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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일본 현존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가로 등극한 신카이 마코토(50) 감독이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500만 한국 관객에게 마음을 담은 연서를 보냈다.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지난 3월에 이어 한 달만인 27일 오후 한국에 재방문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의 한국 흥행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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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영화가 일본에서 있었던 재해(동일본 대지진)를 그린 작품이라 아무래도 한국 관객이 즐겁게 볼지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너의 이름은.' 같은 경우는 혜성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상대적으로 좀 더 이해하기 쉬운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정말 흥행을 알 수 없었다. 일본 사회를 깊게 다룬 작품이라 한국 흥행 특히 불안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스즈메의 문단속'이 '너의 이름은.' 이상으로 한국 관객이 많이 봐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고 웃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솔직히 나 역시 그 부분이 굉장히 신기하고 궁금해 묻고 싶다. 한국의 젊은 관객이 왜 이 영화를 많이 봤는지 궁금하다"며 "나는 20년 정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데 2004년 이후 신작을 들고 꾸준히 한국을 찾아왔다. 그 사이에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좋았던 적도 있었고 정치적인 이유로 좋지 않았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매번 한국을 찾았고 관객과 교류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오랫동안 교류한 결과가 흥행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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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나 역시 요즘 빠진 K-POP 걸그룹이 있다. 최근에 아이브의 노래에 빠졌고 '아이엠'이라는 최신 신곡을 거의 매일 듣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브의 멤버 이름은 단 한 명도 알지 못한다. 아이브가 굉장히 예쁘고 아름답고 파워풀한 걸그룹이라는 건 알지만 여전히 멤버들의 이름은 모른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또 다른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꺾고 올해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어려운 이야기다. 처음 '스즈메의 문단속'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 기록을 꺾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물론 기뻤다. 일본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중국에서까지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계속 라이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먼저 개봉하고 '스즈메의 문단속'이 나중에 개봉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한 일이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덕분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관객에게 재미있게 느껴지게 됐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중국은 한국과 개봉 순서가 반대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먼저 개봉하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이후 개봉했다. 중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중국에서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쫓기는 상황이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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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