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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명나라 말 중국에서 전례 없이 심각한 수준의 한파와 가뭄, 전염병, 돌풍 등 자연재해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수백만 명이 숨졌다. 특히 1642년은 최악의 해였다. 당시 사대부였던 진기덕(陳其德)은 "시장에도 구매할 수 있는 쌀이 없었다. 곡물을 가진 상인이 있어도, 사람들은 가격을 묻지 않고 지나쳤다. 부유한 자들은 콩이나 밀을 찾아 헤맸고, 가난한 사람들은 왕겨나 썩은 음식물을 찾아 헤맸다"고 기록했다. 그로부터 2년 후 명나라는 멸망했다.
저자는 명 제국을 몰락시킨 극단적인 곡물 가격과 인플레이션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은 '기후'라고 단언한다. 지구의 기온하락과 태양 흑점 활동의 감소 탓에 발생한 '소빙기'(小氷期)가 명 제국 몰락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14세기부터 시작된 소빙기가 1630년대 말 더욱 심해지면서 만주족의 남하를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명나라의 가격 및 정치체제는 식량 공급의 완전한 붕괴를 견디지 못했다. 만주족은 춥고 건조한 기후에 더 잘 적응했을 수 있으며, 기온이 하강함에 따라 남쪽으로 밀려난 그들은 중국 영토를 가장 혼란스러울 때 점령하고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끼치는 방식으로 재편했다."
박찬근 옮김. 336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