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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김상혁이 11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찾았다.
예쁘게 꾸미고 만난 사람은 바로 어머니. 72세가 믿기지 않은 미모로 화제가 됐떤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사별 후 두 아들을 홀로 키워오신 어머니. 김상혁은 어머니를 차로 에스코트 했고 "어머니가 문을 세게 닫으셔서"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머니는 "'살림남' 방송이 되고 동창들이 전화가 많이 왔다. '너는 늙지도 않는다'고"라며 흐뭇해 했다. 김상혁은 "나 한창 활동할 때 엄마 우리 공연 자주 왔었지 않냐. 근데 엄마가 우리 노래를 제대로 아는 거 같지 않다"라 했고 어머니는 "아니다. 'Dreaming'은 들으면 안다"라 했다. 김상혁은 "저 당시에 정말 실력이 형편이 없었다. 지원형이 제가 많이 혼난다는 얘기를 들으셨는데 어느날 방송에서 저를 보고 3초 지긋이 보더니 '힘내' 하고 가셨다"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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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 아이스크림 사러 가는 5분 동안 대화를 하는데 '주말에 뭐해요?' 하길래 '금싸라기 같은 날인데 데이트해야죠' 했더니 픽 웃으면서 내 손목을 잡더라"라 했다. 김상혁의 부모님은 옛날 사진에도 대단한 비주얼로 감탄을 자아냈다.
휴게소에서 간식타임을 가지기로 한 두 사람. 어머니는 또 수제 셰이크를 꺼내들었다. 셰이크에 밥까지 넣는다는 어머니. 은지원은 "12첩 셰이크다"라 했고 "이건 요리네"라는 백지영에 김상혁은 "그냥 요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요리가 낫다"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빠 고향길을 따라 아련해지는 드라이브. 도착지는 아버지가 계신 곳이었다. 김상혁은 11살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고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지하철 공사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시다 사고가 난 아버지.
김상혁은 "2021년 이장하면서 그리운 아버지의 유골을 봤다. 저도 모르게 무덤 구덩이로 뛰어들었다. 만지고 싶어서. 아버지의 뼈를 안았을 때 너무 싸늘하고 퀘퀘하고 차가웠던 느낌이, 화장해서 단지 안에 있을 때는 아버지를 안고 있는 거 같았다"라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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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차에 남겨진 어머니는 홀로 남편과의 추억을 떠올리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요리인 제육볶음을 직접 만들어온 김상혁은 "제 손으로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이 기회에 하고 싶었다"라 밝혔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소주도 올렸다. 김상혁은 "5월 5일 어린이날, 5월 7일이 제 생일, 생일 다음날이 어버이날인데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아버지가 안계시니까. 어버이날 자체가 좀 속상했던 거 같다. 5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했다"라 회상했다.
백지영은 "어린이날이랑 생일을 어떻게 챙겼냐"라 궁금해 했고 김상혁은 "당시엔 어머니가 여자 혼자 아들만 데리고 밥 먹고 있으면 '쟤네 아빠 어디갔어?'하는 시선을 의식하셔서 밖에서 밥을 잘 안먹었다. 대신 어린이날이면 아버지 직장 동료분들이 선물 사들고 와주셨다. 먼저 떠난 친구의 아들을 챙겨주신 거다"라 했다.
가족에게 큰 힘이 되어준 아버지의 동료들. 어머니는 "남편 산소에 가는 걸 안좋아했다. 마음이 아프니까 피한 거다. 그런데 오늘 (아들이) 같이 가니까 좋더라"라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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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김상혁을 부르는 목소리. 멀리서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온 중년의 남성은 바로 아버지의 직장 동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끊어질 인연이라 생각했지만 꾸준히 가족들을 들여다봐줬다고.
지인은 "저하고 상혁이 아빠는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같이 일했다. 90년부터는 한 사무실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절친하게 지냈다"며 '사고 당시'에 대해 "제 기억으로 일요일이었다. 밤 12시가 넘도록 상혁이 아버지가 안들어오시니까 기다렸던 거 같다. 저도 주변에 연락을 해봤는데 아침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 신원미상의 사고사가 있다고 해서 연락을 받았다"라 했다.
김상혁은 "좀 많이 놀랐다. 저 뒤에서 아버지가 같이 걸어올 것 같고"라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상혁도 몰랐던 아버지의 사진을 가져온 동료는 "너네 아버지가 제일 미남이다"라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전해줬다.
어머니는 "요즘엔 철이 들었나봐. 상혁이 아빠 불쌍하고 나는 손자, 손녀도 보는데 당신도 보면 얼마나 예쁘겠어. 나 혼자 보는 게 아까워. 당신이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준비 없이 갑자기 가니까 내가 감당이 안됐어. 간다는 인사도 없이 가냐고. 준비 없는 이별이 너무 힘들고 가슴이 아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라며 오열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