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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나문희가 영화 '소풍'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다. 극 중에서 삐심이 은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그는 묵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며 관객들에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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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는 "나는 임영웅의 세계가 따로 있는 줄 몰랐다. 막상 콘서트에 가보니까 사람을 녹일 수밖에 없겠더라. 사람이 진국인 데다 똑똑하고 배려도 잘한다"며 "처음에 '모래 알갱이'라는 곡을 음악 감독님이 먼저 선택했다고 하더라. 다행히 임영웅이 우리 영화를 보고 승낙해 줘서 고마웠다. 김영옥 언니는 임영웅의 1호 팬이다. 속으로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콘서트에 가보니까 홀딱 빠지게 됐다(웃음). 임영웅이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부르는데 마치 나한테 노래를 해주는 것 같았다"고 각별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임영웅 콘서트에 사연을 보내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내 사연이 선택될 줄 모르고 편지를 썼다"며 "'일산 사는 호박고구마'라는 닉네임으로 썼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읽어줘서 벌떡 앉았다 일어났다만 반복했다"고 옷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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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문희는 지난해 12월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소풍'을 이렇게까지 열심히 촬영하게 될 줄 몰랐다. 그 당시에 우리 영감이 살짝 아팠다. 큰 딸한테 영감을 맡겨놓고 거의 촬영장에서 줄 곧 살았다. 영화 촬영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한 순간도 다른 곳에 가지 않았다. 집에 뜨거운 물 나오는 수도도 고장이 났는데, '영화 개봉하면 고쳐야지' 했다. 그땐 마음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는 게 싫었다"고 전했다.
또 남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영화를 찍을 때마다 '여보 사랑해'하면서 잠들었는데, 그땐 그 정도로 절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촬영 다녀와서 보니 (남편의 건강) 상황이 더 나빠졌다. 그런데 또 나에겐 우리 영감을 사랑할 시간이 주어졌다. 다른 작품 촬영을 끝내고 나머지 시간은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사랑이라는 게 '백만송이 장미'라는 노래 가사 같더라. 꽃은 미워하는 마음 없이 순수한 사랑을 할 때 피는 것 같다. 나도 우리 영감을 사랑하면서 그런 꽃을 피워봤던 것 같다"고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