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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수고했다. 혜교야." 스스로에게 인색했던 배우 송혜교(42)도 '청룡' 트로피 앞에서는 마음껏 자신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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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다. 혜교야"라는 수상소감도 많은 이들을 울렸다. 자신에게 그동안 인색했다는 그가 그 순간만큼은 마음껏 자신을 축하했기 때문이다. 송혜교는 "올라가는 순간의 '짤'을 보니까 마치 뚱한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은 진짜 놀랐다. 제 이름이 호명되니까 '저요?'하고 놀란 것이다. 무대에 올라가서 감사한 분들을 얘기하다 보니 그 자리 자체, 상이 저와 작품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토닥토닥' 해주는 느낌이 들었고 '수고 많았다. 혜교야'라고 저에게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평소엔 저에게 연기적으로 인색했던 것 같다"는 송혜교는 작품 속에서 칭찬을 받더라도 못난 부분을 먼저 봤다고. 송혜교는 "항상 작품이 크게 잘되고 사랑을 받지만, 그 와중에 잘한 부분을 보고 저를 칭찬해줘도 될텐데 저는 항상 못한 부분만 보이더라. 저에게 그런 칭찬에 인색했던 것 같다. 외적인 것은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저도 열심히 관리를 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서 '내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다. 연기에는 인색했던 것 같다. 그날 무대에서 너무나 훌륭한 배우 분들 앞에서 상을 받으니 그 자리만큼은 제 자신에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칭찬을 해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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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석한 얼굴에 화장기가 없이 등장한 송혜교는 많은 이들에게 "이렇게 못생긴 송혜교는 처음 봤다"는 '칭찬'을 받아내기도. 값진 선물과도 같은 칭찬에 송혜교는 "이 드라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외적인 것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늘 캐릭터에 맞는 모습을 찾아갔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몇 년을 복수를 향해 가는 친구이고, 푸석한 느낌의 동은이가 대본에 묘사가 많이 돼있어서 그걸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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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이후 송혜교의 더 넓어질 도전은 모두의 기대를 받고 있다. 송혜교는 "연기가 늘 좋았고, 어렵고,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조금 다양한 작품을 하지 않다 보니까 제 연기가 저도 지겹더라. 또 보여지는 모습도 똑같고, 나도 이렇게 질리는데 보는 사람이 나를 보면 재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연기하는 게 재미가 없더라. 그때 '더 글로리'를 하면서 장르도 달라지고 제 목적이 달라지니까 표정도 대사톤도 달라지고, 그걸 보는 나의 표정 연기가 되게 재미있었다. 데뷔한지 한참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새로 본 내 얼굴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시 연기가 재미있어졌고, 색다른 장르 상황에 놓인 신선한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조금씩 하게 돼서 앞으로는 그런 장르물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전엔 '송혜교가 그런 것 할 수 있을까?'해서 안 보셨던 분들도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받아보는 작품들도 이전보다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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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는데 가끔 가다가 숫자로 알려주면 '와 진짜 오래됐네. 나이 많이 먹었네'한다. 외적인 변화만 생기지 속은 비슷하다. 그리고 주변의 분들도 비슷하다. 다만 조금씩 인생 경험을 하면서 여자로서 성숙해지고 인간으로서 성숙해진다는 부분이 다를 뿐이다. 지금까지 좋은 작품을 만나서 계속해서 좋은 위치로 가고, 또 주춤했다가 좋은 자리에 가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바로 나를 오늘까지 유지해주는 시간이 아닐까."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