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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정권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으로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킨 MBC가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망 사건 이후 다소 흔들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MBC 보도의 신뢰도를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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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윤석열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대표적 방송사로 통한다. 특히 '바이든-날리면' 보도와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등의 사안을 두고 MBC는 윤 정부와 반복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이러한 정치적 맥락 속에서, MBC가 정권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인 보도를 이어갔다는 인식이 만들어졌고, 그것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신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MBC 시청자위원을 담당하고 있는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대학 교수도 "계엄 선포 이후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보여주듯,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가 위기에 대한 우려와 정국에 대한 불안이 그동안 정권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던 MBC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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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격변기에서 얻은 높은 주목도는 유지됐지만, 이후 시청자 반응이 조금은 냉정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지상파, 종편 포함 다른 방송사 뉴스 중에서는 여전히 시청률 1위지만, 예상보다는 힘이 빠진 수치다. 뉴스 소비에 대한 피로감이 첫번째 이유로 꼽히지만, MBC 내부에서 발생한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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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MBC 측은 "고인이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고충을 토로한 적 없다"는 입장을 냈지만, 유족은 "사망 사실을 알리는 부고조차 없었다"며 반박했다.
이후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조직 차원에서 메시지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고인의 어머니는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로 진상 규명을 촉구했으며, 관련 민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은 직장 내 인권 문제, 프리랜서 노동자의 보호 사각지대라는 복합적 이슈와 얽히면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시청자의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일부 시청자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여전히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MBC의 자정 기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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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정치 성향을 16가지 유형으로 분석하는 '정치혈액형' 콘텐츠는 공개 3일 만에 20만 명 이상의 참여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도 MZ세대를 겨냥한 포토부스 캠페인 '찍자! 선택2025', 인기 유튜버 준빵조교와 협업한 선거 독려 영상 등 다각도로 전개하는 중이다. 해당 선거 콘텐츠들은 오는 19일 개설될 MBC '선택 2025'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MBC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위해 설계한 이러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선거 방송을 통해 보여줄 '보도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뉴스를 잘 만드는 방송사'를 넘어 '국민이 신뢰하는 언론'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탄핵 정국에서 얻은 '수치'와 오요안나 사건으로 잃은 '신뢰' 사이, MBC가 다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