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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그 아버지의 그 딸이다. 셀린 송(36) 감독이 아버지를 능가하는 연출력으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후 동시에 전 세계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전 세계 75관왕 210개 노미네이트라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10일(현지 시각)에 열리는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두 부문 후보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역대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중 감독 및 작가로서 장편 데뷔 작품이 작품상과 각본상에 동시에 노미네이트 된 건 셀린 송 감독이 네 번째이며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 첫 번째 기록이다. 한국계 감독의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로 선정된 사례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이고 한국계 여성 감독으로는 첫 번째 작품상 노미네이트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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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연출 계획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셀린 송은 "너무 오랫동안 캐나다, 그리고 미국에서 살고 있어서 한국 영화를 온전히 연출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사실 배우도 잘 모른다. 만약 차기작을 한다면 또 유태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내 영화는 아버지의 영화와 결이 너무 다르다. 관객이 아버지 영화 '넘버3'를 생각하고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러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금 이 순간에는 영화에 푹 빠져있다.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 만들 것 같다. 영화 연출이 정말 재미있었다. '패스트 라이브즈'를 만들면서 매일 느낀 부분은 내 자신을 알게 됐다는 것이었다. 그 과정이 너무 좋아서 계속 영화를 연출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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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셀린 송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전 세계 75관왕 210개 노미네이트에 된 성과에 대해 "'패스트 라이브즈'가 거둔 성과는 어떤 것도 예상을 못했다. 이 영화는 관객과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전 세계적으로 대답을 받았고 다들 인연을 느꼈다"며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선정된 이후 아버지(송능한 감독)가 너무 자랑스러워 하고 좋아하고 있다. 단순하게 후보에 선정된 것만으로 자랑스럽고 행복하고 있다.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지만 상을 받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데뷔작으로 노미네이트가 된 것 만으로도 너무 영광이다. 충분히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최근 할리우드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민자 소재에 대해서는 "내가 항상 느끼는 터닝포인트는 '기생충'이다. 실제로 '패스트 라이브즈' 시나리오를 쓸 때 처음부터 두 가지의 언어로 써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 때는 '기생충'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할리우드에서 자막 영화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패스트 라이브즈' 시나리오를 보고 자막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기생충'이 등장하고 나서 자막 이야기가 전혀 없어졌다. 아무도 자막 영화에 대한 걱정을 안 했다. 확실히 '기생충' 전과 후의 이야기가 다르다"며 "이민자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보편적이 스토리가 된 것 같다. 우리는 이사를 다니지 않나? 나라나 언어까지 바꾸지 않더라도 이사를 다니고 다른 도시로 가면서 점점 이민자의 이야기가 이민자의 이야기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