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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우리의 애순이자 금명이었던 충수 이모..'폭싹 속았수다' 차미경 "母, 나를 기어코 키워내"(종합)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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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8 11:00


[SC인터뷰] 우리의 애순이자 금명이었던 충수 이모..'폭싹 속았수다' …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여기 또 한 명의 애순이이자 금명이가 있다. 배우 차미경(60)이 안방에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차미경은 지난달 종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임상춘 극본, 김원석 연출)의 충수 이모로 출연하며 안방을 따뜻함으로 달랬다. 애순(아이유)와 관식(박보검)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고, 이들을 든든하게 지지해준 세 이모들의 존재감 덕분에 시청자들도 위로를 받아왔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차미경은 "여전히 여운이 뜨겁다. 잊고 있던 것이 살아나고 갈수록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주변에서는 세 번씩 봤다는 얘기도 해주고, 여운을 깊게 느껴주더라. 그런 반응을 보면서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들도 새롭게 느끼고, 작품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폭싹 속았수다'는 전세대에 걸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애순과 관식의 삶과 금명의 삶,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많은 이들의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았다. 제주 출신은 아니지만, 완벽한 제주 시투리를 구사하면서 "실제 해녀 이모를 모셔온 것 같다"는 호평까지 받았던 차미경은 스스로 충수이모의 삶에 서사를 부여하면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차미경은 "극에서는 제주의 역사적 사건, 시대적 배경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충수이모는 제주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애정을 표현하는 것도 다른 느낌이고 애순이를 챙기는 것 역시 이웃, 해녀로서의 의리를 넘어선 것 아닐까 생각했다.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충수도 부모를 잃거나 물질을 하게 된 배경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충수 이모가 담담하게 했던 대사들은 안방에 위로를 전했다. 애순과 관식에게뿐만 아니라 안방의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새겨졌기 때문이다. 차미경은 "'단단한 조선무에도 바람 든다. 쉬운 자식 어려운 자식 따로 두지 말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나도 아들이 둘인데, 이상하게 다르게 대하게 된다. 마음은 같은데. 그 대사를 보면서 저도 많이 반성을 했다"고 했다.


[SC인터뷰] 우리의 애순이자 금명이었던 충수 이모..'폭싹 속았수다' …
사진제공=디퍼런트컴퍼니

[SC인터뷰] 우리의 애순이자 금명이었던 충수 이모..'폭싹 속았수다' …
사진제공=디퍼런트컴퍼니
부산에서 태어나 연극 무대에 오르다 영화, 드라마를 병행하며 서울을 오갔다. 이 과정 속에서 느낀 부모의 사랑이 애순과 금명의 관계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차미경은 "내 부모도 나를 기어코 키웠다. 금명이가 상처받고 왔을 Œ 밥을 해먹이는 장면에서 나도 울었다. 연극을 하다가 영화, 드라마를 하면서 서울을 오갔는데, 잘 모르는 현장이라 적응이 쉽지 않았다. 세트장 안에서 다른 배우들은 모여서 간식을 먹는데, 나는 그 옆에서 기분이 참 이상했다. 당시에는 나도 이미 엄마였고, 큰 딸이었는데도 서울에 갔다가 부산에 오면 서러웠다. 밤에 부산 집에서 문을 열면 된장찌개 냄새가 났다. 완두콩 넣은 밥에 찌개를 먹었다. 엄마는 다 큰 딸이 문밖을 나가는데도 창문 밖으로 내 뒷모습을 그렇게 봤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엄마 밥 더 맛있게 먹을걸'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나도 자식을 키워보니, 엄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 자식을 먹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60세, 차미경은 계속해서 세대를 잇는 가교로서 배우 인생 꽃을 피울 예정이다. 차미경은 "내 삶은 지금까지 워밍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더 잘하고 싶다. 작품을 빛나게 만들고, 나를 위해서도 더 잘 살고 싶다. 충수를 보면서 나와 닮고도 다른 점을 봤다. 극에서 애순이가 시를 쓰는 모습도 좋았는데, 자기 꿈을 이루는 모습이 보기 좋기도 했다. 나도 문예창작과를 나왔는데, 글을 ?탔 쓰지 못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잊고 있던 꿈을 마주한 것 같았다. '나무'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만약 책을 다시 쓴다면, 제목은 '꼰대는 없다'로 하겠다. 세대간에 벽을 깨고, 다리를 놓고, 경계를 깨야 한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라며 웃었다.

차미경은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미지의 서울', '키스는 괜히 해서'로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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