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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성악가 김동규가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덤덤하게 공개했다.
어머니는 대한민국 1세대 성악가 소프라노라는 어머니는 김동규의 선생님이기도 했다. 김동규는 "실제로 노래를 한다는 건 온몸을 다 써야 한다. 뭐가 하나라도 안되면 노래가 안된다. 그것처럼 사람의 음성이라는 건 건강의 척도다. 굉장히 중요한 거다"라며 신념을 드러냈다.
김동규는 "한국사람 최초로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 출연했다. 그 당시 이탈리아 6년제 국립음악원이 시험을 쳐서 학년을 배정 받는다. 입학시험을 봤는데 만점을 받아서 5학년에 배정이 됐다. 입학하자마자 졸업반이 돼서 졸업을 하게 됐다. 그 다음에 그냥 데뷔해버린 거니까. 저한테는 정말 짧은 거다"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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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결혼과 이혼을 했다는 김동규는 "이혼하고 바로 왔다. 얼마 안있어서 못살겠더라 혼자 거기서는. 돌아오게 된 계기가 이혼해서다. 가방 두 개만 들고 서양에서 왔을 때 얼마나 힘들었겠냐. 정말 최악의 컨디션, 최악의 상태로 한국에 혼자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거기서 어머니가 '밥 먹었냐?'라 하셨다. 저희 어머니가 국이랑 밥을 차려주셨는데 바지가 다 눈물로 젖었다. 남자가 눈물이 그렇게 많은줄 몰랐다. 그러면서 다시 칩거 생활에 들어갔다"라 회상했다.
이혼 후 힘든 시기에 만들어낸 최고의 사랑 노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지금까지도 결혼식 축가로 사랑받고 있었다. 김동규는 "그것도 참 재밌다. 이혼한 해에 그 곡이 나왔다. 정확히 봄에 이혼하고 그해 가을에 음반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곡을 김동규 선생님 목소리로 기악곡을 노래로 제작해보자'라 했다. 수백곡이 있는데 그중에 골랐다"라며 아이러니함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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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밖에 모르던 김동규도 시련을 겪었다. 지인에게 100억 원대의 사기를 당한 것. 김동규는 "많이 힘들었다. 왜냐하면 제가 어떤 지인의 유혹으로 사기를 당했는데 내 돈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남의 돈도 같이 있었다. 나를 믿고 투자를 한 거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평생 모은 내 돈만 다 잃어버려도 속이 상하는데 남의 돈도 같이 엮여 들어가서 제가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안좋은 유혹도 받았다. 약이나 수면제가 이런 거. 정말 싫더라. 그 생각만 하면 아주"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몸이 아닌 마음을 다쳤다는 김동규는 수양하는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 한시쓰기는 어느덧 가장 즐기는 취미가 됐다. 김동규는 "제 글씨는 100억짜리라 한다. 사람들 사고가 많이 나지 않냐. 살다가 너무 부딪히고 압박 받으면. 우리나라가 자살율도 높다. 저는 이해가 간다. 솟아날 구멍이 안보이고 더이상 살아봤자 아무 행복을 못느낄 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냐"라 공감했다.
그는 "그럴 때 돌파구는 꼭 있다. 바로 수양이다. 결국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마음을 다스림에 따라서 인간이 달라지니까"라 덤덤히 말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을 이겨내고 스스로 일어난 김동규는 잡념을 버리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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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공연장을 찾은 어머니는 아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로 직접 무대에 섰다. 마치 늘 무대에 섰던 것처럼 노래를 하는 어머니는 실력을 펼쳤다. 김동규는 "어머님 마지막날까지 제가 행복하게 편한 집에서 모실 거다. 지금이 제일 재밌다. 지금 하는 음악들이 제일 재밌고 행복하다. 드디어 보여드려서 너무 기쁘다. 목이 건강할 때까지는 계속할 거다. 얼마 안남았지만"이라며 유쾌하게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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