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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김동규 "104억 사기에 충격, '약의 유혹'도 받아…극단적 선택 이해해" ('특종세상')[SC리뷰]

최종수정 2023-05-19 06:50

성악가 김동규 "104억 사기에 충격, '약의 유혹'도 받아…극단적 선택…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성악가 김동규가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덤덤하게 공개했다.

18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성악가 김동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5월의 어느날 김동규의 집을 찾았다. 단잠에서 막 깨어난 김동규는 하루가 시작될 때면 가장 먼저 어머니와 인사한다고. 김동규는 "(어머니와) 둘이 사는 게 훨씬 좋은 걸 느꼈을때. 우리가 부부로 살든지 동거인으로 살지 않냐. 어머님이 이런 걸 해주시니까 생활이 부족한 게 없다. 자꾸 불효라고 한다. 다른 건 다 정답이 있는데 결혼 문제는 정답이 뭔지 모르겠다"라며 어머니와 함께 산지 20년이 넘었다 했다.

어머니는 대한민국 1세대 성악가 소프라노라는 어머니는 김동규의 선생님이기도 했다. 김동규는 "실제로 노래를 한다는 건 온몸을 다 써야 한다. 뭐가 하나라도 안되면 노래가 안된다. 그것처럼 사람의 음성이라는 건 건강의 척도다. 굉장히 중요한 거다"라며 신념을 드러냈다.

김동규는 "한국사람 최초로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 출연했다. 그 당시 이탈리아 6년제 국립음악원이 시험을 쳐서 학년을 배정 받는다. 입학시험을 봤는데 만점을 받아서 5학년에 배정이 됐다. 입학하자마자 졸업반이 돼서 졸업을 하게 됐다. 그 다음에 그냥 데뷔해버린 거니까. 저한테는 정말 짧은 거다"라 회상했다.


성악가 김동규 "104억 사기에 충격, '약의 유혹'도 받아…극단적 선택…
김동규는 "여느 집안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며느리가 '어머니 식사하세요' 하면 와서 '오늘 뭐 끓였니?" 하면서 어머니와 식사를 차리는 모습이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지 않냐. 드라마에 요새 그런게 많이 나와서 부러우신가보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내가. 빨리 해야되겠다. 불효이긴 하다"라며 죄송해 했다.

이탈리아에서 결혼과 이혼을 했다는 김동규는 "이혼하고 바로 왔다. 얼마 안있어서 못살겠더라 혼자 거기서는. 돌아오게 된 계기가 이혼해서다. 가방 두 개만 들고 서양에서 왔을 때 얼마나 힘들었겠냐. 정말 최악의 컨디션, 최악의 상태로 한국에 혼자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거기서 어머니가 '밥 먹었냐?'라 하셨다. 저희 어머니가 국이랑 밥을 차려주셨는데 바지가 다 눈물로 젖었다. 남자가 눈물이 그렇게 많은줄 몰랐다. 그러면서 다시 칩거 생활에 들어갔다"라 회상했다.

이혼 후 힘든 시기에 만들어낸 최고의 사랑 노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지금까지도 결혼식 축가로 사랑받고 있었다. 김동규는 "그것도 참 재밌다. 이혼한 해에 그 곡이 나왔다. 정확히 봄에 이혼하고 그해 가을에 음반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곡을 김동규 선생님 목소리로 기악곡을 노래로 제작해보자'라 했다. 수백곡이 있는데 그중에 골랐다"라며 아이러니함에 웃었다.


성악가 김동규 "104억 사기에 충격, '약의 유혹'도 받아…극단적 선택…

음악밖에 모르던 김동규도 시련을 겪었다. 지인에게 100억 원대의 사기를 당한 것. 김동규는 "많이 힘들었다. 왜냐하면 제가 어떤 지인의 유혹으로 사기를 당했는데 내 돈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남의 돈도 같이 있었다. 나를 믿고 투자를 한 거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평생 모은 내 돈만 다 잃어버려도 속이 상하는데 남의 돈도 같이 엮여 들어가서 제가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안좋은 유혹도 받았다. 약이나 수면제가 이런 거. 정말 싫더라. 그 생각만 하면 아주"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몸이 아닌 마음을 다쳤다는 김동규는 수양하는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 한시쓰기는 어느덧 가장 즐기는 취미가 됐다. 김동규는 "제 글씨는 100억짜리라 한다. 사람들 사고가 많이 나지 않냐. 살다가 너무 부딪히고 압박 받으면. 우리나라가 자살율도 높다. 저는 이해가 간다. 솟아날 구멍이 안보이고 더이상 살아봤자 아무 행복을 못느낄 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냐"라 공감했다.

그는 "그럴 때 돌파구는 꼭 있다. 바로 수양이다. 결국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마음을 다스림에 따라서 인간이 달라지니까"라 덤덤히 말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을 이겨내고 스스로 일어난 김동규는 잡념을 버리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B다.


성악가 김동규 "104억 사기에 충격, '약의 유혹'도 받아…극단적 선택…
김동규를 찾아온 사람은 뮤지컬 배우 손준호, 그는 오래된 사제지간이라고. 김동규는 "집에서 먹고 자고 한 애는 얘밖에 없다. 거의 집에 안가고 우리집에 있었다. 아무리 선생과 제자라도 친해지면 그냥 식구다. 우리 어머니도 얘를 아들같이 손주같이 생각한다. 그냥 '준호 오래간만이다'가 아니다. '준호 왔니?'다"라 했고 김준호 역시 "정말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셨다. 다 해주셨다. 아낌없이 퍼주셨고. 그냥 제 주변 친구들아 다 알 정도였다. 저도 선생님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서 하고. 선생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대학 가서도 그랬다.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셨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거다"라며 고마워 했다.

아들의 공연장을 찾은 어머니는 아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로 직접 무대에 섰다. 마치 늘 무대에 섰던 것처럼 노래를 하는 어머니는 실력을 펼쳤다. 김동규는 "어머님 마지막날까지 제가 행복하게 편한 집에서 모실 거다. 지금이 제일 재밌다. 지금 하는 음악들이 제일 재밌고 행복하다. 드디어 보여드려서 너무 기쁘다. 목이 건강할 때까지는 계속할 거다. 얼마 안남았지만"이라며 유쾌하게 마무리 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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