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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상처는 입었지만"..'레전드' 이병헌 보여줄 '승부', 유아인 안고 개봉(종합)

기사입력 2025-03-07 12:11


[SC현장] "상처는 입었지만"..'레전드' 이병헌 보여줄 '승부', 유…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유아인은 지우지 않았지만, 조훈현으로 분한 이병헌은 더 빛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승부'(김형주 감독)의 제작보고회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조훈현 역의 이병헌부터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강훈, 그리고 조우진까지 열연을 펼쳤다. 유아인은 극중 바둑 신동 이창호를 연기하면서 이병헌과의 투톱 호흡을 맞췄으나, 마약 파문으로 인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승부' 역시 넷플릭스에서 일찌감치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공개되지 못한 채 극장에서 개봉하게 됐다.

'승부'는 실존인물인 조훈현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작품으로, 이병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바. 앞서 공개됐던 스틸컷 등에서 이병헌이 완벽한 조훈현 국수로 변신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몰입도를 제대로 높였다. 외적인 면으로도 완벽히 몰입했다. 이병헌은 실존 인물인 조훈현 국수를 연기하면서 이 대 팔(2:8) 가르마를 선보였다. 이에 이병헌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이기에 2대 8이 아니라 10대 0이라도 했을 것"이라며 "관객들이 원하는 최대치의 것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이므로 헤어스타일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조훈현 국수는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바둑의 레전드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역사적 기록을 가진 분이다. 저도 조훈현 국수님을 영화 촬영 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런 부분들이 있기에 이런 역사를 쓰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승부욕이나 본인의 생각들이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영화를 선택하고나서 정말 많은 자료들을 찾아봤다. '승부'라는 다큐멘터리도 있었고, 여러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분들의 표정이나 경기를 하고 있을 때의 눈빛 변화나 손짓, 조훈현 국수는 다리를 의자 위에 오릴거나, 떨거나, 보기 쉽지 않은 자세들을 많이 취한다. 그런 모습들 또한, 그런 행동들 또한 그런 심리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표정의 버릇들 입을 동그랗게 하고 소리를 내는 모습들을 계속 따라하면서 습관을 들였다. 직접적으로 조훈현 국수를 뵀을 때 ? 시간동안 그분의 말투나 생각이나 경기를 할 때 어땠는지에 대한 예전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고, 그래서 술이 한 두 잔 들어가면서 기분 좋게 정말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저랬구나' 하면서 계속 머릿속에 담을 때 깊은 이야기로 가려고 하면 옆에서 사모님이 '아이 여보'하시며 컨트롤을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는 관찰을 해야 하고 되게 예민하게 하는 습관이 있으니 깊이 있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국수님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SC현장] "상처는 입었지만"..'레전드' 이병헌 보여줄 '승부', 유…
사진=연합뉴스
유아인의 마약 파문으로 인해 공개 시기를 잡지 못했던 '승부'이지만, 개봉 전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작품이다. 심지어는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의 아버지까지도 개봉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이병헌은 "당연히 실존 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고, 그리고 그 이야기자체가 영화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 바둑에 대해서도 모르고 전혀 관심이 없던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이 작품에 너무나 참여하고 싶었을 만큼 이 드라마가 주는 힘이 저에게는 컸다. 저희 장인어른이 제가 결혼한 이후에 여러 영화를 했는데도 이 영화만큼 저희 집에 오실 때마다 '승부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봤던 영화가 없다. 그 시대를 알고 그 분들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그 어떤 영화보다도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소 정적인 스포츠인 바둑을 소재로 했으나, 전례없는 박진감을 선사한다. 이병헌은 "사실 바둑을 잘 몰랐고 바둑에 큰 관심도 없었다. '승부' 시나리오를 받고 찾아보고 영상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단번에 작품을 하기로 했다. 바둑을 잘 몰라도 놀랍고 재미있다. 저 또한 이 작품을 찍으며 바둑에 빠졌고, 어떻게 이런 드라마틱한 일들이 실제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내가 직접 조훈현 국수가 돼서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연출을 한다기보다는 앉아서 구경한 적이 많다. 바둑이라는 소재가 정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피 튀기고 창과 칼이 오가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다"고 귀띔했다.


전세대의 관심도 한몸에 받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김 감독은 "저도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주말에 TV에서 실제로 대국 중계를 해준 적도 많았다.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단순히 인기가 있었다는 정도가 아니라 뉴스 1면에 실릴 정도로 팬층이 두터웠다. 저는 개인적으로 e스포츠의 팬인데 지금의 리그오브레전드에 버금가는 열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연배가 어린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SC현장] "상처는 입었지만"..'레전드' 이병헌 보여줄 '승부', 유…
사진=연합뉴스

[SC현장] "상처는 입었지만"..'레전드' 이병헌 보여줄 '승부', 유…
현재 유일한 걸림돌은 유아인의 분량 유무. 예고편과 제작기 등 메이킹 영상에서는 유아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삭제했으나 본편에서는 삭제 없이 등장한다. 김 감독은 "예고편에서 홍보물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이 될 수밖에 없기에 그런 부분을 고려했다. 본편의 경우에는 이야기 구조나 애초에 기획 의도상에 비춰볼 때 이미 완성된 영화를 다시 편집하는 것이 저로서는 이야기가 성립이 안 될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이야기고, 무게의 추는 조훈현에 있지만, 서로를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고 감독 입장에서는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의도치않게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또 거기에 생채기를 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었다.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애초의 의도대로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던 '승부'는 방향을 틀어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플랫폼을 결정하는 데에 감독이 큰 역할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비즈니스의 영역이니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독 입장에서는 애초에 극장 개봉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했고 촬영과 후반을 마쳤기에 저로서는 영화를 더 영화답게 만들어주는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기쁘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오랜 시간 같이 땀흘리고 노력해준 수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극장이란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이 영화의 최종적 목표라 생각한다. 그 어떤 것보다 기쁘게 생각한다"며 극장에서 만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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