨네필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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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